사람들이 호러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호러 그 자체를 즐겨서가 아닙니다.
호러영화를 보게 되면 사람들은 쉽게 말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그 스트레스가 최정점을 찍고 아래로 꺽이는 바로 그 순간의 일종의 해소(?)에서 쾌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저역시 호러영화를 즐기는 편입니다. 스릴러를 더 좋아하지만요.
아자 감독 팬이었습니다. 엑스텐션때 부터요.
'엑스텐션'은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여 어둠의 경로로 봤었는데, 스토리나 반전은 별로였지만 볼거리는 많았습니다.
슬래셔 무비 팬들은 영화에서 사람을 죽이는 '방법'의 참신함을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하는데, 엑스텐션은 그 '방법'이 새로웠거든요.
유럽영화라 미국영화랑 전체적인 호러의 분위기도 달랐구요. 그때부터 아자 감독의 팬이 되었습니다.
아자 감독이 헐리우드로 넘어 가서 처음 만든 영화 '힐즈 헤브 아이즈'도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힐즈 헤브 아이즈는 '방법'보다는 그 '상황'이 참혹했거든요.
예를 들어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아버지가 불에 타 죽는다던가, 아들이 보는 앞에서 어머니의 장기를 파먹는 다던가..
힐즈 헤브 아이즈를 보고나서 역시 아자 감독이야..이러면서 그 다음 영화가 뭔지 궁금해 구글을 검색해보았는데, 이게 왠 일입니까..다음영화가 한국영화 '거울속으로'의 헐리우드 리메이크 작이라는겁니다.
솔직히 전 한국영화 '거울속으로'는 별로였거든요.
하지만 아자감독이 한국영화를 리메이크 해준다는 사실에 고맙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고..
그렇게 '미러'가 개봉되길 2년정도 기다렸고, 많이 기대하고 영화를 봤습니다.
그런데..
좀 별로였어요. 임팩트가 강한 장면도 많았지만 스토리가 영..결말도 영..거울속으로에 있는 괜찮은 반전도 사용하지 않았구요.
이번 '피라냐' 또한 스토리의 개연성은 완전 바닥 수준이었습니다.
공포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뻔한 주인공, 개념없고 도움안되는 어린이들, 경찰 말 안듣다 죽도록 고생하는 또는 죽는 젊은이들..
영화를 보는 내내 으이구..저러다 죽지..이런 생각만 했답니다. 짜증이 수시로 나더군요.
피라냐는 오직 눈만 즐거운 영화입니다. 특히 포르노 여배우 두명이서 물속에서 노는 장면은 환상적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중요한 신체부위가 선명하진 않지만 무삭제여서..아자 감독님과 한국 영화 심의 관계자분들께 너무 감사했답니다. ㅎㅎ
남자 성기도 나오긴 하는데 몸에 붙어 있는 장면은 아니라서..저게 그건지, 아님 소세지인지..좀 끔찍했어요.
주인공인 피라냐의 CG는 많이 조악했습니다. 십몇년전에 나왔던 '딥 불루 씨'의 상어들보다 더 허접했습니다.
3D로 변환하면서 신경을 안쓴건지 아님 처음부터 그렇게 만든건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성의 없었어요.
영화가 속편을 예고하고 정말 '갑자기' 끝나버립니다.
갑자기 끝나버린 공포영화 중 최고는 데스티네이션1 이 아니었나 생각해보는데요. 데스티네이션1 이 끝났을때 느꼈던 그 짜릿함과 공포는 전혀 없습니다. 그냥.. 뭐야? 끝난거야? 그래서 뭐..어쩌라고..이런 생각만 들었다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눈요기거리로 볼만한 영화이니 많은 기대는 하지 말고 보시길 바랍니다.
큰 스크린으로 착하고 고마운 여배우들의 몸을 감상할수 있는 기회..
악마를 보았다 보다 더 심한 신체홰손을 경험하는 짜릿함..
피라냐는 제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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