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이음매가 매끄러운 옴니버스 영화 세가지 사랑, 정사
sunjjangill 2010-08-27 오전 6:50:57 280   [0]

오스트리아영화 <세 가지 사랑, 정사>는 사랑 혹은 섹스에 대한 이야기지만 아닐 수도 있다. 영화는 20대 소냐, 30대 니콜, 40대 에바의 사랑과 섹스를 화두로 세편의 에피소드를 엮어내지만, 이 화두는 궁극적으로 인생의 진면목을 간파하고 통찰하는 한 방법일 뿐이다. 이는 사랑과 섹스가 일상의 일부이고, 그러한 일상이 모이면 인생이 되기 때문이다. 종합병원 간호사로 일하는 에바는 무난한 남편, 사춘기 딸과 함께 중산층의 평범한 생활을 꾸려가고 있고, 니콜은 이혼한 뒤 어린 아들을 데리고 혼자 살고 있으며, 마트 계산원으로 일하는 소냐는 유고 출신 남자친구와 동거하고 있다.

조용하기만 한 에바의 일상에 파문이 이는 건 우연히 만났던 남자와 재회하면서이다. 두 사람은 호텔에서 비일상적인 성행위에 탐닉하고 카메라로 상대의 몸과 현재의 순간을 기록한다. 일상을 함께 나누지 않는 이들은 말보다 존재의 증거인 사진이 더 편안한 소통수단일지 모른다. 셋 중 제일 복잡한 사연의 주인공 니콜은 폭력적인 전남편과의 지긋지긋한 인연에 종지부를 찍고 싶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남편은 아니라도 그는 여전히 아들의 아버지이며, 신혼여행지에서 찍은 사진들이 증명하듯 공유하고 있는 과거는 단번에 사라지지 않는다. 에바와 니콜에 비하면 소냐는, 사랑에 대한 환상을 간직한 채 구절양장 인생사연을 만들어가려는 출발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소냐는 사랑의 허상을 자각하기에는 아직 어리고 사랑과 집착을 변별하기에는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이다. 임신하였다고 거짓말을 한 그녀는 잡지에서 아기 사진들을 오려 상자에 모아두고 진짜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한다.

이음매가 매끄러운 이 옴니버스영화를 보다보면, 공통점이 없어 보이던 세 여성의 삶이 어느 지점에서인가 스르륵 겹치면서 한편의 ‘여자의 일생’으로 재구성된다. 소냐의 병적인 집착과 너무나 적나라한 에바의 성행위 사이의 간극은 단지 세월이 갈아입는 옷 같은 것 아닐까. 사랑을 확인하려 안간힘을 쓰는 소냐도 어쩌면 이십년쯤 뒤에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애인하고 있지만 이혼을 원하지는 않아”라고 에바처럼 차분하게 말할는지도 모를 일이다.


(총 1명 참여)
kkmkyr
볼만은 하네여   
2010-09-07 18:48
hadang419
잘 읽었어요~~   
2010-09-02 23:43
hooper
감사   
2010-08-27 16:43
qhrtnddk93
기대합니다   
2010-08-27 15:48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86566 [눈먼자들의..] 눈먼자들의 도시 (6) jinks0212 10.08.27 1040 0
86565 [원티드] 졸리나오면 대박이지 모~! (6) jinks0212 10.08.27 600 0
86564 [페넬로피] 크리스티나 리치 (6) jinks0212 10.08.27 695 0
86563 [이상한 나..] 조니뎁한테 낚인 영화 (8) jinks0212 10.08.27 614 0
86562 [찰리와 초..] 찰리와 초콜릿공장 (5) jinks0212 10.08.27 1163 0
86561 [악마를 보..] 나에게는 "천사를 보았다" 였다. (5) cipul3049 10.08.27 1035 1
86560 [마음이 2] 한국 최초의 동물 영화 시리즈 탄생, 한국 최초 견(犬)배우의 2작품 연속 출연 등 (5) reaok57 10.08.27 528 0
86559 [마음이 2] 김정태 가 <마음이2>에서 맡은 역할은 보석털이범 형제 ‘필브라더스’의 동생 ‘두필’이 (5) dhcjf81 10.08.27 533 0
86558 [센츄리온] 최근 1년사이 최악의 영화네요. (10) ddrddrj 10.08.27 513 0
86557 [스쿠비-두..] 겁많은 개 스쿠비 영웅이 되다 (4) sunjjangill 10.08.27 521 0
86556 [슈퍼스타 ..] 어느 꼴찌 투수의 찬란한 나날 (4) sunjjangill 10.08.27 1265 0
86555 [쉘 위 댄..] 쉘 위 댄스? (4) sunjjangill 10.08.27 816 0
86554 [세이브드] 세이브드 (4) sunjjangill 10.08.27 435 0
86553 [서바이빙 ..] 서바이빙 크리스마스 (4) sunjjangill 10.08.27 742 0
86552 [산골소년의..] 산골 소년의 사랑이야기 (4) sunjjangill 10.08.27 481 0
86551 [사랑에 빠..] 사랑에 빠지는 아주 특별한 법칙 (4) sunjjangill 10.08.27 654 0
86550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2 (4) sunjjangill 10.08.27 908 0
86549 [신암행어사] 신암행어사 (5) sunjjangill 10.08.27 580 0
현재 [세가지 사..] 이음매가 매끄러운 옴니버스 영화 (4) sunjjangill 10.08.27 280 0
86547 [엑스페리먼트] 다시 봐도 흥미로운 인간탐구생활 (4) kaminari2002 10.08.27 427 0
86546 [센츄리온] 시사회 다녀왔어요. (7) kms0618 10.08.27 468 0
86545 [악마를 보..] 영화에서 진짜 악마를 보았네요.. (3) eunsuk87 10.08.27 879 0
86544 [센츄리온] 그야말로 보지않길 원하는 (6) moviepan 10.08.27 502 0
86543 [프레데터스] 조금은 심심하게 돌아온 2010년판 '프레데터' (3) kaminari2002 10.08.27 753 0
86542 [스플라이스] 오랫만에 금으로 도금된 쓰레기를 보았다 (3) ilwoo 10.08.27 567 0
86541 [슈퍼배드] 올 추석은 '미니언' 전성시대! (4) dlskagns123 10.08.27 752 0
86540 [엑스페리먼트] 인간의 한계에 대하여... (3) ilwoo 10.08.27 455 0
86539 [익스펜더블] [익스펜더블] 결국 스텔론씨만 빛나더라 (5) sch1109 10.08.27 643 0
86538 [토이 스토..] 어떻게 이런 애니를 만들 수 있는거죠? (5) yalli28 10.08.26 717 0
86537 [아저씨] 아저씨?? (6) yalli28 10.08.26 379 0
86536 [레퓨지] 엄마가 될 준비가 아직 안 돼 있다"며 떠나는 무스의 뒷모습에는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약 (3) reaok57 10.08.26 369 0
86535 [레퓨지] <레퓨지>는 7월15일, 올 여름을 채워줄 특별한 감수성의 영화로 주목 받으며 관객을 (3) dhcjf81 10.08.26 655 0

이전으로이전으로271 | 272 | 273 | 274 | 275 | 276 | 277 | 278 | 279 | 280 | 281 | 282 | 283 | 284 | 285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