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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우물안의 장선우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asura78 2002-09-11 오후 8:13:05 1399   [9]
당신이 이 글을 보던 안 보던 전 상관하지 않습니다. 사실 보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겠지요. 하지만 당신이 보건 안 보건 묻고 싶어졌습니다. 당신이 이 영화를 만든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주체할 수 없는 자신의 지식을 이 세상에 조금이나마 보여주고 싶어서인가요. 125분간의 무언가 있는 듯한 장난질(표현이 과격했다면 용서하시기를)로 만든 이 영화에 전 그다지 큰 점수를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건 이 영화에 들어간 제작비의 이상한 흔적 때문만은 아닙니다. 자신이 마치 교주인 마냥 사람들을 설교하고, 그 의미에 대해서 다가서지 못한 사람들을 무시하는 그 작태의 꼴불견 때문입니다.

잘 나가는 헐리우드 A급 배우들의 몸값에도 못 미치는 제작비이지만 한국영화계에서는 110억(홍보비 포함)이라는 돈은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어머어머한 돈입니다. 문제감독 장선우와 신비의 소녀 임은경(흥행이 검증되지 않은 신인배우)의 만남은 시작부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장선우라는 감독의 이름과 이 영화에 들어간 제작비의 규모를 아예 머리속에서 깨끗이 지워버리고, 편한 자세로 영화를 관람한다면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재미를 찾을 수 있겠지만 그렇게(?) 볼 수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 영화 [성소]에서 여타 블록버스터에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찾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쓸데없이 등장하는 복고풍 대사와(다찌마와리를 연상시키는)와 희한한 음악(각 캐릭터만이 가지고 있는 메인 테마-아베마리아,베사메무초,목포의 눈물)은 이런 류의영화들에서 전혀 볼 수 없던 설정이라서 다소 신선하긴 하지만 요즘 관객들의 까다로운 입맛에 그다지 다가오지 못하고 당혹스러움만 제공할 뿐입니다. 누구를 보여주기 위해서 만든 영화인지 조차 모호하고,지나치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장선우만의 옹고집은 영화를 상당히 지루하게 만들었습니다.

전 이 영화를 상당히 불편하게 보았습니다. 정체불명의 알 수 없는 답답함과 너무나 많은 것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과연 그런 의도로 만들었는지 그것 조차 모호하게 만드는) 감독의 욕심은 이 영화를 깊이있는 척만 하는 SF판 [화엄경]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게임속 주인공들은 조금씩 세상에 접근하려고 하지만 그들은 가상공간에서 조차 자기 마음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게임의 목적 자체의 모호함 때문에 우린 이 영화에서 마음대로 선과 악의 개념을 구분 짓을수 조차 없습니다. 무엇이 현실인지, 가상인지 알 수가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어느 곳에서도그들은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결말이 나와도, 플레이어가 어떤 행동을 해도 현실과 달라지는 것이 없는 가상공간의 벽 앞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시스템을 향해서 총을 쏘는 일 뿐입니다.

어떤 결말이 과연 게임의 승자인지, 패자인지 조차 알 수 정도로 이 영화의 두 번째 결말은 화면만 화사함으로 치창했을뿐,첫번째 결말과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장선우식 백과사전 같은 영화 [성소]는 스스로 감당하기 조차 힘든 모순과 오류로 가득차 있습니다. 가상공간을 다루는 영화들이 거의 다 그렇듯 [성소]또한 현실과 가상공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함으로서 무언가 있는 척(?)을 합니다. 하지만 [성소]에서는 일부로 그 경계를 모호하게 함으로서 블록버스터를 조롱하고, 자신의 영화를 재미없게 본 자들을 향해 의미 없는 웃음을 짓습니다.

장선우 한테 이런 규모의 영화를 맡긴다는 것 자체가 위험천만한 일이었습니다. 언제나 논란거리만 제공하고 사라지는 그의 비겁한 모습을 우린 지겹게도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관음증 환자처럼 그는 언제나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얼마나 우스광스러운지 영화속 주인공들을 통해서 제대로 보여줍니다. 어쩌면 그들을 우스광스럽게 보고,현실과 영화속 세계 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우리가 바보일수도 있습니다. 시대를 잘못 태어난 천재 감독 장선우는,그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고 멍하니(이 영화 110억이나 든 영화라면서, 도대체 제작비를 어디다 쓴 거야) 현란한 화면이 언제 튀어나올까 기대하는 사람들을 한방에 보낼 수 있는 배신의 편치를 날립니다.

보고 있으면 만든 이의 의도는 알 수가 없지만 불쾌히지고,보는 이의 심기를 건드리는 그만의 사상이 만들어내는 유머는 너무나 비겁해서 신물이 날 정도입니다. 무언가 있을 것 같지만 생각해 보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고, 의미 없는 장면 같지만무언가 있을 것 같은 꺼림칙함에는 영화를 그저 즐기면서 볼 줄 모르는 사람들을 향한 차디찬 냉소로 가득합니다. 주인공이 갑자기 벽에 부딪치거나,잘 나가다가 막판 한번의 실수로 바보가 되는 주인공의 볼품 없는 모습들은 장선우만이 할 수 있는 장난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는 이런 엄청난 규모의 프로젝트에서도 자신의 생각과 스타일을 끝까지 굳히지 않는 진정한 용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무모한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용기 있는 천재로 보아야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자신만 아는 미치광이 바보로 보아야 하는 것일까요?

사족



금강경의 한 구절이 나오지만 영화 [성소]는 그 뜻을 구차하게 말해주지 않습니다.그전에 그 구절을 본 적이 있나, 없나 그것만 물어볼 뿐 말입니다.

“무릇 형상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하느니라 모든 형상이 실체가 없다고 보면 곧여래를 보느니라(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則見如來)”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어서..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그 세상이 전부인 마냥 생각하면서 언제나 있는 척 하는 그에게 왜 이런 규모의 프로젝트를 맡겼는지 그것이 가장 미스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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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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