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개봉작 중에 하나인 리암 니슨, 크리스티나 리치 주연의 <애프터 라이프>는,
홍보사에서 내세우는 홍보카피 '식스 센스 이후의 최고의 반전! (이젠 너무 흔한 카피)'라는
점 외에도 '삶과 죽음의 경계'를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라는 점에서,
많은 개봉작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영화를 만나보니 그 관심도를 충족시켜주기에는 조금 뒷심이 부족한 영화였습니다.
교통사고 후 눈을 뜨니 영안실에 누워있는 애나(크리스티나 리치).
그녀의 시신을 장례준비하려는 장의사 엘리엇(리암 니슨)은 그녀에게 죽었다고 하지만,
그녀는 믿지를 않죠. 자신은 멀쩡히 살아있다고. 하지만, 엘리엇은 그녀에게 죽었으며
그녀는 죽음을 받아들여야할 영혼이라고 합니다. 이 때부터 왠지 식스센스의 분위기를
풍기긴 하죠.... 과연 그녀는 살았을까요, 죽었을까요?
살았다면, 엘리엇은 왜 그녀를 죽이려할까요, 죽었다면, 그녀는 왜 받아들이지 못할까요?
이 영화의 극적포인트는 바로 이 부분입니다. '그녀의 죽음여부'.
영화는 극 중 80% 이상을 이 부분에 투자합니다. '그녀가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를 놓고,
극적 궁금증과 긴장감을 시종일관 자아내며, '그 애매모호함'을 무기로 관객을 끌어들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마무리에서 그것을 매끄럽게 다듬지 못함으로써,
애매모호했던 부분을 더 애매모호하게 만들어 끝내버리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요즘 영화들이 많이 선택하는 '여운'과 '여러 해석의 도출'이라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지만,
이 영화는 그것이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하는군요.
그것을 '영화의 포인트'로 삼은 이상, 명쾌한 해답이나 지금까지 보여준 것으로 판단하게끔
해야하는데 그것 모두 어느정도 무시하는 결과를 이끌어냅니다.
그러니까, 관객들은 끝나자마자 자기식만의 해석을 내놓지만, 사실 감독은 그것이 중요한게
아니야라는 식의 대답을 내놓죠.
'그녀의 죽음여부'를 놓고 감독은 많은 화두를 꺼내놉니다.
과연 살았다고 해도 '죽은듯한 삶을 살았던 그녀'는 과연 살만한 가치가 있는가?
그녀에게 사랑과 일이 있었을지언정, 그녀는 노력과 열정을 다하였는가 등등
정말 보는내내 <쏘우>의 그 직쏘를 연상시키는듯한 엘리엇(리암 니슨)의 대사들은
그 신선함마저 조금 떨어뜨리게합니다.
이렇게 되니 뭔가 있어보이던 영화의 분위기도 확 떨어지는 감이 있지요.
물론 그 안에선 '죽은 삶'을 버리고 열심히 살라는 내용을 계속 던지긴 하지만요.
감독이 정말 이렇게 단순하게 만들었을지, 역으로 의심이 들기도 하네요.
이런 저런 많은 궁금증과 해석을 남기지만, <인셉션>이나 <식스 센스>처럼
많은 여운의 기운을 남기는 것보다 답답한 애매모호함을 더 많이 남겼다는 인상을 주는군요.
불친절한 결말에 관객반응이 조금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어쨌다는거야?식의;)
과연 금주 개봉 후 실질적인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더 다양한 해석과 논란을 가져올지, 아니면 그냥 묻혀버릴지 앞으로의 추이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