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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아더 킹 아더
sunjjangill 2010-09-03 오전 11:47:07 815   [0]
우리에겐 ‘원탁의 기사’라는 용사들 이야기로 더 많이 알려진 게 아더 왕의 전설이다. 아더 왕과 엑스칼리버 하면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였다. 전설의 검 엑스칼리버를 손에 넣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렸던 작품들도 있었다.

필자의 기억 속엔 엑스칼리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싸움이 더 많았던 거 같다. 이건 전설이라기보다는 한편의 신화에 가깝기도 했다. 킹 아더는 이런 신화적인 설정을 모조리 삭제한 아더 왕과 원탁의 기사들에 관한 기록이다. 때문에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지식과 상상을 잊을 필요가 있다. 아더가 어떻게 왕이 됐는지 그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는 군복무를 위해 브리튼 지역으로 끌려가는 아이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아니 무슨 애를 군인으로 쓰겠다고 데려가나 싶지만 이곳의 군 복무 기간은 15년 이다. 마치 우리네처럼 군용열차의 이별은 아니지만 마을사람 모두가 나와 환송한다. 15년 동안 무수히 많은 전투장을 누비며 살아오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자유로운 시민이 되어 마을로 돌아온다고 해도 15년 이란 시간이 지나야 하니 나이 드신 어른들은 그새를 기다리지 못하고 저세상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기나긴 시간. 그리고 훌쩍 시간은 15년을 뛰어넘어 광활한 대지를 달리는 아더와 랜슬렛을 비롯한 원탁의 기사들을 보여준다. 이때가 서기 5세기 경. 지금은 영국이라 불리는 브리튼 지역이 배경이다. 이미 브리튼 지역에서 아더와 원탁의 기사의 명성이 자자하다. 가는 곳 마다 승리를 이끌어 내는 무적의 장수들로 말이다.

당시 브리튼 지역은 삼분할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마군에서 파견 나와 있는 아더 왕 일행이 그중 가장 강력한 힘을 지녔고, 원시부족처럼 보이는 워드족 전사들과 색슨의 야만족이 힘을 겨루는 상태였다. 로마에서 파견한 주교 행렬을 습격하는 장면은 워드족의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들의 주무기는 재빠르게 치고 빠지는 기습작전에 있다. 하지만 어디서든 누구에게 싸움이 생기면 달려가 해결하는 아더와 친구들 때문에 주교는 무사히 목숨을 건진다. 그도 그럴것이 이 주교가 바로 아더와 친구들이 꿈에 그리던 전역 증명서를 전달하러 오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교가 전역증명서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명령을 함께 들고 나타남으로써 비로소 멀고 먼 옛날식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꿈에도 그리던 자유를 찾기 위해서는 너무나 위험한 임무가 기다리고 있다. 브리튼 북쪽에 있는 마리우스와 어린 알렉토의 가족을 구출해야 하는데 하필 그곳이 색슨의 야만족들의 거점이라는 점 때문이다. 자칫하다간 자유도 찾기 전에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란 걸 알면서 누가 선뜻 이 임무에 나서겠는가. 영화는 이 부분에서 아서와 친구들 즉 원탁의 기사들의 관계를 분명히 드러낸다. 자유를 기다렸는데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불평을 늘어놓지만 이미 자신들이 따르는 아더가 내린 결정이라며 원탁의 기사들은 마지막 임무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죽음이 순식간에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서의 믿음. 어쩌면 이것이 아더와 원탁의 기사들의 명성을 더욱 곤고히 했던 건 아닐까.

이후 이야기는 사실 뻔하다. 알렉토의 가족을 구하기까지의 모험과 액션 어드벤처를 통해 아더가 어떻게 활약했는지를 보여준다. 기사들의 이야기가 강한 남성적인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왔듯 이들의 신의와 용맹이 어떻게 아더를 왕으로 만들었는지를 보여준다. 어떻게 해서 한 국가가 형성되었는가를 강한 액션과 정교한 플롯으로 보여준다. 때문에 이들이 알렉토를 구출하는 과정이 중요한 건 아니다. 로마의 병사가 아닌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는 아더와 원탁의 기사들의 자립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 신화적인 존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아더의 무용담과 인물 됨됨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로마군의 포로로 잡혀 죽을 고비에 선 기네비어를 풀어주는 아더의 인품에서 인간은 누구나 똑같다는 평등사상을 엿볼 수 있고, 신의 이름으로 인간을 학대하는 주교에 맞서는 모습에서는 인간 중심의 인본사상을 느낄 수 있다. 아더에 의해 풀려난 기네비어는 워드족의 대장으로 아더와 랜슬렛 사이에 묘한 삼각관계를 형성한 여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기서 기네비어는 아더가 토착민들로부터 인정받고 나중에 왕이 될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기사들의 용맹과 의리 그리고 믿음 속에 피어난 사랑이라는 다소 묵직한 주제 역시 아더의 인품이 어떠했는가를 느끼게 해준다. 탄탄한 이야기 곳곳에 화려한 액션을 첨가함으로써 서사 액션의 웅장함을 보여준다. 거대한 호수의 빙판 위에서 색슨족과의 대결은 원시적이지만 첨단의 기법을 동원해 재미를 선사하며 제작진이 가장 공을 들인 장면인 바돈 힐 전투는 긴박감과 스릴을 동시에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첨단 장비를 동원한 액션을 선사했던 제작자 제리 부룩하이머. 시대극 에서도 그의 스케일은 여전하다. 연출을 맡은 ‘트레이닝 데이’의 안톤 후쿠아 감독 역시 이야기와 액션의 화합을 잘 이끌어냈다. 요즘 유행하는 시대극의 현대극화를 배제하고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는데 충실했기에 역사의 무거움이 느껴진다.

웅장하지만 결코 과장되지 않은 전투. 신화를 벗어던지고 용맹한 장수로서 아더를 그렸지만 결국 그를 따르는 사람들에 의해 그는 다시 신화의 경지에 이른다. 이것이 그동안 아더가 신화적인 존재가 될 수밖에 없었다는 걸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듯 하다.

(총 0명 참여)
kkmkyr
재밋어요   
2010-09-03 18:1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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