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살린 영화 리스트가 있다면 꼭 넣어야 할 영화
"착하게 살려는 킬러를 내버려 두지 않는 세상과의 전쟁"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킬러에게 살인은 어쩔 수 없는 과정이다. 하지만 인간이기에 같은 인간의 목숨을 빼앗는다는 것은 결코 참고 살아갈 수 없는 신이 내리는 형벌일 것이다. 그런 형벌을 더이상 버틸 수 없던 그때, 사랑스런 여인을 만나 정착하여 평범한 삶을 살려하는 스펜서 (애쉬튼 커쳐)는 은퇴를 결심하며 새로운 임무도 거절한다. 그리고 사랑스런 그녀 젠(케서린 헤이글)과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한다. 하지만 킬러라는 직업을 말하지 못한 탓에 이제껏 컨설턴트라는 직업으로 살아왔지만 그의 생명을 위협하며 다가오는 다른 조직의 복수의 총부리 앞에 이들 부부의 사랑은 권태기만큼이나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다.
이렇게 킬러가 사랑이나 가족을 위해 조직을 탈퇴하려는 스토리는 유사한 영화에 빈번히 등장하는 스토리이고 대부분 그런 킬러의 뜻을 가만두지 않는 악의 무리는 악랄한 보복을 통해 그의 결심을 흔들리게 만든다. 그러나 <킬러스>는 그런 심각한 복수극보다 전직 킬러를 제거하기 위해 몰려드는 킬러를 주변에 인물로 설정하여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인지를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생명을 건 대결이 재미와 웃음을 주고, 과거를 속인 남편에 배신감을 느낀 아내가 남편과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지며 남편을 죽이려고 사주한 배후가 드러날 때의 깜짝 반전도 있다.
"부부의 신뢰와 수상한 가족의 화해"
킬러의 생활에 회의를 느낀 스펜서는 평범한 생활에 행복을 느끼고 싶어 정착을 꿈꾸던 순간 사랑스런 젠을 만난다. 젠도 사랑에 실패하고 홀로 된 외로운 순간 자신을 향해 날아온 잘생기고 늘씬한 몸매를 가진 큐피트가 쏜 화살에 피하지 않고 몸을 맡긴다. 당연히 그 둘은 불같은 사랑을 하고 결혼에 이른뒤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다. 이 부부는 킬러라는 남자의 직업을 모르고 있다가 보복을 위한 살해 위협의 순간 비밀을 알게 되고 행복했던 부부 생활은 큰 위기를 맞는다. 영화를 위한 비현실적인 상황일 수 있지만 배후자의 직업이 킬러라는 직업이 아니라면 우리 일상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상황이다.
결혼상황을 위태롭게 만드는 이런 상황을 남자가 킬러라는 설정에서 생길 수 있는 유쾌하고 흥미로운 상황과 함께 녹아내고 있는 점이 <킬러스>의 강점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남편을 죽이려는 배후가 깜작 반전을 주며 이들 부부와 함께 가족은 큰 위기를 맞기도 하지만 진지한 드라마가 아닌 코믹 오락물답게 영화는 상황을 잘 정리한다. 장인과 사위라는 어렵다면 어려울 수 있는 관계도 이들의 극과 극의 모습을 보면 절로 웃게도 되지만 한편으로 씁쓸한 뒷맛을 지울 수 없다. 스토리에 큰 기대를 걸기 보다는 위기를 맞은 부부와 가족이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며 해피엔드를 맞게 되는지의 과정이나 누구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돌발상황을 즐기려는 마음의 여유라면 즐길만한 오락영화다.
"배우의 매력이 살린 영화"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 만드는 재미도 있지만 대략 난감식 스토리는 <킬러스>가 갖는 가장 큰 단점이다. 결말에 드러나는 배후는 깜짝 반전을 노린 듯 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고 이해도 안된다. 그러나 이런 단점을 보완하는 일등 공신은 애쉬틴 커쳐와 케서린 헤이글이다.
이제껏 다소 모자라고 푼수같은 역에서 탈피해 자신의 매력을 한껏 뽐 낸 성인물 <S러버> 이후 연기인생 처음으로 액션 영화에 도전한 애쉬튼 커쳐. 마치 007의 제임스 본드처럼 등장하는 영화 처음 도입부는 낯설기도 하지만 왠지 잘 어울려 보이기도 한다. 특히 엘리베이터에서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잘 발달된 상체나 군살없는 몸매가 드러나는 장면에선 남자가 봐도 부러울 정도다. 거기에 결혼 초반 아내와 티격대는 모습에서도 사랑스런 남편의 모습은 현실 아내들의 질투를 느끼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데미 무어가 전신 성형을 해서라도 지키고 싶은 실제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매력남 애스틴 커쳐는 이제 조금씩 자신의 단일화된 이미지를 깨고 다양한 연기와 배역을 소화하며 발전하고 있다. 아직은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지우지 못하고 있긴 이제 시작인 그의 행보는 무척이나 가벼워보인다.
매력적인 애쉬튼의 파트너인 케서린 헤이글은 무척이나 어울리는 한쌍이다. B급 코미디나 TV 드라마에서 인기를 끌던 그녀가 우리나라에선 최근에서야 그녀의 이름을 자신있게 건 영화가 등장하는 중이다. 개인적으로 그녀의 매력을 가장 잘 표현한 영화인 <어글리 트루스>가 신호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남자와 티격대지만 이웃집 남자에게 잘보이려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에 사랑을 느끼지 않을 남자가 몇이나 될까 싶었던 그녀의 매력은 <킬러스>에서도 잘 보여주지만 <어글리 트루스>만큼은 매력을 살리지 못한 듯 보인다. 그래도 두 사람 무척이나 잘 어울렸고 이들이 있어 이번 영화는 즐겁고 유쾌하지 않았나 싶다.
"에필로그"
당초 기대한 것만큼은 아니지만 소소한 재미와 웃음이 있다. 현상금 2천만 달러가 걸려 자신의 주위에 모든 사람들이 죽이려 덤벼드는 모습은 다음엔 또 누가 그를 죽이려할까라는 걱정어린 기대를 하게한다. <세남자와 아기바구니>에서의 톰 셀릭은 여전히 중후한 모습과 트레이드 마크인 멋진 콧수염을 뽐내며 매력을 보여주었지만 <나홀로 집에>의 엄마 케서린 오하라는 무척이나 늙어보여 안타까웠다. 또 깜짝 게스트 '어셔'의 등장은 긴가 민가했지만 꽤 신선했다. 그도 킬러로 등장해 멋진 몸을 보여주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운 스토리를 보상하는 배우들의 매력적인 모습이나 상황의 묘미는 <킬러스>를 그래도 봐야 하는 이유로 꼽게 된다. 거기에 행복한 결혼을 하고 싶은 연인들을 위한 교훈까지 숨겨져 있으니 잘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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