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샘 멘데스 주연:톰 행크스, 폴 뉴먼, 주드로,타일러 후츨린
<호>[로드 투 퍼니션] 갱스터를 아는가..?
영화는 소위 장르로 구분된다. 어느 한 장르가 정해지면, 그 장르에 맞추어져 영화의 이야기가 탄생되며 시나리오가 갖춰진다. 영화의 장르는 크게 웨스턴, 갱스터, 멜로드라마, 뮤지컬, 공포, SF등으로 나누어진다. 이중 가장 긴 역사를 가지고 있거나, 역사적 사건으로 인해 생성된 장르들이 있는데, 그것은 "웨스턴" 과 "갱스터" 이다.
우선 "웨스턴"은 소위 "웨스턴 무비"라고도 하는데, 여러 장르들 중에 가장 먼저 장르로서의 틀을 갖춘 장르이다. "웨스턴"은 미국의 서부를 지칭하는 지리적 배경과 남북전쟁, 유럽 이민의 대랑 이주에 의한 서부의 "개척", 인디언들의 토벌전쟁, 대륙횡단철도의 부설등 시대적(역사적)배경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웨스턴 무비"는 미국이 농업국가에서 공업국가로 바뀌어 가며 근대국가의 틀을 갖춘 과도기였고, 전환기이며, 다인종사회며, 자본주의 체제라는 미국의 기본성격이 형성된 기간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 중심으로 제작되고, "선"과 "악"의 이분법이 확실하게 드러나 보이는 이야기를 가진 장르이다.
"갱스터"란 장르는 소위 웨스턴 무비와 마찬가지로 "갱스터 무비"로 불려 진다. "갱스터"는 범죄 영화를 지칭하는 장르이다. "갱스터"란 장르가 생기게 된 것은 시대적 배경이 크게 작용되었다. "갱스터 무비"는 1920년에 발효된 "금주령(Prohibition)"으로 미국 전역에 걸쳐 주류의 제조와 유통이 불법화되었고, 그로 인해 밀주의 생산과 배급망을 조종(?)하는 범죄집단이 급성장 했는데, 이 범죄집단이 "갱스터(Gangster)"이다. "갱스터"들로 인해 일반 미국 시민들이 "범죄"를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면서 당시 사회분위기의 변화가 일어났으며, "갱스터"집단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 호기심, 두려움, 친근감이 복합되었기에 이것을 헐리웃에서 놓치지 않고, "갱스터"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고,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점차 장르로서의 틀을 갖추면서 "갱스터 무비"란 것이 형성 된 것이다.
필자가 왜 영화의 장르를 설명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웨스턴"과 "갱스터"는 헐리웃을 대표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며, 아이러니하게도 두 장르는 현재 헐리웃에서 크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미 영화 팬들의 심금을 울린 영화..지극히 헐리웃다운 영화가 한편이 헐리웃을 대표하는 장르 중에 하나인 "갱스터"이기에 헐리웃을 대표하는 장르를 잠시 언급했던 것이다. "갱스터 무비"가 탄생된 배경이나 "갱스터 무비"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필자가 평할 영화 <로드 투 퍼니션>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다소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유는 헐리웃 영화이고, 시대와 역사를 영화의 소재로 빌려왔을뿐 현재 미국인들이 느끼는 가족간의 삶과 무관하지 않기에 미국 내에서 찬사와 호평이 나왔지만, 국내에선 역사와 정서의 차이로 인해 그저 담담하게 한낱 허구적인 영화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면서 지루한 관람을 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사람을 죽이고, 범죄를 일삼는 일을 하는 사람은 분명 범죄자이지만, 한 가정의 가장이며, 남편이며, 아버지이다. 가족을 위해 범죄집단에서 일을 하는 한 남자..그는 어린 시절 친자식처럼 보살펴 준 사람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피비린내 나는 모든 일을 손수 직접 해결해야만 하는 삶을 살고 있다. 사사로운 개인 감정보다는 조직의 이익과 안전(?)을 우선시 하는 갱스터들의 삶..하지만 그들도 사람이고, 한 가정의 가장이며 부모이기에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부모가 되어 버린다. 과연 <로드 투 퍼니션>에서 다루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인지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된 대공황, 금주령, 갱스터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1931년의 시대로 떠나보자..
[로드 투 퍼니션]
이 영화를 이미 본 관람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밌는 면이 엿보이는데, 그것은 여성 관객과 남성관객간의 평이 상대적이란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여성관객 대부분은 참으로 지루했고, 재미가 없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며, 남성관객들은 괜찮았고, 재밌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남성들만이 재미를 느끼는 영화인가..? 이 부분을 꼬집어서 이야기하자면 영화의 내용과 메시지에서 알 수가 있다. 즉. 영화 <로드 투 퍼니션>은 갱스터 영화이며, 마피아들이 나오고, 부성애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기에, 지극히 남성적인 영화란 점이다.
영화의 오프닝은 한 소년[마이클 설리반 주니어:타일러 후츨린 분]이 바다를 바라보며 [마이클 설리반:톰 행크스]에 대해서 독백으로 이야기하며, 영화를 안내하며 두 사람간의 관계와 여정을 이야기한다. "마이클 설리반"의 가정을 보여 주면서 어머니는 [마이클 설리반 주니어]에게 아버지에게 저녁 식사를 하라는 주문을 하고, 아버지가 있는 방에 가지만, 문밖에서 가만히 아버지의 행동을 바라본다. 이것은 아들과 아버지간의 거리감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장면으로 대변하며, 함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아들이 아버지와의 관계가 편치 않은 이유는 아들이 생각하기에, 단지 동생에게 하는 것처럼 자신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러한 자신의 질문에 아버지는 영화속 후반부에서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이유는 자신[아버지]을 너무나도 아들이 닮아 있기에 자신처럼 성장할까하는 두려움이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의 길을 되풀이한다는 생각을 한 것일까..? 그것은 자신[아버지]이 몸담고 있는 범죄조직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마피아의 한 일원이며, 마피아 보스 [존 루니:폴 뉴먼]의 양아들이기도 하다. 마피아는 모든 이들이 알다시피 가족을 중시하기에, "패밀리"로도 불려 진다. 이렇게 얽히고 섥힌 마피아 가족 구성원의 관계 때문에 [마이클 설리반]은 자신의 아들이 [존 루니]와 가깝게 지내는 것을 두려워했을지도 모른다. 자신은 음지의 일을 하고 있지만, 자신의 아들만큼은 양지의 세계에서 살아가길 바랬던 것이다.
영화는 아들과 아버지간의 벽을 허물게 해주는 사건을 제공한다. [설리반 주니어]는 아버지의 직업이 진정으로 궁금하기에 몰래 따라나서고, 보지 말았어야 할 살인장면을 목격하게 되며, 아버지와 동료에게 발각되며, 그로 인해 [마이클] 가족에게 증거인멸 차원에서 가족 모두가 위험에 처하지만, 다행히도(?) 어머니와 둘째아들만이 죽음을 맞이한다. [마이클 설리반]은 심한 배신감을 느끼며, 복수를 다짐한다. 양아들로 키워주었기에 평생을 충성하며 살아왔는데, 조직보다는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 보스의 아들만을 두둔하며, 자신[마이클]을 헌신짝처럼 취급한 것에 대한 분노와 회의, 그리고 복수를 불타오르게 한다. 이렇게 [마이클]은 사랑하는 가족의 복수를 위해 자신을 키워준 조직을 상대로 나 홀로 전쟁을 준비하면서,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고통스러운 슬픈 사건으로 인해 부자간의 나누지 못했던 시간을 통해 보이지 않았던 벽을 허물게 된다.
영화 <로드 투 퍼니션>은 기존 "갱스터"영화들의 계보를 밟고 있으면서도 사뭇 다른 느낌을 제공하는데, 그것은 앞서 언급했듯이 갱스터들이 보여주는 범죄의 모습보다는 가족의 복수를 담고 있기에, 폭력의 미학을 보여주는 액션 활극이 주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간의 갈등구조를 영상의 언어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갱스터 영화이기에 피의 향연, 범죄와 폭력의 진수를 담아내고는 있지만, 그것보다는 인간의 심리 상태, 즉 인간이며, 남자이며, 아버지로 살아가는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심도 깊게 담아내고 있기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이 영화는 남자의 모습, 아버지의 모습을 관찰하듯이 담아내고 있는 부성애적 영화라는 느낌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란 존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 하겠금 만드는 영화의 내용은 여성들보다는 남성들에게 더욱 와 닿는 이유는 이 영화가 어느 정도 알려주고 있다는 것도 한몫 거둔다. 솔직히 남성들은 아버지와의 대화가 없기에, 적잖은 벽을 형성하고 있다. 물론 여성들 중에도 아버지와의 관계가 돈독하지 않은 여성들도 있긴 할 것이다. 하지만 왜 남성을 들먹거리는 이유는 남성들은 아들인 동시에 차후에 아버지가 되기 때문이다. 남성 대부분이 아들이었던 시절에 아버지와의 여러 가지 갈등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제대로 풀어본 경험들이 있었을까? 하는 물음표를 달수 있다. 아버지는 나를 이해 못해.. 나를 사랑하지 않아.. 내가 하는 일은 모두 못마땅하게 여긴다..등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하지만, 영화에서 알 수 있듯이, 만약 내 자신이 하고 싶고, 행하고 있는 것들이 과거 아버지가 행했던 것들이라면 어떨까..? 아버지는 내 자식이 나와 같은 전철을 밟는 것을 분명 막을 것이다. 또한 아버지를 아들이 너무나 닮았기에 그것이 싫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버지들은 아들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기뻐하면서도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현재는 아들인 남성들이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키울 때 자식들의 모습에서 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면 내 아버지가 그러했듯이 반복적인 모습을 취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것이 여성들보다는 남성들이 이 영화를 관람하고 재밌고, 지극히 남성적인 영화라고 앞서 언급한 이유이며, 영화가 전하는 주된 메시지란 점이다.
<로드 투 퍼니션>은 선과 악을 양분화 하는 이분법적 논리에 반기(?)를 든 영화이기도 하다. 가족의 복수를 행하는 주인공은 분명 "선"으로 비추어지고, 가족을 살해한 이는 "악"으로 비추어진다. 하지만 복수를 행하는 주인공 역시 범죄를 일삼는 범죄조직의 일원이며, 폭력을 일삼아 온 존재이기에, 엄밀히 말하자면 주인공 역시 "악"인 셈이다. 하지만 "악"이 "선"처럼 보여지고 느껴진다는 것은 선과 악의 논리가 무너지기에 자칫 관객은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기에 영화의 제목 <로드 투 퍼니션>의 의미는 선악을 구분 짓는 이분법적 논리의 "헬(hell)"이나 물리적인 "파멸"이 아닌 "퍼니션(perdition)" 정신적, 종교적 파멸을 뜻하기에, 영혼의 구제를 받기를 원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갱스터영화의 계보를 잇는 영화 <로드 투 퍼니션>은 헐리웃 영화 팬들을 충분히 감동시킬만한 영화인 것만은 틀림없다. 하지만 국내 정서와 익숙치 않은 갱스터의 역사와 영상의 언어는 국내 영화 팬들을 감동시키기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작품성:★★★☆ 대중성:★★★
인천에서 "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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