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만덜레이 만덜레이
sunjjangill 2010-09-16 오후 4:56:41 856   [0]

라스 폰 트리에의 미국 3부작 중 2편인 <만덜레이>는 아버지와 함께 ‘도그빌’을 떠난 그레이스가 ‘만덜레이’라는 노예제가 상존하는 농장에 머물게 되면서 전개되는 상황을 다뤘다. 전작과 이어지는 연극적 비주얼, 공평무사한 내레이션, 살짝 우아한 바로크 음악과 엔딩 때 흐르는 데이비드 보위의 <Young American>은 영화에서 일어나는 파탄들에는 무심해 보이는 형식적 골격을 제공한다. 그레이스라는 한명의 이방(혹은 타인종) 여자와 마을 사람 전체와의 대면이라는 서사적 설정 역시 전작의 구도를 잇는다. 그러나 가면 쓴 미국식 합리성의 폭력에 훼손당했던 그레이스의 입장이 이번엔 마을의 질서와 윤리를 만드는 주재자의 위치로 전도된 듯하다. 노예들에게 자율과 독립적인 사고방식을 ‘가르쳐’주기 위해 농장에 머물기로 한 그레이스는 미국식 미덕과 민주주의의 질서에 대한 포교자가 된다. 그러나 타율에 익숙한 자들의 내성은 자율이라는 이질적인 사태에 근본적으로 적응하지 못한다. 깨질 듯하면서도 매혹적인 니콜 키드먼의 그레이스는, 씩씩하면서도 설레는 열정을 지닌 미국 소녀 이미지의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가 분한 그레이스로 약간 캐릭터가 변경된 인상이며, 이 그레이스는 3부인 <워싱턴>에서도 만날 수 있다 한다. 미국에 가지 않고도 카프카는 <아메리카>를 썼다, 미국에 가본 적 없는 라스 폰 트리에가 도발적인 미국 3부작을 연출하고 있듯이. 여기서 ‘아메리카’라는 알레고리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어떤 무고하고 순진한 사람이라도 아메리카인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끝없는 회의를 갖게 하는 미친 마을, 도그빌과 만덜레이가 아니어도 말이다.


(총 0명 참여)
wldud2199
감사합니다.   
2010-09-17 09:27
kooshu
v   
2010-09-16 18:13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87465 [시라노 ;..] 한 편의 재미있는 시트콤같은 영화 (1) marcahn 10.09.16 1232 0
87464 [레지던트 ..] 요보비치의 폭풍매력과 후끈달아오르는 정통3D (2) everydayfun 10.09.16 674 0
87463 [뷰티풀 마..] 정말 기억에 남는 영화 (1) kooshu 10.09.16 858 0
87462 [바디 오브..] 재미있게 봤네요 (1) kooshu 10.09.16 978 0
87461 [로빈후드] 대단하군요 (1) kooshu 10.09.16 514 0
87460 [골든 슬럼버] 나름 재밌네요 (4) tjs022 10.09.16 532 0
87459 [글래디에이터] 러셀크로우의 카리스마 kooshu 10.09.16 1634 0
87458 [무적자] 초반 강세? 향수는 없다. (3) m23sk 10.09.16 658 0
87457 [미스 리틀..] 웃기고 사랑스럽고 교훈이 있는 영화 kooshu 10.09.16 870 0
87456 [공주와 개..] 음악과 영상이 좋네요 kooshu 10.09.16 807 0
87455 [슈퍼배드] 관심받고 싶은 그루 (1) m23sk 10.09.16 605 0
87454 [쏘우] 뒤통수 치는 반전 kooshu 10.09.16 415 0
87453 [우크라이나..] 소설의 반만 압축해서 넣은 kooshu 10.09.16 609 0
87452 [모두들, ..] 모두들, 괜찮아요? (4) sunjjangill 10.09.16 767 0
87451 [미스터 &..] 미스터 미세스 스미스 (1) sunjjangill 10.09.16 1131 0
87450 [무등산타잔..] 무등산타잔, 박흥숙 (1) sunjjangill 10.09.16 1075 0
87449 [몽정기 2] 몽정기 2 (1) sunjjangill 10.09.16 1524 0
현재 [만덜레이] 만덜레이 (2) sunjjangill 10.09.16 856 0
87447 [링 2] 링 2 (1) sunjjangill 10.09.16 786 0
87446 [랑페르] 랑페르 (1) sunjjangill 10.09.16 494 0
87445 [러브러브 ..] 러브러브 프라하 (1) sunjjangill 10.09.16 279 0
87444 [란포지옥] 란포지옥 (1) sunjjangill 10.09.16 414 0
87443 [린다 린다..] 린다린다린다 (1) sunjjangill 10.09.16 869 0
87442 [게이샤의 ..] 게이샤의추억 (1) jgunja 10.09.16 1053 0
87441 [강력3반] 강력반 영화~ (3) jgunja 10.09.16 968 0
87440 [가문의 위..] 가문의 시리즈~2 (3) jgunja 10.09.16 1200 0
87439 [잊혀진 가방] <잊혀진 가방>의 모든 발단은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됐다 (1) reaok57 10.09.16 537 0
87438 [노다메 칸..] 노다메~ (2) jgunja 10.09.16 502 0
87437 [린다 린다..] 린다린다미린다~ (2) jgunja 10.09.16 828 0
87436 [무적자] 형제의 우정.. 그리고 그외에.. (4) moviepan 10.09.16 611 0
87435 [더 도어] 더 도어를 보고... (3) chungja 10.09.16 437 0
87434 [잊혀진 가방] <잊혀진 가방>은 장르적으로 로드무비에 가까운 기독교 다큐멘터리다 (1) dhcjf81 10.09.16 478 0

이전으로이전으로241 | 242 | 243 | 244 | 245 | 246 | 247 | 248 | 249 | 250 | 251 | 252 | 253 | 254 | 255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