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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주부퀴즈왕 미스터주부퀴즈왕
sunjjangill 2010-09-17 오전 9:14:27 802   [0]

복권과 더불어 TV 퀴즈쇼는 자본주의가 인색하게나마 베푸는 이상한 소득 재분배 방식이다. TV는 보통 사람이 영웅이 될 수도 있다는 환상을 부풀리고, 보통 사람은 퀴즈쇼로 ‘누구나 일생에 15분쯤은 유명해질 수 있다는’ 자본주의적 환상에 동참한다. TV가 부풀린 이런 환상의 무대 뒤편을 조명하는 <퀴즈쇼>, 또는 퀴즈쇼에 매달리는 보통 사람의 집착을 보여준 <매그놀리아>의 에피소드는 퀴즈쇼가 갖는 두 얼굴에 대한 예리한 증언이라고 할 수 있다. <미스터주부퀴즈왕>은 퀴즈쇼라는 자극적인 소재에 여/남의 역할 교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더한 영화다. 남편 한석규는 전업주부가 되고 TV 리포터인 아내 신은경은 가정도 잊은 채 일에 몰두한다.

퀴즈쇼에 대한 성찰이 없다고 해서 나쁜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남녀의 역할 교체에 대한 시대상의 반영이 날카롭지 못하다고 해서 재미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영화는 퀴즈쇼에 대해서도 설렁설렁 넘어가고, 성역할의 변화에 대해서도 대충 얼버무리고 지나친다. 한석규는 별다른 저항없이 주부 퀴즈쇼 출연 자격을 얻으며, 가사에만 전념하는데도 주부 퀴즈쇼 예선부터 좋은 성적을 얻는다. 신은경은 한직으로 밀렸을 때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도 가정은 뒷전이다. 남편이 외조를 게을리하고 주부 퀴즈쇼에 나가 공인인 자신을 망신시켰다며 가출을 하는 데는 어이가 없어진다. 커리어우먼들이 가정 일에도 너무 적극적이어서 생기는 슈퍼우먼 증후군과 신은경은 꽤 거리가 멀다. 남편의 살인을 부추기는 <맥베스>의 레이디 맥베스나, 남편에 복수하기 위해 자기 아기까지 죽이는 그리스 비극 <메데아>의 주인공에 오히려 가깝다.

한석규가 <투씨>처럼 여장까지 하면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지만, 직접 음식 만드는 법까지 전수했다는 김수미가 감칠맛나게 고명 같은 웃음을 뿌리지만, 정작 음식은 기계에서 뽑아낸 것처럼 깊은 맛이 없다. 성공을 갈망하는 여성 캐릭터를 기계적으로 찍어냈기 때문이다. 갈등에 이은 화해라는 강박증도 훌륭한 아이디어의 성장을 가로막았다. 차라리 성공한 아내가 외조를 해서 전업주부인 남편이 퀴즈쇼 스타가 되는 마무리가 더 나았을 것이다.


(총 0명 참여)
kooshu
감사합니다^ㅁ^   
2010-09-17 22:2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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