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보면 내용보다는 장면장면이난 대사가 더욱 생생히 기억나는 경우가 많다. '로드 투 퍼디션'의 빗 속 총격씬은 여느 갱스터 영화와는 차별되는 장면인 것 같다. 세차게 비오는 밤, 수하들과 차를 탈려고 하는 존 루니. 어두운 정적을 깨는 기관총소리. 차례둘씩 쓰러져가는 사람들, 빗소리와 오직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기관총 소리만 있을 뿐..... 어둠과 빗속에서 유유히 걸어오는 마이클 설리번, 그런 그는 응시하는 존 루니. "확신한 것은 우린 지옥으로 갈 거야, 자네에게 죽는 게 다행이야"라며 눈을 감는 존 루니. 그리고 감정없는 총소리. 자신들의 죽음이 새로운 희망의 시대의 시작일 거라고 둘은 믿고 있었던 것일까. 아무튼 난 이 장면에서 마이클 설리번의 죽음을 보았다. 한 장면과 짧은 대사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절제를 좋아한다. 영화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 절제의 영상미와 대사는 다양성을 부여하고 개인에게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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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투 퍼디션(2002, Road to Perdition)
제작사 : DreamWorks SKG, 20th Century Fox, The Zanuck Company / 배급사 : 20세기 폭스
수입사 : 20세기 폭스 /
공식홈페이지 : http://roadto.fox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