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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개인에 대해 생각해보자 트루먼 쇼
hiro1983 2010-09-22 오후 9:11:45 1648   [0]

과연 미디어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요즘 유행하는 일상생활 노출 프로들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저렇게 자신의 몸을 내다 팔아서 무엇을 원하는 걸까? 단순히 유명해 지고 싶은건가? 유명해 지고 싶어서 하는 놈이나, 일반 연예인들이나 다를 바가 무엇일까? 저런 싸구려 감동에 흔들리는 사람들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남들에게 알려지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리하여 인정을 받고자 한다. 어느덧 그러한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번엔 미디어 쪽에서 입장이 바뀌었다. 전에는 사람들을 항상 구해야 했지만, 이제 사람들은 널려있다. 미디어는 고르기만 하면된다. 밑바탕이 되는(외모나 몸매, 말장난등..) 녀석들을 데려다가 꾸며만 주면 된다. 일단 방송에 나가면 팬들이 생길 것이고, 그것을 기반으로 인기를 몰아가면 그만이다.

 유명해지고 싶다는 욕구는 결코 우리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준다는 것은 아니다. 유명해지기만 하면됐지, 거짓말을 하든, 멀쩡한 놈이 병신이 되서 군대를 못가게 되든 무슨 상관이겠냐. 인기만 있으면 됐지 말이다 - 비록 그것들이 인기에 악영향을 준다고 해도, 그 반대 상황보다 물질적으로 이득이겠지. 어차피 빠수니도 있고.

 

 하지만 만약 의도하지도, 전혀 원하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삶이 모두 노출되면 어떠한 기분일까? 개인적으로 알려지면 부끄럽기 짝이없는 일들. 민망한 모습들. 그 모든 것들이 나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모두에게 알려진다면 말이다.

 

 개인적으로 짐 캐리란 배우를 참 좋아한다. 에이스 벤츄라 시절부터 그의 팬이었다. 라이어 라이어에 들어서는 드라마에 열중하는 듯 싶었지만, 결국 짐 캐리는 짐 캐리이다. 짐 캐리란 배우의 특징이라면 뭐라고 말해야 좋을까?

 올해 개봉했더(2003년) [브루스 올마이티]를 보자. 이미 40이 다 된 그의 연기는 매우 천연덕스럽고,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 그의 표정 연기는 전만 못하지만, 하는 행동은 여전히 그 답다.

 

 허나 이 영화 트루먼쇼 에서는 짐 캐리 특유의 과장된 연기나, 독특한 표정은 없다. 허나 영화를 보고나면 '역시 짐 캐리가 딱 어울리는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하게 연기를 소화해 냈다.

 인공적으로 태어난 트루먼은 방송사에 그 탄생때부터 TV로 방영되었다. 그가 사는 곳은 바다로 둘러싸인 곳이다. 어릴 적 바다에 나갔다가 아버지를 잃은 트루먼은 그 이후로 물을 두려워 하게 된다. 허나 이는 트루먼이 사는 '세트'에서 트루먼이 벗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송국측의 계획에 불과했다. 그렇다. 아버지의 죽음마저 하나의 '시나리오' 에 불과했던 것이다.

 대학교때 '실비아' 라는 여자와 사랑을 하게된 트루먼. 허나 그것은 방송국측이 원했던 바가 아니었다. 후에 부인이 될 여자는 이미 따로 방송국에서 정해놨으며, 그 시나리오에 따르지 않는 트루먼을 방송국측은 가만두지 않았다. 실비아 역시 사태를 눈치채고, 트루먼에게 이 모든게 방송국이 만든 하나의 '세트' 이며, 이 삶은 거짓이라고 말하려 하나, 결국 실비아는 이 Show에서 퇴출당하고 만다.

 그리고 다시 방송국의 뜻대로 살던 트루먼은 어느날 하늘에서 '~자리 별 조명' 이라고 적힌 조명이 떨어지는 것을 보게된다. 게다가 차를 타고 일터로 가던중 갑자기 자신의 행위가 라디오 방송에서 나오는 것을 듣게 된다. 갑자기 방송은 꺼지고, 무언가 수상함을 느낀 트루먼은 그밖에 일종의 '방송사고' 들을 목격하고 결국 다시 '실비아'를 만나게 된 트루먼은 모든 사실을 듣고 이 Show에서 벗어나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하늘로 보이던 세트 끝에 다다른 트루먼은 항상 하던 인사 [In case I don't see ya(오늘 하루 못만날지 모르니 하루치 인사를 미리 해두지요), Good afternoon, Good evening and Good night]를 마지막으로 세트속에서 현실로 나아가게 된다.

 

 허나 이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갑자기 사라진 트루먼과 시청자들. 물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고, 방송국이 만들어내는 태풍에도 견뎌내는 트루먼의 모습에 눈물을 흘리던 시청자들. 그들은 트루먼의 탄생때부터 마지막까지 모두 지켜봤으며, 그가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 환호하며 기뻐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그들에게 TV란(미디어란) 그저 하나의 접하기 쉬운 매체일 뿐이었다. 거기서 느껴지는 모든 감정은 트루먼이 현실로 돌아오고, 눈물을 닦고나서 시청자들이 하는 "신문에 TV 프로 뭐하는지 봐바" "딴데 틀어" 와 같은 한마디로 정리된다.

 그것은 더 이상 감동도 뭣도 아니다. 사람들이 정말 간혹 쓰레기 같은 영화를 보고나서도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그저 싸구려 감동에 내 감성을 조금 떠넘겨봤을 뿐이다. 거기에선 어떤 고민도, 생각도 필요없다. 책을 읽어야할 수고도 없으며, 힘들게 찾아다니며 고민해야할 필요도 없다. 그런 점에서 영화보다 더 훌륭하다. 그저 가만히 앉아 리모콘만 누르면 그만 아닌가!

 

 시청율에 급급해 마구 찍어대는 방송국도 그만큼 퇴폐적이고, 저속하기 짝이없다. 허나 그런 행태에 휘둘리는 시청자 역시 다를바가 전혀없지 않은가. 시청율에 매달리는 미디에대 대해 비판을 가하는 영화는 이미 많이 있었다. 허나 그것을 대하는 시청자라는 '종족' 의 이 싸구려 삶에 대해 간단하고, 현실적으로 명쾌히 보여준 영화가 또 있었을까?

 그저 재밌게 볼수도, 아니면 여러모로 나 자신의 입장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즐거운 영화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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