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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역전을 꿈꾸는 인간군상들의 해프닝 퀴즈왕
sh0528p 2010-09-24 오전 12:50:22 583   [0]

장진의 종합선물같은 영화.
여전한 장진식 웃음과 함께 사랑에 대한 애잔한 감동이 조금씩 마음을 적시다.

 

 

"장진스러운 것이란?"

우리 영화에 한 축을 자리잡고 있는 장진 감독. 여러분의 감독이 계시지만 확실한 자신만의 색깔을 영화에 녹아내며 그를 지지하는 마니아를 갖고 계신 감독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영화를 보고 '장진스럽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나도 그의 영화를 거의 보았지만 꼭집어 장진스럽다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본 장진 감독의 공통점을 굳이 꼽자면 촌철살인의 맛깔스런 대사가 넘치고 의외에 행동이나 상황의 기발함이 폭소와 재미를 주기에 아무생각없이 웃게 되지만 찡한 무언가가 가슴 한켠에 아른함으로 남겨지는게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소재나 바라보는 사회 계층도 일부에 국한되지 않지만 부유한 일부보다 민초들의 소박한행복을 대변해주는 그의 영화 속엔 언제나 따듯함이 느껴졌다. 정신없이 웃은 뒤 따듯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가 장진 감독의 영화가 아닐까...

 

<간첩 리철진>부터 시작한 그와 인연은 지금까지도 쭉 변함이 없다. 그러다보니 장진의 영화를 통해 알게 된 신하균, 임원희, 정재영이라는 일명 장진으로 스타가 된 분들과 장진 감독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시는 명품 조연들이 이루는 장신 사단은 이제 다른 영화에서 보면 왠지 친근하게 다가온다. 이처럼 연기자와 감독이 함께 인식되는 것 또한 장진스러움일 것이다. 이처럼 배우마저 그를 믿고 따를 정도로 마이아층을 갖고 있지만 그의 작품은 늘 흥행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기도하다. 관객들의 평가를 보더라도 <웰컴 투 동막골>같은 작품이 있는가 하면 <아들>과 같은 작품도 있다.  이것은 어쩌면 장진스럽다는 것에 애정어린 시선으로 그걸 즐길 수 있는가 하면 코드가 달라 즐길 수 없는 것는 것으로 양분되는 것 또한 장진스러움일 것이다. 

 

" 왁자지껄 한바탕 수다 속 풍성한 웃음 그 뒤에 애잔한 감동"


<코믹왕> 역시 장진스러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인물들이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는 촌철살인격으로 웃음을 선사하고 의외에 돌발 상황의 기발함은 폭소를 안겨준다. 하지만 <퀴즈왕.에선 장진 영화의 핵심인 맛깔스런 대사는 특정한 인물에 의해서 만들어지기보다는 모든 등장인물을 통해 전달된다. 그런점에서 보자면  <퀴즈왕>은 주연과 조연의 구분이 없다는 특징이 있다. 영화를 이끄는 확실한 인물이 없다는 점이 <퀴즈왕>의 약점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오히려 그 점이 각자 자신들의 끼와 장기를 살리며 모두가 영화를 끌어가게 되기도 하다. 그리고 대사만큼이나 웃음을 주는 장면들은 꼽을 수 없이 넘쳐난다. 특히 강변북로 사고로 경찰서에 모인 사람들이 벌이는 상황이나 그들 각자가 예선을 통과하기 위해 실력을 갖추기까지 과정은 유머 넘치는 대사만큼이나 웃음을 선사한다.

 

 

우승 상금 133억을 위해 인생 역전을 꿈꾸는 이들이 벌이는 한바탕 쇼는 누가 퀴즈왕이 될 것인지 도무지 예측할 수 없다. 그 점이 <퀴즈왕>이  재미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것은 단순히 장진 감독 영화가 웃기기만 하지않아 재미있다는 것과도 일맥 상통한다. 단지 웃기기만 할 것 같은 상황 뒤엔 뭔가 생각하도록 여운을 남긴다. 사랑에 대해서건 인생에 대해서건 혹은 사회 계층적 차이로 인한 행복과 불행에 대해서건... 그의 영화엔 보다보면 조금씩 젖어드는 촉촉한 감동이 있다. 그런 점은 <퀴즈왕>에서도 퀴즈를 풀기 시작하면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이들이 모이게 된 가장 큰 이유인 사건의 발단이기도 하다. <굿모닝 프레지던트>에서 대통령이라는 우리 사회 최고의 위치에 계신분을 이야기 소재로 삼았지만 정작 그분의 인간적인 평범한 삶을 말했던 것처럼 이번 <퀴즈왕>에서도 우리 사회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다양한 직업의 민초들을 통해 사랑과 인생을 대해 장진스럽게 이야기한다.

 

"퀴즈왕은 누가 될 것인가?"


단 한번도 우승자가 나오지 않아 우승 상금이 133억이 이르자 모두들 다른 퀴즈왕이 되기 위해 벌이는 해프닝. 그들은 모두 그 상금이 필요하다라는 공통점이 있다. 교수의 시험문제가 틀렸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는 상위 0.01% 수재나 남이 받지 못하는 돈을 받아 주는 일명 해결사 그리고 철가방이란 오명을 듣고도 허기진 이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동분서주 달리고 또 달리는 중국집 배달원까지 그들 모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인생을 살기 위해 퀴즈왕이 되고자 한다. 여기에 퀴즈프로 관계자 즉, 사회자나 연출자 심지어 국장까지 상금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사악한 야욕을 벌이고 마지막 문제의 유출을 눈치챈 형사 반장은 옳지 못한 방법으로 우승자가 나올 때 무조건 잡아들인다며 눈에 불을 켜고 그들을 감시한다. 흡사 추리소설의 범인을 유추해 보려는 노력처럼 영화에 대사나 상황에서의 단서로 퀴즈왕이 누가 될 것인가를 맞춰 보는 노력 또한 이번 영화에서 관객이 맛볼 수 있는 재미이기도 하다.

 

 

만약 영화가 133억의 상금으로 우승자가 탄생하는 과정에만 집중하거나 그 과정이 싱겁고 허무하다면 아무리 웃음이 많더라도 <퀴즈왕>은 장진의 실험정신 가득한 영화로 기억될 뿐일 것이다. 그러나 <퀴즈쇼>는 누가 우승자가 되는가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우리 인간이 갖는 '욕심'이라는 감정에 대해 되돌아보게 한다.사회자가 내뱉는 독설의 대사처럼 애초에 자기것도 아닌 것을 잃어버리고는 세상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듯 허무해하고 아쉬워하는 모습은 이 세상을 사는 우리들이 다음 세대를 위해 다시 돌려줘야 하는 것들임에도 우리들의 것인 것처럼 낭비하고 소유하려는 욕심을 꼬집는 것 같이 우리의 사악함을 깨닫게 한다. 이런 모습들을 중간에 탈락하는 사람들이 아내에게나 자신의 좋아하는 감정을 서툴게 표현하며 아름답게 퇴장하는 모습과 대비시키며 나쁜 마음을 더 강조시키고 있다.

 

"왠지 자연스럽지 못한 감동"


속된 말로 아무생각 없이 웃고 즐기고 편안한 관람을 하다 퀴즈 대결의 긴장감이 고조될 때 쯤부터 영화는 조금씩 진지함의 색깔이 진해져간다. 혼수상태로 병상에 누워있는 어머니를 위해 상금을 타야하는 아들의 모습이나 답을 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내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고백하는 남자의 모습은 일면 감동스러움이기도 하지만 왠지 부담스러움을 지울 수 없다. 거기에 해결사이지만 늘 채을 끼고 다니는 박상길 (한재석)의 캐릭터는 이해하기 어렵다. 단순 무식 이도엽(김수로)과 대비되는 인물이지만 그가 보여주려는 인물의 성격은 상황에 따라 선과 악을 오가며 일관되지 않아 혼란을 준다. 영화의 마지막은 사랑에 속은 여인이 자신의 몸을 던지며 사랑의 진심을 깨닫게 하려 했지만 그런 감정의 느낌을 밝히는 인물로 박상길이 택해진 이유가 궁금하다.

 

 

영화 속 대사처럼 인간시대를 영화로 옮긴 것도 아닌데 영화는 후반부 지나치게 진지하다. 그것으로 훈훈하고 감동적으로 마무리하려는 욕심이 엿보인다. 이전 우리 영화에서 조폭 영화가 초반부 웃기고 나서 마지막 무리한 감동과 눈물을 자극하려는 무리수가 독이 된 것처럼 <퀴즈왕>도 초반부 좋은 분위기를 유사한 전철을 밟으며 마무리하는 듯 싶다. 차라리 <박수칠 때 떠나라>에서 마지막 김지수의 존재가 밝혀지는 부분의 섬뜩함처럼 <퀴즈왕>도 번뜩이는 그만의 장진스런 결말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에필로그"


언젠가부터 장진 감독의 영화에 만족보다 아쉬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 그만의 웃음은 여전하고 기발한 상황은 혀를 내두르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감동에 집착하는 것 같아 아쉽다. 마치 천재 작가가 자신의 진가를 알아주지 않아 인기를 끌기 위해 현실과 타협한다는 느낌이랄까... 솔직히 <퀴즈왕>은 장진다운 영화이지만 장진답지도 않은 영화다. 얼마전 <굿모닝 프레지던트>에서도 이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었다. 분명 자신만의 스타일을 지키며 발전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내게 장진은여전히 천재감독이고 아직도 그를 믿는다. 장진스러움을 좋아하고 사랑하기에 다음을 기약하며 오늘의 아쉬움을 달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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