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가의 장남 에버렛(더모트 멀로니)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애인 메리디스(사라 제시카 파커)와 함께 집에 돌아온다. 에버렛은 외조모의 결혼반지를 물려받아 메리디스에게 청혼하려고 하지만, 어머니 시빌(다이앤 키튼)과 여동생 에이미(레이첼 맥애덤스)를 비롯해 가족 대부분이 그녀를 싫어한다. 메리디스에게 호감을 표하는 유일한 가족은 둘째 남동생 벤(루크 윌슨). 그러나 벤이 메리디스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어딘가 묘한 구석이 있다. 메리디스를 응원해주기 위해 달려온 여동생 줄리(클레어 데인즈)와 에버렛 사이에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형성된다.
영화 속에서 크리스마스는 언제나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 특별한 명절이다. <패밀리 맨>처럼 천사가 인생을 되돌려주거나 <산타클로스>처럼 진짜 산타가 찾아오지는 않더라도, 가능하리라 믿지 않았던 사랑이나 화해가, 신의 섭리처럼 찾아들곤 한다. 가족과 로맨틱코미디를 결합한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 또한 그러한 기적을 믿는 영화다. 처음 마주친 눈빛은 곧장 사랑으로 달려가고, 연인들은 윤리에 구애받지 않으며, 제각기 커플을 이룬 3남2녀는 모두 행복해진다.
그러나 만인의 행복은 현실에선 존재하기 어려운 결말이다.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는 단 며칠 사이에 복잡한 애정관계를 엮고 풀며 여기저기 하트를 그려주다보니 과장과 비약이 점점 심해진다. 에버렛이 말 많고 까다로운 메리디스와 굳이 결혼해야 하는 이유는 갸륵하지만 억지스럽고, 벤이 메리디스의 착한 마음과 자유로운 영혼을 발견하는 건, 무당이 아니고서야 못할 일이다. 메리디스는 동성애를 차별하는 듯한 발언으로 벤의 남동생에게 상처를 주기까지 한다.
그 때문에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는 크리스마스영화인 듯하다. 이런 허점을 꼬치꼬치 따지기보다 크리스마스엔 그럴 수도 있지, 라는 마음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막말을 하고 분방하지만 서로에게 진심인 스톤 가족의 분위기도 이를 돕는다. 청각장애자이자 게이인 테드와 그 애인 패트릭도 이 가족에겐 사랑스러운 아들들일 뿐이고 너그러운 스톤 부부는 누구나 갖고 싶은 부모의 모습이다. 이들이 침입자 메리디스를 막기 위해 벌이는 슬랩스틱은 말이 안 돼도 사랑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