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청연 청연
sunjjangill 2010-10-01 오전 6:59:16 1136   [0]

어떤 기록에 따르면 박경원은 168cm의 장신이었고, ‘조센진’이라는 말에 일본 병사의 뺨을 후려치는 여자였다. 그는 ‘여자는 엉덩이가 커서 비행기가 못 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한다. 일제시대에 드물게 여류비행사로 활동한 박경원의 삶을 그린 <청연>에서는 이런 장면을 볼 수 없다. 영화의 최종 각색자인 윤종찬 감독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여류비행사의 이야기를 익숙한 영웅담의 구도로 발전시키지 않는다. 독한 비행사 훈련의 몇 장면이 지나면 박경원은 처녀비행을 하고, 다시 학교간 대회에 출전하는 실력있는 비행사로 성장해 있다. 주독야경하며 비싼 수업비를 대느라 1년이면 수료할 비행사 이론과정을 4년 만에 마쳐야 했던 시절도, 단독비행시간 200시간의 기록을 수립했다는 것도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드러나는 정보다.

박경원(장진영)의 삶은 여류비행사로 성장하는 과정이 과감히 압축된 뒤에야 구체적으로 만들어진다. “조선인, 일본인, 남자, 여자를 구분하지 않는 하늘이 가장 좋다”는 그가 다 얻었다고 생각한 하늘을 잃을 처지에 놓인 것이 곧 <청연>의 시작이다. <청연>은 가상의 인물이자 연인인 한지혁(김주혁)과의 관계를 통해 시대를 앞서갈 만했던 여자의 독립심을 보여주기도 하고, 정치적 사건의 누명을 통해 민족주의의 함정에 빠지기보다 개인적인 꿈에 솔직한 인물을 그린다. 이것은 <청연>의 성취다. 조선을 점령하러 온 일본 군대를 보며 닌자에 관한 상상을 하는 어린 박경원을 그린 첫 장면부터 영화는 민족주의의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

민족주의의 강박관념을 배제한 자리에 들어서는 것은 낭만적 로맨스다. 박경원과 한지혁의 사랑은 시대의 아픔과 무관하게 전개되다가 일순간 시대의 소용돌이에 휩쓸려버린다. 개인과 시대의 관계를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은 <소름>에서 개인과 운명을 바라봤던 그것과 통한다. 다만 <청연>에는 동료 비행사의 죽음이나 삼각관계 등의 설정 등 감상적인 장치가 훨씬 많다. 그것은 때로 효과적이지만 때로 지나치다. 다소 과장된 연기 스타일과 관습적인 음악 등이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다만 박경원의 친일 논란 같은 것은 걱정할 것 없다. 영화 안에서 다 설명이 되는 부분이니 미리 반민족적 영화라고 규정하는 어리석은 일은 안 하는 게 좋겠다.


(총 0명 참여)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87921 [아바타] 기대이상의 영화..감격의 도가니였다. l303704 10.10.01 1266 0
87920 [도라에몽:..] 아이들이 좋아하는 도라에몽시리즈~ jgunja 10.10.01 541 0
87919 [고고70] 고고고~즐겨보자~ jgunja 10.10.01 1041 0
87918 [결혼식 후에] 결혼식 후에 드러나는 이야기~ jgunja 10.10.01 750 0
87917 [야리망] 야리야리야리 jgunja 10.10.01 290 0
87916 [아이언맨 2] 아이언맨2~ jgunja 10.10.01 572 0
87915 [엄지아빠] 기대되는 영화~ jgunja 10.10.01 348 0
87914 [태왕사신기] 광개토대왕의 전설적인 이야기~ jgunja 10.10.01 781 0
87913 [아이리스 ..] 대박 드라마 아이리스~100점 jgunja 10.10.01 944 0
87912 [적인걸 :..] 돈아깝지않은영화네요 jinks0212 10.10.01 615 0
87911 [폼포코 너..] 너무 귀여운 너구리 kooshu 10.10.01 478 0
87910 [모노노케 ..] 엔딩이 정말 인상적 kooshu 10.10.01 958 0
87909 [고양이의 ..] 따듯한 햇살같은 영화 kooshu 10.10.01 675 0
87908 [하울의 움..] 완전 재미있게 봣어요ㅎㅎ kooshu 10.10.01 766 0
87907 [벼랑 위의..] 독특한 생명체 kooshu 10.10.01 834 0
87906 [퍼펙트 겟..] 스릴감만 있고.. kooshu 10.10.01 810 0
87905 [페인티드 ..] 배우들 연기가 인상적 kooshu 10.10.01 730 0
87904 [미션 임파..] 얼굴 뜯는 장면 kooshu 10.10.01 1058 0
87903 [파 앤드 ..] 전혀 지루하지 않은 kooshu 10.10.01 891 0
87902 [미션 임파..] 스릴있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kooshu 10.10.01 1127 0
87901 [레터스 투..] 가을에 딱!!!! ht1974 10.10.01 5123 1
87900 [쿨!] sunjjangill 10.10.01 657 0
87899 [키핑 멈] 키핑 멈 sunjjangill 10.10.01 569 0
87898 [키다리 아..] 키다리 아저씨 sunjjangill 10.10.01 836 0
87897 [첼로 : ..] 첼로 sunjjangill 10.10.01 792 0
87896 [천국을 향..] 천국을 향하여 sunjjangill 10.10.01 465 0
현재 [청연] 청연 sunjjangill 10.10.01 1136 0
87894 [천군] 천군 sunjjangill 10.10.01 1190 0
87893 [천국의 아..] 천국의 아이들 2 sunjjangill 10.10.01 300 0
87892 [차밍 스쿨..] 차밍스쿨 & 볼룸댄스 sunjjangill 10.10.01 546 0
87891 [갱스터 초치] 갱스터 초치 sunjjangill 10.10.01 386 0
87890 [적인걸 :..] 추리,캐릭터,볼거리의 3박자를 갖춘 新 중국오락영화! kaminari2002 10.10.01 527 0

이전으로이전으로226 | 227 | 228 | 229 | 230 | 231 | 232 | 233 | 234 | 235 | 236 | 237 | 238 | 239 | 240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