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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투 퍼디션] 미안하다. 그리고... 정말... 정말 고맙다. 로드 투 퍼디션
happyend 2002-09-19 오후 2:36:18 1424   [2]
영화 속의 <길>은 수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해답을 얻기 위해 떠날 때도 있고 무엇인가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길을 나서기도 합니다. 누구를 만나기 위해 떠나고 헤어지기 위해 떠나기도 합니다. 이건 영화 속에서 뿐만이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그렇죠. 하지만 어떤 <길>이든 목적지가 있을 때 진정한 의미가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형이든 무형이든 그 길의 끝에서 무언가를 만나기 위해 떠나는 길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길>일 테니까요. 얼마 전에 본 [로드 투 퍼디션]은 목적이 분명한 길을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시작은 무척이나 암울한 길이었지만 말이죠.

마이클은 자신에게 화를 내는 아버지를 보며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사실 공포에 질려있습니다. 조직의 해결사인 아버지의 직업 때문이 아닙니다. 놀라긴 했지만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던 일이니까요. 그가 무서운 건 이제 단 하나 남은 가족인 아버지가 자신을 버릴까봐... 버리지 않더라도 자신을... 미워할까봐 너무 두렵습니다. 얼마 전만해도 단란했던 가족이 있었죠. 그러나 자기보다 똑똑해서 얄미웠던 동생과 자신을 꼭~ 안아주시던 어머니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습니다. 보스의 아들인 코너가 다 죽여 버렸거든요. 아버지 차에 숨었다가 코너가 어떤 사람을 살해하는 현장을 본 게 화근이었죠. 아버지의 굳은 표정을 보며 그는 생각합니다. “나 때문에 가족이 다 죽은 거야... 나만 아니었어도...”

[로드 투 퍼디션]엔 두 명의 아버지가 나옵니다. 조직의 보스인 존 루니와 마이클 주니어의 아버지인 마이클 설리반. 그들이 암흑세계에 몸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을 위해서죠. 너무나 닮은 모습인 이 두 명의 아버지는 모두 자신의 아들을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합니다. 생각이 짧고 잔인한 성품의 코너지만 존은 코너의 허물을 덮어 버립니다. 자신이 친아들 이상으로 믿어왔던 마이클에겐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마이클은 그런 존의 선택을 이해하지만 용납할 수 없었던 거죠. 만약 그대로 코너가 살아남는다면 결국 자신은 물론이고 아들마저 무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그였기에 그 역시 자신의 혈육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서로를 이해하면서도 결국 끝으로 달려 갈 수밖에 없었던 두 아버지의 마지막 만남은 쏟아지던 빗물만큼이나 영화 속에서 가장 슬픈 장면이었습니다.

[로드 투 퍼디션]은 드림팀의 조합입니다. 이야기, 촬영, 연기, 음악... 처지는 부분 없이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죠. [아메리칸 뷰티]에서 흩날리는 비닐봉지에서 인생의 의미를 보여주던 샘 멘더스 감독은 이번엔 길을 통해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갱스터 무비로서 [로드 투 퍼디션]을 바라본다면 조금 썰렁할지도 모릅니다. 이야기만 봐서는 여러 가지 감정이 넘쳐흐르는데 막상 영화는 차분하다 못해 너무 냉랭하게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거든요. 하지만 아까 말한 빗속의 마지막 만남과 라스트씬은 그런 느낌을 씻어버리기에 충분했습니다. 폴 뉴먼, 톰 행크스, 주드 로라는 듣기만 해도 마음이 동하는 배우들을 조화롭게 이끌어가는 것도 이 영화의 큰 미덕이었구요. 특히나... 주드 로의 모습에 같이 봤던 동생이란 저... “헉~ 주드 로가... 주드 로가....ㅡㅡ;;;;”하다가 나왔답니다. >.<;;;

마지막에 아버지는 마치 눈에 담듯이 아들을 바라봅니다. 이름만이 아니라 여러 면에서 자신과 너무나 닮은 아들이기에 걱정이 앞섰거든요. 마이클 주니어마저 자신처럼 된다면 그 괴롭고 험한 일을 하며 가족을 지켜낸 의미가 없어지니까요. 그러나 그는 마지막에 비로써 구원을 얻습니다. 그가 아들을 바라보는 눈빛에서 “미안하다. 그리고... 정말.... 정말 고맙다.”이란 느낌이 전해져왔거든요. 그리고 그 순간 마이클 주니어를 괴롭혔던 죄책감도 같이 완전히 사라지는 걸 느꼈습니다. 비록 소리 내진 않았지만 소리 내어 말하는 것보다 더 절실한 한마디 한마디... [로드 투 퍼디션]의 목적지는 바로 가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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