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모노폴리 모노폴리
sunjjangill 2010-10-11 오전 10:14:56 802   [0]

사기도박판에서 최고수의 히든카드는 의외로 ‘정직’이다. 허영만의 도박만화 <48+1>을 보면, 야차 같은 구라꾼과 기술자들을 모조리 제압하는 ‘타짜’ 인효삼은 아무 기술도 부리지 않고 ‘실화’(패가 나온 대로만 도박을 하는 행위)로만 화투를 친다. 도박 최고수의 존재 증명이 실화라면, 하이스트무비의 성공전략은 정교함이다. 그러나 6천억원을 강탈하는 사기극 <모노폴리>는 이야기의 바느질 솜씨가 턱없이 부족하다. <모노폴리>의 플롯과 캐릭터는 ‘럭셔리함’에 대한 집착 때문에 붕괴한다. 이는 한국형 사기영화의 모범으로 여겨지는 <범죄의 재구성>의 방법론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범죄의 재구성>은 밑바닥을 살아가는 인간 군상이 ‘개폼’을 잡으며 낄낄거리다가 서로를 배신하고 공멸하는 순간을 통해 리얼리티와 공감대를 획득한다. <모노폴리>에서도 헤네시를 기울이거나 액션 피규어에 혼잣말을 걸기보다는 삶에 관해 분노하거나 욕망을 올곧이 드러내는 인간의 땀내가 필요했다.

카이스트 출신 프로그래머 경호(양동근)는 대한민국 은행의 전산관리자로 일한다. 경호는 액션 피규어 숍에서 우연히 마주친 존(김성수)에게 호감을 느낀다. 존과 어울리며 그가 꾸미는 계획에 말려드는 경호를 보며 존의 애인 앨리(윤지민)는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존은 경호에게 은행 전산망을 이용해 1억개가 넘는 신용카드에서 소액을 인출하는 사기극을 제안한다. 범죄는 성공하지만 존은 무기명채권을 들고 미국으로 사라지고 경호와 앨리는 정보원에 체포된다.

<모노폴리>의 경호와 앨리는 시종일관 존의 지시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로봇처럼 보인다. 둘은 내레이션을 통해 무조건 “그는 특별했다”라고만 되뇐다. 관객을 속여야 할 영화의 주인공들이 사건의 동기나 목적을 스스로 설명하지 못하는 <모노폴리>의 드라마 구조는 당혹스럽다. 두뇌게임의 주인공이라면 <범죄의 재구성>의 김 선생처럼 “청진기를 대면 딱 진단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유주얼 서스펙트>와 <범죄의 재구성>은 치열하고 생생한 캐릭터들이 정교한 준비과정으로 반전의 뇌관을 분수처럼 터뜨린다. 과정을 생략한 채 결과만 내미는 <모노폴리>의 거대한 반전은 그래서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


(총 0명 참여)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88241 [무적자] 4명의 우월한 배우들~ㅋ toughguy76 10.10.12 511 0
88240 [레지던트 ..] 오락성이 짙게 깔린 영화였다는... sookwak0710 10.10.12 472 0
88239 [대부 2 ..] 역시 대부였다... sookwak0710 10.10.12 622 0
88238 [적인걸 :..] 무극의 극한은 어디인가 sookwak0710 10.10.12 438 0
88237 [노르웨이의..] 다소 코믹한 장면들이... sookwak0710 10.10.12 322 0
88236 [먹고 기도..]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확실히 실망스럽다 sch1109 10.10.12 577 0
88235 [솔로몬 케인] 좀 잔인한 청소년용 판타지영화 woomai 10.10.11 644 0
88234 [포화속으로] 전쟁영화중에 수작~! wnsdl3 10.10.11 859 0
88233 [뉴욕 아이..] 기분좋은 여운을 안은 영화... mokok 10.10.11 1076 0
88232 [코요테 어..] 마이너리티리포트, 본얼티메이텀, 무간도 등등 과 맞먹는 평점!!! mokok 10.10.11 622 0
88231 [이중간첩] 이제는 남과 북 어디로도 돌아갈 수 없다 mokok 10.10.11 962 0
88230 [첫사랑 열전] 첫사랑 열전 mokok 10.10.11 689 0
88229 [레터스 투..] 첫 사랑이 주는 아련함을 다시 기억하고 싶다면 mokok 10.10.11 534 0
88228 [불청객] 디시와 영화의 만남... ldk209 10.10.11 223 0
88227 [울지마 톤즈] 그는 왜 다시금 돌아가야만 했는가? kdwkis 10.10.11 514 0
88226 [월 스트리..] 하루 아침에 직장과 정신적 멘토를 잃어버리고 복수를 꿈꾸는 신예 금융 투자가 (1) dhcjf81 10.10.11 786 0
88225 [월 스트리..] 마이클 더글라스와 샤이아 라보프 그리고 거장 올리버 스톤 감독의 만남으로 hanhi777 10.10.11 603 0
88224 [묵공] 묵공 sunjjangill 10.10.11 1004 0
88223 [무인 곽원갑] 무인 곽원갑 sunjjangill 10.10.11 700 0
88222 [무도리] 무도리 sunjjangill 10.10.11 909 0
현재 [모노폴리] 모노폴리 sunjjangill 10.10.11 802 0
88220 [마법사들] 마법사들 sunjjangill 10.10.11 743 0
88219 [매치 포인트] 매치 포인트 sunjjangill 10.10.11 954 0
88218 [마미야 형제] 마미야 형제 sunjjangill 10.10.11 478 0
88217 [무지개 여신] 무지개 여신 sunjjangill 10.10.11 790 0
88216 [몬스터 하..] 몬스터 하우스 sunjjangill 10.10.11 668 0
88215 [마리 앙투..] 마리 앙투아네트 sunjjangill 10.10.11 754 0
88214 [소셜 네트..] [소셜 네트워크] 단평 + 올 해의 강력 추천작 shin424 10.10.11 984 0
88213 [시라노 ;..] 걍 그래요.... mina7359 10.10.11 604 0
88212 [적인걸 :..] 무협액션사극으로 볼 만함 woomai 10.10.10 472 0
88211 [아바타] 3D영화란 이런것이다~! wnsdl3 10.10.10 1332 0
88210 [럭키넘버 ..] 럭키 넘버 슬레븐 sunjjangill 10.10.10 986 0

이전으로이전으로226 | 227 | 228 | 229 | 230 | 231 | 232 | 233 | 234 | 235 | 236 | 237 | 238 | 239 | 240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