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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 연애소설 - 그건 우정이 아니라 사랑이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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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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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ig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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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23 오후 9:53:28 |
1992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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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 왠지 70-80년대 이야기일 것만 같은 영화 제목이다. 하지만 [연애소설]은 고리타분한 옛날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아니다. 사랑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순수한 감정이니까... 그 솔직한 마음을 담은 영화이다. 삶의 의욕을 잃은듯 폐인 같은 모습으로 택시 운전하며 살아가는 어떤 남자에게 편지가 도착한다. 잊을만하면 도착하는 편지, 그 안에는 시골 배경의 흑백 사진과 사진에 관한 짧은 메모가 들어 있다. 한때 사진 찍는게 취미였던 그는 5년전의 기억을 회상하며 편지 보내는 사람이 누군지 궁금해 한다.
[연애소설]에는 한 남자와 두 여자가 등장한다. 지환(@차태현), 수인(@손예진), 경희(@이은주). 자칫 등장 인물만 보고 " 뻔한 삼각관계 이야기겠네~ " 라며 쉽게 추측하지 말았으면 한다. ^^;;; 사랑이었는지 우정이었는지 또는 다른 감정이었는지 가늠하기 어려웠던 세 사람의 관계. 수인은 지환을 사랑하고 지환은 경희를 사랑하고 경희는 수인을 사랑한다. 반대로 수인은 경희도 사랑하고 지환은 수인도 사랑하고 경희는 지환도 사랑한다. 그러나 세 사람은 사랑이 아닌 우정으로 뭉친 친구 관계이다. 참으로 애매모호한 사이가 아닐수 없다. 그것은 우정이란 틀에 묶였기 때문이리라. 우정 -> 사랑으로 쉽게 바뀔수 있지만, 사랑 -> 우정은 쉽지 않다는 말이 있듯이 그들은 두 감정 사이에서 헤맨다. ( 문득 <사랑과 우정 사이> 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a )
경희의 행방을 찾던 지환은 놀랍게도 수인이 살아 있고, 경희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평소 몸이 약했던 수인이 살고, 튼튼했던 경희가 죽다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하지만 원래 수인 -> 경희, 경희 -> 수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 우리 서로의 이름을 바꿔부르도록 하자. 그럼 멀리 있어도 잊지 않겠지? " 이름까지 바꿔부르며 우정을 만들어 가는 두 여자의 마음이 참 기특하다. ^^a 그러나 이게 반전의 효과를 노린건지 아니면 단순한 영화속의 에피소드인지 헷갈린다. ㅡㅡ;;; 하긴 지환은 수인과 경희의 집도 모르고, 연락처도 모르는 상태. 오죽하면 " 내가 그동안 뭐한거지? " 라는 지환의 독백이 있었을까~ ㅋㅋㅋ 누가 누구였던지간에 지환은 두 여자를 사랑했다. 순수한 사랑의 감정으로... 그래서 그런지 지환에게 있어 사랑했던 여자의 이름은 큰 의미가 없게 된다.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을 좋아하는게 아닌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느끼는 감정, 이런게 사랑일까?
* [연애소설]에서 느낀 두가지 아쉬움 첫째, 경희를 짝사랑한 우체국 배달원(@신승환)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없다. 딱 잘라 말해서 그의 사랑 이야기는 < 나는 경희를 짝사랑하지만, 그녀는 내게 관심이 없다~ > 이다. 물론 시나리오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캐릭터가 아니었겠지만, [연애소설]이 로맨스 영화임을 감안한다면 그의 사랑을 물 흐르듯 지워버린건 아쉬운 부분이었다. 둘째, 수인과 경희의 사랑같은 우정을 " 혹시 이건 동성애? " 라며 오해할수 있다. 두 사람의 관계를 우정이라고 말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 않았을까? " 이건 동성애야~!! " 라고 말할만한 장면은 특별히 없었어도, 전반적인 분위기가 " 실제로는 둘이 좋아하는거 아냐? " 라는 느낌이 들게할 정도였으니...
누군가 당신이 살아온 시간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입니까 라고 묻는다면, 진심으로 누구를 사랑했을때 라며 대답하겠다고 [연애소설]의 이한 감독은 말했다. 대다수의 사람이 같은 대답을 하리라. 사랑하고 사랑받던 때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과연 있을까? " 이게 사랑의 감정일까? " 라는 망설임 때문에 고백하지 않고 지나갔던 사랑은 훗날 돌이켜 봤을때 " 그게 사랑이었구나. " 라며 후회하게 만든다. 이렇듯 [연애소설]은 마음 한구석을 아프게 한다. 지환과 같은 사랑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연애소설]은 가을에 딱 맞는 영화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느껴봤을 감정. L / O / V / E ~ * 이제 만날수 없는 사이가 되었지만 한때 진심으로 사랑했던 그 사람을 떠올리고, 그 또는 그녀와 함께 찍었던 사진을 찾아서 행복했던 그때를 생각하며 미소 지어보는건 어떨까? 영화 [연애소설]을 보듯이~ 아니면 연애소설을 읽듯이 부담없는 마음으로 말이다. *^^*
ps) 종문이의 잡다한 생각들.. ^^;;;
1. 입지 굳히기 차태현, 연기력 확인 이은주, 이미지 변신 손예진, 그리고 문근영. [엽기적인 그녀] 이후 두번째로 로맨스 영화에 도전한 차태현. 편안하면서도 진지함이 느껴지는 그의 외모 탓일까? 좋은 이미지의 캐릭터만 맡아서일까? 어찌 되었건간에 차태현은 이번 [연애소설]을 통해서 앞으로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유망주의 입지를 확실히 굳히지 않았나 싶다. ^^! 이은주를 보면 10여년전쯤의 TV 드라마 <카이스트>가 생각난다. 그녀의 외강내유형 캐릭터는 많은 남자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었지. ㅋㅋㅋ [번지 점프를 하다]에서 보여준 이은주의 연기력은 신인이라고 보기에 높은 수준이었다. [연애소설]은 오래전부터 다져온 연기력의 확인. 이제 그녀를 신인 배우라고 부를 사람은 없다.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으로 데뷔했지만, 등장한 장면이 너무 적어서 주목받지 못했던 손예진.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 대사 처리하는게 어리숙하군~ " 이라며 욕 먹었던 [취화선]때와 달리 [연애소설]에서만큼은 그녀가 보여줄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 가장 인상깊었던 배우 문.근.영~!! *^^* " 왜 저리 귀엽고 예쁘다냐? "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도서 대여점 아르바이트생을 좋아하는 10대 소녀 캐릭터로써 지환의 여동생 역할을 맡았다. 시사회 갔다가 우연히 봤는데 그정도 외모라면 주연 배우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 솔직히 문근영이 너무 귀여웠다는 것을 중점적으로 말하고 싶었다. ㅡㅡv )
2. 남자 관객은 아무렇지 않은듯 보고, 여자 관객은 눈물을 흘리며 본다. [연애소설]은 자유분방하고 풋풋한 전체적인 분위기를 최대 장점으로 갖는다. 그러나 눈물 흘리게 만드는 영화적 코드가 부족한듯 싶다. 마음 독하게 먹고 독설을 내뱉는다면, ( 진심으로 영화를 위해서 하는 말이니까 오해 말기를~ ^^a ) [연애소설]은 그들의 사랑을 공감하며 같이 슬퍼하기보다 그들의 우정같은 사랑을 3인칭 시점에서 스쳐가듯 지켜보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필살기(?)였던 수인의 편지도, 경희의 유언장 같은 편지도, 그걸 읽으며 슬퍼하는 지환의 모습도 눈물 흘리기엔 다소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나와 같이 봤던 동행인(아쉽게도 남자. ㅡㅡ;;;)과 [연애소설]을 본 친구들의 여론을 수렴한 결과, 여자들은 슬픈 영화라고 평가한 반면 남자들은 슬프지 않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는 뜻이다. ( 편지를 읽는 지환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에 훌쩍거리는 여자 관객들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음에도 불구하고, 종문이는 영화 [편지]의 환유를 떠올리고 있었다. " 환유(@박신양)와 정인(@최진실)의 모습이 더 슬프게 보였는데~ " 라는 생각을 하며... ㅡㅡ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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