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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웃에 입성한 가장 비헐리웃 영화 디스트릭트 9
yghong15 2010-10-20 오후 11:03:11 1044   [0]
놀라울 수밖에 없다. 크레딧을 통해 우리가 영화 <디스트릭트 9>을 확신할 수 있는 부분은 단 한 가지, 제작자인 피터 잭슨이라는 거장 감독의 이름뿐이다. 그러면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참신하고 비전형적이자 독창적이며 스펙터클한 ‘오리지널’ SF걸작이 나왔단 말인가. 우리는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단 한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요하네스버그. 상상이나 해봤었나. 미국이나 유럽 등을 제외한 제 3세계에서 이처럼 짜릿하고 완성도 높은 에일리언 영화가 만들어질 줄이야. 영화 <디스트릭트 9>은 처음부터 끝까지 적나라하고 추잡하고 짠한 요하네스버그의 실체로 가득 차있다. 바로 상상할 수 없었던 배경의 시작이 전형적인 SF요소들을 가장 비전형적으로 바꿔 놓은 것이다.

영화 <디스트릭트 9>으로, 할리우드 최고 루키로 떠오른 감독 닐 블롬캠프는 18살까지 나고 자란 자신의 고향인 요하네스버그를 불시착한 미래의 이미지라 회고한다. 그러니까 요하네스버그를 떠올리면 그 어떤 SF적인 요소들도 자연스럽게 뒤섞일 수 있을 것이라는 감독의 자신감인 셈이다. 그의 설정은 소름끼칠 정도로 멋진 <디스트릭트 9>으로 완성됐다. 찌질하고 소시민적인 캐릭터의 주인공이 외계인들더러 “너희 집 강제철거 해야 되니까 여기 동의서에다 사인해” 라고 말하며 외계인 강제이주에 앞장서고, 외계인들은 술에 떡이 돼서 슬램가의 우두머리인 나이지리아인들을 찾아가 자신들의 무기를 고양이밥과(외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지구 음식) 바꾼다. 외계인과 불법이민자들이 거주하는 빈민가인 디스트릭트 9은 범죄와 매춘, 불법거래가 끊이지 않는다. 영화 <디스트릭트 9>의 특별함은 이런 요소들로도 이미 충분하다. 거기다 블롬캠프가 고집한 다큐멘터리 스타일과 전통적 영화화면의 융합은 새로운 SF영화의 창시에 불을 지폈다. 등장인물들의 인터뷰 장면은 물론이고 곳곳에 삽입된 CCTV 자료화면과 실제 뉴스 보도 장면도 <디스트릭트 9>의 스타일을 살리는 데에 큰 몫을 담당했다.

역시 SF영화의 백미는 비쥬얼이다. 완벽한 시각효과가 뒷받침되어줘야 비로소 플롯과 에피소드가 거론될 수 있듯이 말이다. 즉, 눈으로 보는 것이 가장 먼저라는 말인데, 흡사 벌레처럼 생긴 외계인들의 외형 때문인지 그들을 보는 영화 속 인간들의 시선이 더욱 더 공감이 가기도 한다. 벌레라는 존재와 벌레 같은 존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꽤나 날카로운 정치사회 풍자로 나아가기까지 하니 말이다. 또한 외계인들의 이미지와 80년대 요하네스버그의 배경은 독특한 굉음을 내며 아주 묘하게 어울린다. 외계인과 요하네스버그만큼이나 잘 어울리는 것도 하나 더 있다. 바로 비커스를 연기한 샬토 코플리. 블롬캠프가 샬토 코플리를 보고 구체적인 비커스의 캐릭터에 살을 붙여나갔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샬토 코플리는 비커스 그 자체이다. 초반의 깐족대는 비호감 비커스가 쓰레기로 꽃을 만들어 부인에게 선물하는 애잔한 주인공으로 변하는 모습(어쩐지 후편 제작을 기대하게 만드는 장면)을 보는 것도 꽤 흥미롭다.

끝으로 재미있는 사실 한 가지. 영화 도입부에 등장하는 마을 주민들의 불평을 담은 인터뷰 내용은 실상 외계인들에 대한 시선이 아니라는 것. 블롬캠프에 의하면 불만의 대상은 바로 요하네스버그에 사는 불법이민자 짐바브웨와 나이지리아인들을 향한 것이라고 한다. 즉 블롬캠프가 마을 주민들을 속여서 영화 속 인터뷰 자료를 얻어낸 셈이다. 눈치를 보며 후딱 촬영을 해치웠을 당시의 모습이 떠오르는 듯해 재미있기도 하다. 글쎄, 아파르트헤이트 기간이 떠올라 씁쓸한 에피소드라고 하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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