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아름답고 부드러우며 날카롭다... 크랙
ldk209 2010-10-21 오후 5:03:32 588   [0]
아름답고 부드러우며 날카롭다...★★★☆

 

엄격한 규칙이 존재하는 여학생들의 고립된 기숙사에는 풍경만으로도 기묘한 분위기가 흐른다. 아름답기도 하고 몽롱하기도 하지만, 또 어떤 면에서 기괴하기도 하고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전조가 느껴지기도 한다. 바로 <행잉록에서의 피크닉>은 별다른 사건 없이 그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스산한 호러 영화가 탄생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영화였다.

 

거장 리들리 스콧의 딸 조던 스콧의 장편 데뷔작인 <크랙>은 1930년대 영국의 여학생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다이빙 교사 미스 G(에바 그린)와 그녀를 추종하는 6명의 학생들은 기숙학교 내에서 자신들만의 독특한 집단을 이루며 생활하고 있다. 이 공고한 공동체에 균열(크랙)이 발생하는 건 스페인 귀족 출신의 피아마(마리아 벨바르드)가 전학 오면서부터. 피아마는 외모로도 아름답지만, 여러 국가를 돌아다닌 다양한 경험들과 뛰어난 다이빙 실력으로 단번에 화제의 인물로 부상한다. 소녀들의 우상이었던 미스 G의 관심은 피아마에게 집중되기 시작하고, 디(주노 템플)를 중심으로 한 소녀들은 우상을 빼앗아간 피아마에게 응징을 다짐한다.

 

분위기로 승부한다는 점에서 <크랙> 역시 마찬가지다. 이 영화에서도 영화의 결론 부분을 제외하면 딱히 중요한 사건은 발생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사건은 바로 피아마의 전학이며, 그로 인해 공고했던 미스 G와 여섯 소녀들의 관계 균열과 파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소녀들의 심리 변화의 포착이 바로 이 영화가 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그러나 <크랙>은 여러 면에서 아쉬운 지점들이 있다. 특히 균열의 발생에 따른 긴장의 고조와 그 긴장의 유지가 쉽지 않다는 건 미스테리 영화에서 점수가 많이 깎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러한 아쉬움은 이 영화가 어디를 지향했느냐의 문제라고 보인다. 그러니깐 긴장의 고조에 따른 스산한 위기의 분위기보다는 소녀들의 표정과 불안한 심리들, 그리고 전반적으로 아름답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먼저 추구함에 따른 결과물이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소녀들이 미스 G를 따라 새벽에 알몸으로 수영하는 장면이라든가 소녀들에 의해 기숙학교에서 쫓겨나가기 직전의 피아마가 마구간에서 책을 읽는 장면은 매우 아름답지만, 이러한 아름다움이 긴장의 고조와 잘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연기, 특히 불안과 갈구의 심리를 잘 묘사해낸 에바 그린의 팜프 파탈 연기는 대단히 인상적이며, 전체적으로 아름답고 몽롱한 영화적 분위기도 충분히 음미할만하다.

 


(총 0명 참여)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88531 [애자] 엄마와 데이트를... yghong15 10.10.22 1082 0
88530 [프로포즈] 음.... yghong15 10.10.22 824 0
88529 [스톰브레이커] 꼬마 007 이야기 yghong15 10.10.22 611 0
88528 [더 코브 ..] 일본의 만행 yghong15 10.10.22 497 0
88527 [굿바이 초..] 남자들 사이의 우정과 그들의 깨우침 <굿바이 초콜릿 yghong15 10.10.22 532 0
88526 [월 스트리..] 돈, 결국 돈이다 everydayfun 10.10.22 553 0
88525 [22블렛] [22블렛] 장 르노의 연기는 괜찮았지만.. sch1109 10.10.22 399 0
88524 [사랑은 언..] 40대 이혼녀와 25살 청년의 사랑 woomai 10.10.21 491 0
88523 [오펀 : ..] 충격적인 반전... wnsdl3 10.10.21 590 0
88522 [토끼와 리..] 토끼와 리저드 yghong15 10.10.21 634 0
88521 [헬로우 마..] 화려한 포장지 빈약한 내용물 yghong15 10.10.21 617 0
88520 [죽여줘! ..] 죽여줘 제니퍼 yghong15 10.10.21 620 0
88519 [부산] 하하하 yghong15 10.10.21 959 1
88518 [폭렬닌자 ..] 흐미... yghong15 10.10.21 491 0
88517 [여행자] 신인스타 김새론 yghong15 10.10.21 1019 0
88516 [하늘과 바다] 예상외로 재밌네 yghong15 10.10.21 960 0
88515 [파이널 데..] 언제까지 파이널? yghong15 10.10.21 575 0
88514 [시간여행자..] 이 앙상한 서사를 뭘로 메꾸나 yghong15 10.10.21 871 0
88513 [저녁의 게임] 한판 게임~ yghong15 10.10.21 304 0
88512 [월 스트리..] 싱거운 영화. 주식얘기가 지루. (13) jinks0212 10.10.21 5751 1
현재 [크랙] 아름답고 부드러우며 날카롭다... ldk209 10.10.21 588 0
88510 [킬러스] 너무 실망했던 영화~~~ bzg1004 10.10.21 847 0
88509 [마루 밑 ..] 그냥 보기좋은 영화~ bzg1004 10.10.21 445 0
88508 [돈 조반니] 눈과 귀가 즐거웠던영화~ bzg1004 10.10.21 318 0
88507 [노라 없는..] 신선한충격을준 영화~~ bzg1004 10.10.21 255 0
88506 [레터스 투..] 늘 그런 영화 sonmani 10.10.21 396 0
88505 [검우강호] 나름 괜찮았던 영화.. bzg1004 10.10.21 544 0
88504 [파라노말 ..] 1을 재미나게본사람에겐 좋은 moviepan 10.10.21 520 0
88503 [살인의 강] 두시간이 길게느껴졌던 영화 toughguy76 10.10.21 721 0
88502 [라임라이프] 가족모두의 성장기 영화 toughguy76 10.10.21 534 0
88501 [돈 조반니] 오페라를 본느낌~~ toughguy76 10.10.21 209 0
88500 [노다메 칸..] 클래식음악을듣는것만으로도 좋았다.. toughguy76 10.10.21 633 0

이전으로이전으로211 | 212 | 213 | 214 | 215 | 216 | 217 | 218 | 219 | 220 | 221 | 222 | 223 | 224 | 225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