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가을이니까.. 가을엔 이런영화 한편쯤 봐야되는거 아닌가.. 싶었죠..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눈물흘릴만큼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은 아니지만.. 예고편의 그 아릿한 느낌이 좋더군요.. 그런데.. 영화는 예고편만큼의 포스를 지니고 있지 못하네요.. 그나마.. 영화 뒷부분은 좀 낫지.. 극중반까지는 이런 좋은 소재를 가지고 요렇게밖에 못만드나 싶을만큼.. 조잡스럽더군요.. 내가.. 사랑을 판타지를 가미해 그린 영화중 제일로 치는것이 <이터널 션샤인>인데.. 이 영화는 10을 보여줌으로 그뒤에 숨은 100을 보여주는 영화라면.. 이 영화 <시간여행자의 아내>는 10을 보여주는데.. 그 10조차도 잘 안보이고.. 5나 6만큼 정도밖엔 안보이는 영화네요.. 시간을 초월해다니는 남자.. 그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 잠깐 생각만해도.. 이것이 보여줄수 있는 영화적 장면과 감성이 무궁무진할듯한데.. 어째.. 이 영화는 이리도 앙상할까요.. 앙상한 서사를 감각적인 장면과.. 아름다운 배우들로만 메꾸려 하니.. 더욱 공허해 보이네요..
이 영화는 영원한 사랑을 예찬합니다.. 6살에 만났든 20살에 만났든.. 단 한사람에게 꽂힌 큐피드의 화살은 결코 다른쪽을 향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어린 클레어는 커다란 어른남자를 보면서.. 자기의 영원한 절대의 사랑임을 직감했을까요.. 게다가 그이후 자신의 사랑에 대한 믿음에 변화가 없습니다.. 영원한 사랑..?? 음.. 좋죠... 하지만 이런 정서는 어느가을날 내 감성을 말랑말랑하게 해줄정도라면 모를까.. 마음깊은곳을 건들이는건 무리네요.. 영원한 사랑을 믿는니.. 차라리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아줌마 아저씨를 따라 도를 믿는것이 낫지요.. 또.. 나같은 아줌마는.. 저 둘 사랑도 좋지만.. 남자는 노상 시간여행이나 하고 있으니.. 뭐 먹고사나.. 걱정에 노심초사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복권당첨'이라니.. 둘의 영원한 사랑에 걸림돌이 되는걸 이렇게 한방에 '인생역전'으로 해결하네요.. 사실.. 영화자체가 사랑의 본질에 대해 절절히 묻고있다면..이런식의 현실적인 문제 트집잡지 않을텐데.. 자꾸 빈곳이 보이니.. 이런식의 걱정이 끼어들더라구요..
여자배우로 레이첼 맥 애담스를 선택한건 영리한 선택이라고 봐지네요.. 레이첼 애덤스는 바로 '노트북'의 배우죠.. 그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왔더군요.. 에릭바나는 온몸에 철철 흐르는 남성적인 매력이 오히려 부담스럽던걸요.. 다만.. 시간여행중에는 옷이 없이 이동한다는것이 그나마 고맙죠..
내맘대로 2탄.. 죽은 헨리는... 그 이후에도 종종 찾아옵니다.. 처음엔 클레어.. 신발도 못신을 만큼 경황없이 뛰어옵니다.. 그를 만나러요.. 그러면서 안타까운 이별을 하지요.. 하지만.. 클레어는 점점 지쳐갑니다.. 그러다.. 헨리가 찾아오는것에 대해 무감해하다.. 싫어지기까지 합니다.. 결국 조용히 말합니다.. "이제 그만좀 오지.. 산사람은 살아야할꺼 아냐.. 당신 너무 이기적이군.."
좋은사람 내품에서 보듬는만큼 중요한게.. 그사람을 좋게 보내주는 것이라는걸 왜 모를까요..
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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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자의 아내(2009, The Time Traveler's Wife)
제작사 : New Line Cinema, Plan B Entertainment / 배급사 : (주)일레븐엔터테인먼트
수입사 : (주)해머픽쳐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