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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드라이브 섹스 드라이브
yghong15 2010-10-23 오전 8:45:45 902   [0]

‘10대 소년의 동정 떼기’는 할리우드 청춘코미디가 자주 우려먹는 소재다. 1980년대 초반 <포키스> 같은 영화부터 비교적 최근작인 <아메리칸 파이>나 <로드트립>까지 여러 영화가 비슷한 내용으로 적지 않은 매출을 올렸으니 제작자들이 관심을 두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들 영화 속 미국 소년들의 ‘총각 딱지’에 대한 수치심은 상상 이상인데, 꼭 미국이 아니더라도 요즘 청소년의 성모럴을 생각해보면 나름 공감은 간다. 물론 저렇게까지 처절하게 동정을 떼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은 여전히 남지만.

<섹스 드라이브>는 그 제목만큼 노골적인 영화는 아니다. 미국에서 10대 후반을 겨냥한 영화답게 몇몇 야한 장면과 대사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섹스라는 소재로 모든 내용을 뒤덮는 종류의 ‘저질 영화’는 아니다. “포스트사춘기 섹스코미디는 필름누아르나 웨스턴만큼이나 명징하게 구분되는 장르”라는 <빌리지 보이스>의 이야기처럼 이 영화 또한 성공한 같은 장르영화들의 길을 따른다. 자극적인 소재 이면에 평범한 미국 10대들이 가질 법한 혼란과 고민을 적나라하게 담아내는 점이나 오로지 이언의 동정을 떼기 위해 시작한 여행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세 친구가 성숙해진다는 점 등 <섹스 드라이브>는 이 장르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주드 애파토우의 <슈퍼배드>에 비견할 바는 아니지만, 이 영화 또한 시끌벅적한 섹스와 코미디의 소란 속에서 현재 청춘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건강하게 전해준다.

<헤드윅>의 노래들을 만들었던 스티븐 트래스크의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MGMT, AC/DC 등의 음악은 청춘들의 유랑을 잘 드러내고 있으며, 직접 출연까지 한 밴드 폴 아웃 보이의 모습 또한 재미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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