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지구에서 사는 법 지구에서 사는 법
yghong15 2010-10-24 오전 10:04:39 596   [0]

<다섯은 너무 많아> <나의 노래는>을 만든 안슬기 감독은 “홍상수 감독 영화의 주인공이 문어대가리의 외계인이라면 어떤 느낌일까, 그래도 일상으로 느껴질까?”라는 질문에서 이 영화를 출발했다고 한다. 그의 이 말을 해석하자면 감독은 홍상수의 영화가 일상의 세밀화이며 그 세밀한 일상에 문어대가리 외계인이라는 공상의 설정이 들어올 때 낯선 것과 낯익은 것 사이에 틈이 열리고 그 틈이 무한히 확장된 우주로 닿는 실마리가 될 거라고 예측한 것 같다. 일단 흥미로운 설정이다. 지구인의 습성에 낯설어하며 벌이는 외계인 연우의 행동에서 몇 가지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일화들도 발견된다. 그는 왜 지구인들은 뒤에서 안아주는 걸 좋아하는지 궁금해하고, 설거지를 하는 아내의 뒤에서 바지를 벗기면 좋아할 거라는 말을 믿고 우스꽝스럽게 행동으로 옮기기도 한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외계인’이라는 이 설정은 이 영화의 성취도에 어느 만큼 기여했을까. 외계인은 왜 이 지구에 살고 있을까, 라고 묻고 싶어질 때 영화는 후반부에 숨겨둔 비밀의 봉함을 열지만, 그건 너무 거대한 테마여서 다소 힘이 빠지며 동시에 영화적으로는 다소 서사의존적이다. 물론 <지구에서 사는 법>에 배인 어떤 외로움과 쓸쓸함, 그리고 그것에의 극복을 위한 인물들의 몸짓은 어떤 사전 정보 없이 불현듯 극장에서 이 영화를 마주칠 사람들에게 좋은 생각의 여유를 줄 것 같다. 그게 감독이 겨냥했던 동기가 온전히 실현된 것에서 왔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세밀한 일상에의 놀라운 전복은 설정이 아니라 감각의 차원에서 열리는데, <지구에서 사는 법>은 감각의 문을 열지 않고 설정의 뜰을 오래 거닌다.


(총 0명 참여)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88595 [더 홀 3D] 가벼운공포물 영화~ bzg1004 10.10.25 460 0
88594 [라스트 에..] 나름 재미있었던 영화~~ bzg1004 10.10.25 937 0
88593 [노르웨이의..] 잔혹함과 코믹성이있는 영화~~ bzg1004 10.10.25 483 0
88592 [부당거래] 10/22 부당거래 시사회 리뷰 sayks20 10.10.25 1174 0
88591 [골든 슬럼버] 긴장감좀있는 코메디영화~~ bzg1004 10.10.25 734 0
88590 [플래닛 51] 심심할때 보기 좋은 영화~~ bzg1004 10.10.25 321 0
88589 [라따뚜이] 달콤한 상상 jinks0212 10.10.25 9084 0
88588 [스튜어트 ..] 진짜 의외로 재밌네.ㅎ jinks0212 10.10.25 717 0
88587 [청담보살] 청담보살 jinks0212 10.10.25 966 0
88586 [육혈포 강..] 최고령 은행강도단 jinks0212 10.10.25 956 0
88585 [22블렛] 가족애를 다룬 작품이긴 한데... ghkxn 10.10.25 395 0
88584 [월 스트리..] 마르지 않는 탐욕의 샘 kaminari2002 10.10.25 740 0
88583 [소셜 네트..] 하버드의 괴짜에서 전세계 최연소 억만장자로.... jenot 10.10.24 592 0
88582 [참을 수 ..] 여자라면 한번쯤 꿈궈볼만한.. spitzbz 10.10.24 642 0
88581 [하바나 블..] 하바나 블루스 yghong15 10.10.24 393 0
88580 [호우시절] 사랑 그 설레임 yghong15 10.10.24 988 0
88579 [까칠한 그..] 영화제목??? yghong15 10.10.24 454 0
88578 [내 사랑 ..] 차분한 영화 yghong15 10.10.24 1185 0
현재 [지구에서 ..] 지구에서 사는 법 yghong15 10.10.24 596 0
88576 [페임] 진한 아쉬움.... yghong15 10.10.24 1540 0
88575 [왼편 마지..] 선한자를 건드리면 분노가 두배로 돌아온다 yghong15 10.10.24 592 0
88574 [미래를 걷..] 흑흑... yghong15 10.10.24 425 0
88573 [마이 시스..] 마춤아기 스토리 아니다 yghong15 10.10.24 833 0
88572 [9 : 나인] 모자이크 yghong15 10.10.24 726 0
88571 [된장] 사람을 홀리게하는 깊고 아름다운 맛. kaminari2002 10.10.24 480 0
88570 [파라노말 ..] 더 강해진 공포, 넓어진 이야기. kaminari2002 10.10.24 7426 1
88569 [심야의 FM] 수애vs김윤진 chiw1000 10.10.24 807 0
88568 [참을 수 ..]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 quqilzz 10.10.24 573 0
88567 [카핑 베토벤] [카핑 베토벤] 악성 베토벤 그리고 그의 음악에 대한 비밀 sch1109 10.10.24 843 0
88566 [에브리바디..] 이토록 인간적이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라니.... ldk209 10.10.23 904 0
88565 [검우강호] 살짝 과했던 욕심! ohssine 10.10.23 610 0
88564 [레터스 투..] 가을엔 역시 로맨스! nada356 10.10.23 568 0

이전으로이전으로211 | 212 | 213 | 214 | 215 | 216 | 217 | 218 | 219 | 220 | 221 | 222 | 223 | 224 | 225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