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공룡대탐험>은 세련된 CG캐릭터도 없고 실재감은커녕 입체감도 없지만, 기본에 충실한 사랑스러운 애니메이션이다. ‘어려움에 처한 진구를 도라에몽이 도와준다’는 TV시리즈의 기본 얼개는 그대로지만, 107분이라는 넉넉한 상영시간에 어울리게 다양한 흥밋거리가 더해졌다. 도라에몽의 앞주머니에서 끝없이 나오는 가지각색의 마법 도구들도 여전하다. 이번 극장판에서는 기상천외한 신종 도구들보다는 TV시리즈에서 한번쯤 소개됐던 도구들이 더 많이 사용된다. 그래도 머리에 달면 하늘을 날 수 있는 ‘대나무 헬리콥터’, 먹으면 친구가 되는 ‘복숭아 동자표 경단’, 사물의 크기를 줄여주는 ‘스몰라이트’ 등이 필요한 순간에 여지없이 진가를 발휘한다.
도구에 붙은 깜찍한 이름들이 말해주듯 영화에는 장난스러운 유머가 가득하다. 여기에 주요 관객층인 저학년 이하 아동의 눈높이에 맞춘 오락성과 교육성이 겸비됐다.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공룡을 중요한 캐릭터로 내세운 데다가 티라노사우루스, 후타바사우루스, 케찰코아틀루스 등 다양한 공룡의 종과 생김새를 알려준다. 진구 일행의 모험길에 새로운 공룡이 등장할 때면 캐릭터 중 하나가 또박또박 이름을 불러주는 동시에 화면에 자막으로 표기해주는 친절함도 갖췄다. 노력과 결실, 우정의 소중함, 환경보호 등 교훈적인 메시지도 꾸준히 드러난다.
사실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공룡대탐험>은 어른들에게도 권할 만한 애니메이션이다. 무엇보다 2D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최신 3D애니메이션과 비교하면 구식이지만 그 소박한 맛에 잠들어 있던 노스탤지어가 조용히 눈을 뜬다. 영화를 보는 집중력이야 어릴 때만 못해도 “그땐 그랬지”라는 옛 기억의 환기가 불쑥 찾아든다. 고전적인 서사와 결말의 신파도 향수의 일부다. 진구와 친구들이 어깨를 들썩일 때쯤이면 어린이 관객은 물론 어른들도 주체할 수 없이 슬퍼질지 모른다. 무릇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고, 즐거웠던 만큼 가슴 아픈 것 아니겠는가. 그래도 순수한 웃음거리가 도처에 있으니 엄마들은 걱정하지 말 것. 대사라고는 “삐이~”밖에 없는 피스케도 너무너무 귀여우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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