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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 것을 후지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naldory 2002-09-24 오후 4:59:09 1963   [6]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한국영화계 현존 최강의 문제적 감독이 한국 영화 사상 최대의 제작비를 쏟아부어 만든 이 이상한 영화 앞에서 평론가들이 상당히 난처해 하고 있습니다. 분명 허접한 영화임에 틀림없는데 '장선우'가 만들었다니 그 허접함에도 뭔가 컨셉이 있고 '허접'의 미학이 있을 것이라 생각들 하는 모양입니다.

제 입장에서 볼 때 이 영화는 그냥 후진 영화입니다. 솔직히 인정하고 마음의 평안을 찾으십시요. 이 영화는 후집니다.

일단 볼거리 면에서 후집니다. 이 영화가 얼마를 들여 만들었는지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 영화의 시각효과들은 상당히 후집니다. 엔딩 장면의 CG의 부자연스러움은 어린시절 즐겨보았던 특촬물들(이를테면 우뢰매 같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이 영화의 액션 장면들 역시 후집니다. 컨셉도 일관성도 없고 그냥 대책없이 이 영화, 저 영화에서 무분별하게 베낀 (물론 패러디라고 우기겠지만) 장면들로 가득합니다.

이야기 전개 역시 아주 후집니다. 플롯이 없기 때문에 씬과 씬 사이에 어떠한 개연성이나 인과관계가 없습니다. 따라서 클라이막스에 다다르기 까지 어떠한 긴장감도 느끼지 못합니다. 단지 액션의 강도와 폭파장면의 빈도수에 의해 클라이막스에 도달했음을 추측할 뿐입니다. 등장인물들이 감정을 쌓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둘의 해피엔딩은 좀 난데 없고 당황스럽습니다.

게임인데 뭐 어떻냐고요? 오늘날 게임에서 스토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이건 게임이 아니라 영홥니다. 이게 게임이었으면 이런 잡설도 필요없었겠지요. 영화는 재미 없어도 영화지만 재미없는 게임은 게임으로서 존재가치가 없는 것이니까요.


이 영화를 옹호하시는 분들도 위에서 열거한 이 영화의 '후진' 요소들에 대해서는 동의하실 겁니다. 사실 이러한 '후짐'은 영화로서 치명적인 단점이 아닐수도 있고 나름대로 영화의 미덕이라고 우길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문제는 감독이 이 '후짐'을 감추기 위해 영화에 장난을 쳐놨다는 사실입니다. 내러티브를 붕괴시켜 (사실 제가 보기엔 내러티브를 '포기'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실험영화인 척 하고, 동양 철학의 메타포를 갖다 붙여 (그것도 시대에 뒤떨어진 호접몽 비유로) 심오한 척 하고.

이거 참 비겁한 짓입니다. 왜 자기 영화의 후짐을 떳떳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겁니까?

만약 의도된 '후짐'이라면 좀더 떳떳하게 자기 영화의 후짐을 주장하십시오. 왜 후지게 만들어 놓고 안 그런척 합니까? 왜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고 그 책임을 관객에게 떠넘기려 합니까?



극장을 나오면서 당황해 했던 관객 여러분. 고민하지 마십시오. 영화의 당황스러움은 당신이 '고수'가 아닌데서 오는게 아니라 이 영화가 후진 영화인데서 오는 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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