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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우면 오케이~ 드래그 미 투 헬
yghong15 2010-10-31 오후 9:22:12 768   [0]
괴짜인 쿠엔틴 타란티노의 그라인드 하우스 작품인 데쓰 프루프와 플래닛 테러는 단순한 B급 작품이라는

정체성은 그 두 작품이 지닌 정서적 추억과 공유의 순간을 현재에 환기 시키는 역할을 했다. B급이라는

수식어가 지닌 파급력은 영화 자체의 작품성을 운운하기보다 정서적 자유분방함과 작가의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그런 취향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관객이 만들어가는 변방의 문화이자 영화라는 매체를 다양하게 만드는

스펙트럼의 한 층위를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스파이더맨으로 블록버스터의 달콤한 성공과 명성을 얻은 왕년의 공포의 제왕 샘 레이미가 아시아 공포의

지나친 맹목적 답습과 슬래셔의 그저 그런 피 칠갑의 관습에 실증 을 냈는지 전성기의 장기를 현재에

펼쳐놓았다. 그의 시도는 쿠엔틴 타란티노만큼이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공포라는 장르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B급의 정서에 블록버스터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전혀 하자가 없는 작품을 만들어 냈다.

그의 작품에서 쿠엔틴 타란티노와의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가 2009년에 내놓은 작품인

‘드래그 미 투 헬’의 타이틀 시퀀스는 정서적인 환기를 시킴으로서 그가 초창기 공포영화를 제작했던 시기의

추억을 관객에게 제공한다. 화려한 ‘UNIVERSAL’의 찬란한 디지털 효과가 가미된 타이틀 시퀀스가 아닌

UNIVERSAL의 70년대 타이틀 시퀀스를 그대로 사용한 점과 그 뒤 이어지는 자신의 스튜디오인 고스트

하우스의 해골의 등장은 상당한 고전적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모자람이 없다.

공포라고 하면 전형적으로 전개되는 인물간의 위계질서나 설정은 본 작품에서 등장하지 않는다. 자신의 승진을

노리는 연약한 현대인인 은행직원 크리스틴(앨리스 로먼)은 부지점장의 자리가 걸려있는 상황에서 집시인

가누시(로나 라버)의 대출 연장 요청을 거절한다. 그 요청에 대한 통보를 받고 미세스 가누시가 그냥 갔으면

크리스틴은 그저 그렇게 사는 현대인이었을 테지만 대출 연장을 해달라고 크리스틴 앞에서 무릎 꿇고 애원하는

가누시는 결국 크리스틴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드는 것도 모자라 돌이킬 수 없는 고통에 집어넣는다. 개척의

역사나 혹은 약탈의 역사가 숨 쉬는 미국 땅에서 고전적인 악마에 대한 전설이나 설화는 부재한 게 현실인 탓에

대출요청을 한 미세스 가누시는 유럽의 집시 출신이어야 했으며 집시의 요청을 거절했던 크리스틴은 집시의

악마의 저주를 받아야 하는 운명에 처한 것이다. 그런 운명에 처하기 전 가누시와 크리스틴의 차내에서의

격투는 피해자인 크리스틴을 수동적 존재로 그리지 않는다. 장르가 공포인데 가누시와 크리스틴의 대결은 얼핏

액션을 연상시키며 독특한 전개로 공포의 무서움 보다는 액션의 박진감과 샘 레이미가 선보이는 기가 막힌 웃음

유발 성 공포에 맞닥뜨리는 기이한 순간을 목도하게 되는 것이다.

미세스 가누시가 라미아라는 악마의 저주를 크리스틴에게 퍼부으면서 크리스틴은 3일동안 그 악마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악마의 흉측한 외양보다 그림자로 등장하는 악마의 모습과 폴리효과가 공포라는 장르에서

관객의 모골을 송연하게하고 긴장시키는 순간이 작품에 곳곳에 배어들어 있다. 밤이든 낮이든 가리지 않는

라미아의 습격과 듣는 것 자체가 고통인 금속음과 라미아의 힘으로 어디든 내동댕이쳐지는 앨리슨은 관객과

함께 동일시되는 인물인 것이며 그 불쾌하고 힘겨운 순간에 역동적인 액션을 선보인다. 라미아가 직접

크리스틴을 괴롭히는 장면도 압권이지만 대출 안 해 줬다고 차안에서부터 크리스틴을 괴롭힌 가누시의 존재는

라미아 보다 더 흉측하게 다가온다. 꿈속에서 침대 옆에 있는 애인인 클레이(저스틴 롱)를 대신해 크리스틴의

얼굴 앞에 자신의 끔찍한 얼굴을 들이데고 구데기를 토해내며 사과를 하러 찾아간 가누시의 집에서는 굳은

시신으로도 자신의 토사물을 크리스틴의 입속으로 집어넣으며 굳은 손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쥐어뜯는 괴력까지 지녔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헐리웃 공포의 관습이었던 무지막지한 피칠갑의 슬래셔와

최근에 무분별하게 시도되는 아시아 공포의 리메이크 열풍에 반기를 들듯 영화 속에서는 피를 동반한 시각적

충격보다는 청각을 통해 근본적인 공포가 제공되며 극단적인 클로즈업과 라미아를 능가하는 미세스 가누시의

안면은 공포라는 장르의 고전적 재미와 함께 긴장을 즐기면서도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끔 만드는 효과를

창출했다.

영화라는 매체의 외양과 그 소통수단의 다양화가 어느 때보다 활발한 격변을 겪고 있는 이때에

‘드래그 미 투 헬’은 상영관이라는 대형 공간의 필요성을 지속시키는 효과까지 발휘했다. 극단적인 클로즈업을

통해 미세스 가누시의 무시무시한 얼굴을 목격할 충격과 재미를 보장받은 것이고 대형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불쾌한 금속성 소리를 들음으로서 상영관의 존재가 관객의 시청각을 효과적으로 자극하는 결과를 도출했기

때문이다.

정서의 환기와 근본에 충실한 기본기가 보장된 ‘드래그 미 투 헬’은 ‘1408’이후 역동성 하나만큼은 꼭 체험할만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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