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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날 수 없는 욕망의 늪 부당거래
sh0528p 2010-11-03 오전 12:31:38 755   [0]

이 영화의 감독을 모르고 영화를 먼저 보았다면
아마 난 절대 감독을 맞추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내게 이 영화는 가히 충격적이다.

 

 

"난 진짜 아니라고..."


한 사내가 쫒긴다. 손에 권총을 든 채로...
경찰은 발포하며 그 사내를 추격한다.
막다른 곳에 대치하지만 말을 채 끝마치지도 못한 채 경찰에 죽음을 당하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그가 어떻게 총을 소유하게 되었는지는 중요치않다.
다만 그 사내가 마치지 못한 말 속에 감춰진 '범인'이라는 단어는 이번 작품에 가장 중요한 단어이고
이를 관객들에게 강렬하게 각인시키면서 화려한 오프닝을 시작한다.

 

 

그러나 <부당거래>는 진범을 밝히는 미스테리가 핵심이 아니다.
그보다 진짜 범인을 잡지 못한 경찰과 비리 검찰 그리고 이들의 비리를 도와주며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스폰서간에 꼬이고 뒤틀린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전국을 들썩이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해서는 배우(가짜 점인)를 만들어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경찰을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검찰은 경찰을 회유하려다 뜻대로 되지 않자 힘으로 제압하여 대립구도가 되고 배우를 만든 조폭출신 건설회사 사장은 이틈을 노려 자신의 이익을 챙겨간다.  이들끼리 물고 물리며 살기위해 버둥대는 모습 속엔 정의는 사라지고 공정한 사회는 자취를 감추었다. <부당거래>는 이들이 왜 이런 선택을 했고 어떻게 파멸해 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선택에 여지가 없어. 범인이 있어야 해. 살아있는..."


궁지에 몰려 어쩌지 못한 경찰이 대국민을 속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가짜 범인을 만들고 그를 회유해 스스로 자백하게 만드는 것이다. 어찌보면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만 최철기 반장에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엄밀히 말하면 그는 전형적인 비리 경찰은 아니다. 태경그룹 회장 김양수로부터 접대와 뇌물을 정기적으로 받는 비리 검찰이나 자신의 빌딩을 완공시키기 위해 법을 서슴없이 어기는 해동그룹 사장과는 차이가 있다.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번번히 승진에서 누락되고 자신의 부하들이나 처남은 직분과 친분을 남용하고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긴다. 이로인해 최반장은 점점 궁지에 몰리고 어쩔 수 없이 그들이 짜놓은 계략대로 움직일 수 밖에없는 불쌍한 인물이다.

 

 

잘되면 국민을 속여 사건이 무마되고 잘안되면 가지치기하듯 모든 책임을 최반장에게 뒤집어 씌워 처리하면 되는 무서운 계략. 최반장도 그걸 알지만 '경찰대는 줄기야. 이번건만 잘 되면 넌 뿌리와 직접 연결될 수 있어'라는 달콤한 유혹을 차마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렇게 잘못 디딘 발은 점점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어 헤어나올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되고 뒤늦게 후회하지만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지경까지 가버린 자신을 보게 될 뿐이다. <부당거래>에서는 경찰내부에서 경찰대 출신의 진급 혜택이라는 문제점을 보여준 것과 더불어 검사와 경찰의 불편한 관계나 아무리 흉악한 범죄자라도 정신이상자는 처벌이 아닌 치료를 한다라는 법의 모순을 꼬집기도 한다. <부당거래>가 높은 점수를 주는 이유는 단순히 재미와 잘짜여진 스토리만이 아닌 알지만 말하지 않았던 사회 문제를 과감히 노출해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를 되새겨보게 한다는 점이다.

 

"너 지금부터 범인해라"


해동그룹 CEO인 장석구(유해진)가 한 대사로 이번 작품을 단적으로 표현한 대사이다. 이 대사를 하는 유해진은 장석구를 연기하면서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모자라고 푼수같은 모습에서 벗어나 <이끼>에서 보여준 광기어린 소름돋는 연기 이상을 보여준다.  더러운 악행을 일삼는 비열함 속에 혼자는 절대죽지 않는다며 상대방의 약점을 잡고 이를 이용하는 치밀함을 보여준 유해진의 연기는 지금까지의 연기를 집대성한 완성도를 보였다.

 

 

그에 비해 류승완 감독 작품에 늘 나왔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도 등장해 검사 배역을 한것이 아닌가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 류승범은 오히려 비리 검사역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명석한 두뇌로 몰린 상황에서 반격을 해 오히려 전세를 역전시키고 사건의 전말을 밝혀내 경쟁자에게 패배를 인정하게 만드는 잔인한 모습은 어쩌면 류승범이 아니면 누가 이렇게 잘 소화해 낼 수 있을까 싶다. 게다가  다소 무거운 이야기 속에서 유일하게  공수사관과의 티격대는 상황에서는 웃음까지 주는 천재적인 센스까지...

 

유해진이나 류승범 모두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개인적으로 <부당 거래>의 연기에 압권은 단연 황정민이라고 본다. 이미 정평이 나있는 그의 연기가 특히 이번 작품에서 더 훌륭했다 볼 수 없지만 어쩔 수 없이 빠져 허우적대는 안타까운 삶의 무게나 잘못된 판단으로 맞이하게 된 비참한 결말의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을 이토록 비통하게 만들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될까... 류승완 사단은 아니지만 잘 만들어진 각본과 훌륭한 연출을 더욱 값지게 만든 황정민이 있어 <부당거래>가 최고라는 찬사가 더욱 잘 어울리는 작품으로 탄생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외에 눈에 띄는 몇분의 출연이 반갑다. 두말 할 필요없는 <방자전>의 송새벽. 이번 작품에선 별 대사가 없어 아쉽지만 짧고 굵은 인상을 남겼고, 역시나 <방자전>에서의 오정세는 기자역으로 출연해 여전한 입담을 보여준다.  진지함 속에 코믹 캐릭터인 공수사관에 정만식의 연기와 우정 출연으로 여전한 날카로운 눈빛을 보여준 안길광. 거기에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의 모습은 색다른 맛을 주고 있다.

 

"니들하고 그만좀 엮이자..."


어찌보면 자신의 미래를 알고 있었지만 스스로 바꿀 수 있으리라는 생각과 본인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만든 선택은 보는 이의 마음도 무겁게 만들었다. 선을 넘지 않으려는 그의 바램과는 달리 약점을 잡은 이들은 끝없이 물고 늘어졌고 자신보다 더 강한 힘 앞에서 무기력해진 상황에선 한없이 나약하고 작아진 최반장은 부당 거래의 가장 큰 피해가이다.

 


그러나 잘못을 저지르고도 특권층이라는 이유로 죄값을 받지 않는 모습에선 현실의 벽을 느끼며 절망하게도 된다. 하지만 분명 보이지 않는 정의는  이후 법을 피해간 다른 이들도  최반장이 맞게 된 비운의 결말처럼 누구도 욕망의 늪에선 헤어날 수 없는 결말을 맞았으리라 믿는다. 그것이 정의를 믿는 진리이기 때문이다.


"에필로그"

 

그토록 잡고 싶었던 범인, 그러나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선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관객에게 영화는 큰 반전을 선사한다. 그래서인지 상영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재미있었고 몰입하면서 본 몇 안되는 영화 중 하나다. 이제껏 거친 남자의 주먹 세계를 통해 세상을 말했던 류승완 감독이 주먹대신 야망을 위해 대립하는 세상의 어두운 단면을 그려낸 색다른 도전이었지만 정말 멋지게 해냈다. 배우의 연기, 감독의 연출 그리고 잘 짜여진 스토리까지 모두 다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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