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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른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yghong15 2010-11-04 오후 5:53:04 1051   [0]
0.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처음 접하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나 강원도의 힘, 오! 수정 등 일부 영화는 중간에 몇몇 장면을 tv에서 보기도 했지만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접한 적은 처음이다. 그래서 일종의 두려움이 있었다. 여기저기 대내외에서 말하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세계를 알아야 하나? 알 수 있을까? 예습도 복습도 안해봤는데???





0.1 이런 배우들이 좋다.

김태우, 엄지원, 공형진, 정유미, 문소리(목소리만), 고현정, 유준상, 하정우... 그리고 다른 수많은 분들은... 제가 잘 몰라뵈서 죄송.

소설가 김연수씨께서도 등장이라! 씨네21에서 이야기만 들었는데 그 영화감독역이 바로 김연수씨라니.... 전혀 상상도 못했던 이미지라.... 허을....





0.2 참기 힘든 영화

5/22, 금요일 저녁에 두시간 넘게 '터미네이터:미래전쟁의 시작'을 보고 영화관을 옮겨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봤다. 천안 씨너스와 천안 야우리의 좌석에도 그 이유가 있었지만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보는데 꽤 힘들었다. (좌석은 씨너스의 승!) 화면에 비해 등받이의 각도가 매우 좁아서 고개를 들면서 봐야 하는 불편과, 영화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녀커플이며, 또는 녀녀커플이 대부분이어서 심적인 불편이 있었으며, 마지막으로 오른쪽 건너편에 앉은 한 커플 중 남자가 앞 좌석에 발을 올리는 것이 신경쓰여서 불편했었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무척 기대를 했다. 본 적이 없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그런데 영화를 본 지 십여분 만에 기분이 무척 상했으며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다름이 아닌 '구경남'의 행동때문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행동중의 하나를 구경남이 하는거다. 이!런!

구경남이 하는 행동이 특별한 것은 아닌데... 아흐~ 왜 이리 내가 보는 것이 이렇게 껄끄럽고... 짜증나고... 신경질나고.. 빌어먹을... 뭐라고 해야 하나? 지식인의 가증스러운 가면이라고 해야 하나? 특히나 구경남이 영화배우를 만나서 질질 싸는 것을 볼 때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극장을 나가려고 했다. 정말로! 아무리 구역질 나고 졸리운 영화라도 영화보다 나간 적이 없는데 진짜 그러고 싶었다.!!!

하지만, 그 순간을 넘기니 그 다음부터는 볼만 했다. 구경남의 찌질감은 갈 수록 극이 되어 가는데도... 이제는 볼 만 하더라. 중간에 나오는 공형진과 정유미의 느낌도 좋았고... 소설가 김연수가 나온 후 방안에서의 술마시는 장면도 좋았다. 제천에서의 마지막에 엄지원과 빗길을 걸으며 하는 대화 역시 괜찮았다. 그래도 구경남은 역쉬 짜증~

제주에서 유준상의 모습에, 그리고 영화학도들의 모습에, 그리고 팔씨름의 모습에 또 짜증이 올라왔다. 게다가 구경남의 대선배가 나타나서 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하는 모습이 그대로 제천에서의 모습이 겹쳐진다. 고현정이 나오고, 하정우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점점 더 달아오르고... 그런데도 불편한 것이 많다.

가장 짜증나는, 참을 수 없는 장면들은....

1. 구경남이 여배우를 만나 굽신굽신

2. 연회장에서 에로배우에게 거들먹 거리다가 후배 영화감독에게 소심한 지랄

3. 아는 동생집에서 동생 제수씨에게 해대는 말과 꿈인지 생신지 모를 그 상황에서의 염병~할.... 책임론?

4.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서 울먹거리면서 변명해대는 것

5. 마지막 침대에서의 지랄... 아흐~~

왜 그렇게 짜증이 나는가? 내가 왜 그리 이 영화를 참을 수 없었을까? 다른 사람들은 키득키득 거리면서 웃고 즐기고 (이 영화가 코미디였나?) 그랬는데 나는 왜 우스운 순간에서도 짜증이 났을까? 왜?





0.3 조립/해체/재조립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조립과 해체, 그리고 재조립이란 이야길 들었다. 확실히 영화는 제천에서 조립, 그걸 해체한 후 제주에서 다시 재조립한다. 물론 두 번째 조립이 첫 번째 조립과 틀리다. 확실히. 그렇기 때문에 두 번째의 조립은 첫 번째보다 흥미롭더라.

무얼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모르겠다. 정말... 마지막에 나온 '잘 알지도 못하면서'라는 말이 맞다. 난 아직 홍상수 감독을 잘 모른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내가 이래 저래 판단할 순 없는 것 같다. 아니, 없다.

앞으로도 그의 영화를 볼 수 있을까? 이 영화가 이 전의 홍상수 감독의 영화보다 훨씬 대중적이라는데... 과연.... 앞으로도 그의 영화를 볼 수 있을까? 예전 영화가 더 보기 힘들까? 앞으로의 영화가 더 보기 힘들까? 아무튼 쉽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이런 영화는... 정말 난생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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