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성격, 직업은 물론 사고방식도 다른 두 자매 명주(공효진)와 명은(신민아). 고향인 제주도에서 어머니를 이어 생선가게를 하는 명주와 서울의 대기업에 다니는 커리어 우먼 명은은 어머니의 장례식 후, 명은의 아버지를 찾으러 여행을 떠난다.명은의 아버지라 한 이유가 있다. 명주와 명은은 아버지가 다른 것이다. 즉 아버지는 다르지만, 어머니가 같은 자매인 것이다. 명주의 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명은이 태어난 후 떠난 명은의 아버지는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지만, 끝끝내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영화는 명주와 명은, 두 자매의 로드무비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자매가 아버지를 찾으러 떠나는 여행에서 서로 티격태격 싸우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성장한다. 어찌보면 평범하게도 볼 수 있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주연을 맡은 신민아와 공효진이다. 아버지의 부재에서 오는 슬픔, 딸에게 아버지를 남겨주지 못함에서 오는 아픔을 절절하게 표현한 두 여배우는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평범할 수 있는 영화를 평범하지 않도록 만든 것이다.

한편 영화 속에는 남자 배우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돌아가신 어머니부터 이모, 명주와 명은, 그리고 명주의 딸. 남자 배우로는 명은의 아버지와 명주의 남편 둘이 전부이다. 모두 다 진정한 의미의 가족을 구성하지 못하고, 부재에서 오는 슬픔, 아픔을 겪는다.

여기서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가 던지는 주제가 있다. 비록 진정한 의미의 가족 없더라도, 아버지라는 존재가 없더라도, 서로 사랑하고 의지함으로써 그 부재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 부재라는 것도 우리가 알지 못해서 생기는 것일 수도 있다.이 영화는 나중에 매우 크고 슬픈 반전이 있다. 이렇게 말하면 반전을 찾아볼텐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반전을 모르는 채로 이 영화를 봐야 그 감동과 의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