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굳이 분류해 보자면 두 종류의 영화가 있을 것 같다. 한가지는 처음부터 정색을 하고 이 영화를 보면서 관객에게 어떤 느낌을 가지라고 우격다짐으로 강요하는 영화가 있는 반면에, 어깨에 힘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영화를 보여주면서 스폰지에 물이 적셔지듯 영화의 주제에 공감하게 하는 영화가 있다. 영화 '트래픽'이 후자의 스폰지에 물 적셔지듯 관객의 감흥을 이끌어 내는 영화인 듯 하다. 영화는 자연광, 블루톤, 옐로우톤의 삼색이 서로 다른 시퀀스를 비추며 미국의 뿌리깊은 마약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처음에는 그 서로다른 톤이 볼때 불편함을 느끼게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차츰 익숙해져 가며 어우러지는 듯한 자연스런 느낌을 갖게 된다. 이는 서로다른 상황을 보여주는 시퀀스들이 서로 단절된듯 보이지만 결국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마약의 공급과 수요와 중간거래의 모든 부분이 단절된듯한 선으로 이루어있는 듯 하지만 점과 점으로 이루어진 밀접한 선들의 집합체인 것이다. 또한 이러한 극의 전개를 단절된듯이 보여주지만 결국엔 한 묶음으로 보여지게 하는 편집실력도 이 영화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인 듯 하다. 이 같은 세가지 이야기의 구성을 잘못 편집했다면 뒤죽박죽 엉망이 될 법한테도 이 영화는 전혀 어색한 부분 없이 자연스럽게 극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고로 영화 '트래픽'은--> 좋은 영화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