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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즐길만한 요소가 없다... 초능력자
ldk209 2010-11-16 오후 5:11:14 726   [1]
딱히 즐길만한 요소가 없다... ★★☆

 

※ 결론 등 영화의 중요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겉으로만 보면 삐쩍 꼴은 몸매에 한 쪽 다리를 저는 장애인이지만, 초인(강동원)은 눈빛만으로 사람들을 조종할 수 있는 초능력자다. 그렇다고 초인이 그 초능력으로 대단한 권력을 누리는 것도 아니다. 그저 전당포 등에서 생활비 등을 충당하는 정도다. 그러던 어느 날 초인은 한 전당포에서 자신의 통제를 벗어난 유일한 존재 규남(고수)을 만나게 된다. 당황한 초인은 전당포 주인(변희봉)을 살해하게 되고, 이때부터 초인은 규남을, 규남은 초인을 상대로 서로를 제압하기 위한 대결을 펼쳐나간다.

 

<초능력자>의 기본 설정은 다분히 현실 사회구조적 관계를 연상시키는 지점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힘으로 다수의 대중을 조종하는 권력자, 조종의 대상이 된지도 모르는 다수의 대중, 권력자의 조종을 거부하는 소수의 저항 세력. 초인은 정치권력을 장악한 세력일지도 모르고, 또는 다수의 대중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세뇌시키는 언론일지도 모른다. 권력자는 저항세력에 대해 너희들의 저항으로 오히려 사회적 위해가 증가한다는 협박을 서슴지 않으며, 저항세력은 뻔히 눈에 보이는 불합리함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다른 의미에서 타인과는 다른 존재로 태어나 섞이지 못하는 초인을 성적소수자에 대한 메타포로 받아들일 여지도 있다. 이를테면 영화 <엑스맨>과 동일한 차원에서. 물론 감독의 연출 의도는 후자보다는 전자에 가깝다고 느껴진다. (그렇다면 의문은 왜 굳이 초인을 생활비 정도나 버는 존재로 그렸는가 하는 점이다. 좀 더 사회적 공분을 일으킬만한 범죄자나 초능력을 이용해 거대한 권력을 장악하려는 존재로 그렸다면 그런 대립관계가 더 부각되지 않았을까?)

 

왜냐면 둘의 속성부터 둘이 서로를 제압하기 위해 동원하는 사회적 관계가 그러하다. 초인은 때때로 다수에 대해 동경의 눈빛을 보낸다. 특히 수족관의 물고기 떼라든가 군중에 대한 초인의 동경. 반면 규남은 항상 누군가와 함께 존재하며 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듯 보인다. 특히 규남이 초인에 맞서기 위해 손을 잡는 관계가 바로 우리 사회의 주변부, 소외 받는 존재들이란 점은 왠지 모르게 의미심장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최근 <돌이킬 수 없는>에 대해서도 올바른 주제 의식에 비해 영화적 재미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다른 차원이긴 하지만 <초능력자> 역시 마찬가지다. 위에서 말했듯이 <초능력자>의 기본 설정이나 대립구도는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그럼에도 <돌이킬 수 없는>이 주제의 과다한 강조로 인해 재미를 잃었다면, <초능력자>는 흥미로운 설정을 구체적으로 이미지화시켜내고 스토리로 풀어내지 못함으로서 딱히 재미를 느낄 지점을 찾기 힘들었다.

 

초인이 발휘하는 초능력의 범위 자체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좀 애매하고, 많은 사람을 동원해 달려드는 규남을 저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고작 붙잡고 늘어질 정도의 능력이란 것도 소소해 보인다. 규남이나 초인이 상대를 추격하거나 도망가기 위해 움직이는 동선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며, 놀랄 정도로 많은 코미디적 요소도 재밌다기 보다는 물 위에 떠도는 기름 같다는 느낌이 강하다. 특히 코미디적 요소는 영화보는 초반부터 좀 의외였다. 적당히 간을 맞추는 정도가 아니라 혹시 이 영화가 코미디 장르였나 싶을 정도로 과한 느낌이 있었는데, 다분히 호러적 느낌의 자살 장면에 덧붙여질 때의 이질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아마도 영화보는 사람들 대부분이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터인데, 이 영화에서 그나마 인상적인 장면이나 설정이 다른 영화에서 빌려온 것이라는 점이다. 초인의 조종에 의해 스스로 자신의 목을 비틀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음을 맞는 사람들의 모습은 정확하게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해프닝>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그나마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 장면이긴 하지만, <해프닝>의 원장면과 비교했을 때, <초능력자>에서의 자살 장면들은 대체로 무덤덤한 편이다. 이미지로도 그렇지만, 음향 효과에서 특히 더 그렇다. (<해프닝>의 최고 장점 중 하나는 음향 효과였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비교되니 더구나..)

 

마지막으로 영화가 거의 끝나는 지점에 가서야 비로소 이 영화의 전체 설정에 <언브레이커블>이 드리워져 있다는 사실을 관객은 알게 된다. 결국 규남 역시 초인과 마찬가지로 초능력자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반전이라고 숨겨 놨는지는 모르겠지만,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고 느껴졌다. 왜냐면 초인에게 조종당하지 않는 능력 외에 규남이 가진 실제적 능력에 대한 힌트가 전혀 제공되지 않았거나,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되어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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