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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지 못했기에 아름다운 김종욱 찾기
sh0528p 2010-12-06 오전 12:53:13 779   [0]

문득 추억하게 한다.
내 첫사랑에 대하여...

 

 

 


"절반의 성공과 남은 절반의 위험"

 

작품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이 영화를 본다면 왠지 얼마전 개봉한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을 보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첫사랑을 못잊는 여자를 위해 첫사랑을 찾아주는 남자가 '김종욱'이란 이름 하나로 그녀의 남자를 만나러 다니는 모습은 <레터스...>와 너무도 닮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다행(?)히도 동명의 뮤지컬이 원작인 순수 토종 우리 작품 되시겠다. 뮤지컬 <김종욱찾기>의 홈피에 보면 창작 뮤지컬 계 블루칩 장유정(극작/작사), 김혜성(작곡) 콤비의 대표작으로 ‘창작뮤지컬의 신화’, ‘No.1 창작뮤지컬’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가진 작품으로 2006년 초연을 시작으로 평균 객석 점유율 93%을 기록하며 누적 관객이 약 10만명에 이르는 대단히 유명한 작품이란 점이다. (근데 난 왜 몰랐지?)

 

 

그런 유명한 작품을 영화로 옮긴다는 것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갖고 가지만 남은 만큼의 위험성도 내포된 시도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지명도 있는 작품이란 점에선 사전 홍보가 된 소위 검증된 작품이란 것이기에 왠만만하면 흥행은 성공한다는 공식이 성립하지만  좋은 원작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 무두 흥행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고 원작의 느낌을 살리지 못한 작품들은 관객들로부터 혹평을 면치 못하는 사례를 주변에서 찾아 볼 수 있다는 점에선 그만큼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기도 하다.

 

"숨겨진 배우의 매력을 찾아라"

 

장유정 감독은 본인의 장편 영화로의 첫 데뷔를 안전하지만 위험한 시도를 선택했다. 첫 영화이고 유명한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다는 부담감이 있었겠고,  뮤지컬에서 춤과 노래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을 어떻게 영화에선 풀어가는 가가 가장 큰 난제였을 것이지만 이미 수많은 공연 연출을 경험한 장감독은 충분하고도 훌륭하게 살려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배우들에게선 그들이 장점과 숨겨진 매력을 두가지의 매력을 한꺼번에 보여주고 있고 스토리의 아스라한 사랑 느낌은 전혀 맞지 않아 보이는 커플의 알콩 달콩, 티격태격하면서 사랑이 싹터가는 과정을 로맨틱하게 살려내고 있다.

 

 

인도에서 우연히 만난 첫사랑 김종욱을 잊지 못하는 지우(임수정). 자신의 이익보다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이 앞서 직장을 잃고 기발한 사업 아이템을 잡아 새로운 사업인 '첫사랑 찾아주기'를 시작한 기준(공유). 기준이 지우를 위해 김종욱을 찾으러 다니는 과정은 기발하고 유쾌하며 위트가 넘친다. 이 점은 감독의 연출된 부분도 있지만 본래 자신들의 스타일을 과감히 벗어던진 배우들의 연기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털털하고 남자같은 성격을 보여주는 지우와 여성스럽고 소심한 기준은 평소 임수정과 공유의 느낌과도 정 반대인 느낌을 주면서 남,여가 뒤바뀐 색다른 맛을 주고 있다.  거기에 더해 지우의 기억속에 자신과 김종욱 (공유가 연기하는)은 현실과는 또 전혀 반대인 착하고 여성스러운 여자와 자상하고 로맨틱한 남자의 모습을 대비시키며 배우들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흔하지만 흔하지 않은 스타일의 로맨스"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여자 지우. 그는 왜 첫사랑을 찾으려 할까? 그만큼 사랑하는 감정이 남아 있어서겠지... 처음 두 사람은 서로 각자의 목적을 위해 함께 하는 계약 관계이다. 털털한 남자같은 성격의 지우와 소심하고 유약한 기준은 서로에게 매력을 느낄 수 없는 정반대의 커플이로 당연히 처음엔 마찰이 많고 서로에게 호감이란 감정은 찾을 수가 없다. 느낌이 비슷한 영화라고 생각한 <레터스 투 줄리엣>에서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친 것처럼 이런 상황은 처음부터 불꽃이 튀는 커플의 사랑 이야기보다 보는 사람들에겐 이 잘 어울리는 커플이 서로 잘 해 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켜보게 되는 매력이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종욱찾기>는 여전히 상투적인 커플 방정식의 괘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처음에 단점으로 보였던 것들이 이제는 왠지 눈 앞에 아른거리며 오히려 생각나게 만드는 과정은 여기서도 예외가 아니다.

 

만약 그것만 있으면 뮤지컬에서도 이런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지 모른다. 식상하고 흔한 이야기를 배우만 바뀌고 무대만 변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을테니까. 하지만 <김종욱찾기>에는 '첫사랑'이라는 것이 다른 작품과 다른 핵심이다. 서툴고 경험이 없어 이루지 못하지만 평생 잊을 수 없는 바로 첫사랑을 다루고 있기에 이들의 이야기엔 결말을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숨겨진 무언가가 있다. 처음 질문처럼 그녀는 첫사랑을 찾으려 하지만 한참이 지난 어느 순간 지우에게 비밀이 있음을 알게 된다. 과연 그녀의 비밀은 무엇일까?  인도 기차역에서 그토록 사랑한 남자를 쫒아 가려던 이유는 무엇이었고 왜 달라진 것일지에 대한 비밀은 어쩌면 지우와 기준 커플의 결실을 막을 지도 모를 장벽이 될 지도 모르기에 뻔한 결말을 예상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다만 지우가 갑작스레 뮤지컬 배우로 올라가는 과정이나 배우들의 가끔식 보이는 작위적인 모습들 거기에 씬 스틸러처럼 화려한 조연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긴하다. 그러나 이 영화에선 이런 점은 아주 사소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단점을 신경쓸 겨를도 없이 보는 동안 이들의 이야기에 젖어 들게 되기 때문이다.

 

"에필로그"

 

사랑은 축복이라 말한다.
사랑하면 세상에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이고 먹지 않아도 행복하다 말한다.
그래서 사랑의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사랑을 해 본 사람들은 어서 사랑하라고 감히 조언한다.

 

그러나 사랑은 아픈 것이라고 함께 말해주지 않는다.
사랑의 열정은 생각처럼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중요한 사실도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의 소종함을 자주 잊어버리곤 한다.
지금의 사랑이 내일까지 계속되고 언제까지나 사랑이 계속될거라 착각한다.
마치 인간에게 공기나 물의 소중함을 가끔 잊는 것처럼 ...

 

그렇게 소중하고 행복한 사랑을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들은 처음이기에 사랑의 열병을 앓는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감정과 느낌 그리고 행복과 아픔을 경험하며 깨닫는 첫사랑.
처음하는만큼 미숙하고 서툴러 첫사랑은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첫사랑은 이루지 못하는 사랑이라고들 말한다.

 

나 역시 첫사랑은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는다.
미숙했지만 순수하게 마음껏 사랑했으니까.
비록 첫사랑은 이루지 못했지만 더 값진 일생의 사랑을 했고, 지금 내게 첫사랑은 아련한 기억 속 추억일 뿐이다.

 

그래도 가끔은 추억 속 그녀가 궁금하다.
내 '김종욱'은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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