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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로드리게즈가 연출을 딱! 스트레스가 딱! 마셰티
ldk209 2011-04-27 오후 3:03:42 950   [0]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연출을 딱! 스트레스가 딱! ★★★☆

 

2007년 영화계의 악동이라 불리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로버트 로드리게즈는 공동으로 <그라인드 하우스>를 연출한다. <그라인드 하우스>는 1970년대 미국에서 유행하던 일종의 동시상영관을 지칭하는 용어로, 소규모 자본으로 완성된 섹스, 폭력을 중심으로 한 B급 영화를 주로 상영했다고 한다. 우리에게도 있었던 동시상영관과의 차이라면, 우리는 개봉관에서 막을 내린 영화를 재상영한 것이라면, 미국의 그라인드 하우스는 아예 처음부터 그라인드 하우스용으로 제작한 영화만(!)을 상영했다고 한다.

 

아무튼 두 악동, 쿠엔틴 타란티노와 로버트 로드리게즈는 <그라인드 하우스>라는 큰 타이틀 아래에 각자 <데쓰 프루프>와 <플래닛 테러>를 선보였고, 그 사이에 가짜 예고편 4편을 끼워 넣어 상영하였다.(미국에서만. 한국 등 다른 국가에선 별도의 두 편으로 나눠 상영했고 따라서 가짜 예고편은 우리의 경우 <마셰티>만이 <플래닛 테러> 앞에 상영되었다) 4편의 가짜 예고편은 롭 좀비 감독의 <Werewolf Women of the S.S>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Don't!> 일라이 로스 감독의 <Thanksgiving> 그리고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마셰티>였다.

 

네 편의 가짜 예고편 중 사람들의 눈길을 가장 크게 사로잡은 것이 바로 <마셰티>. 많은 팬들은 <마셰티>를 장편으로 보고 싶다며 성원을 보냈고, 로버트 로드리게즈는 결국 <마셰티>를 영화화하기에 이른다.

 

외모로만 보면 누구보다 거친 범죄자를 연상하게 하는 연방보안관인 마셰티(대니 트레조)는 마약밀매업자 토레스(스티븐 시걸)에게 가족을 잃고, 생계를 위해 맡은 청부살인마저 함정에 빠지면서 도망자 신세가 된다. 마셰티는 함정의 뒤에 미국 상원의원 맥라글린(로버트 드 니로)과 토레스의 음모가 있음을 알게 되고, 미녀 수사관인 사타나(제시카 알바), 여전사 루즈(미셸 로드리게즈) 등의 도움을 받아 복수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스토리는 별 의미 없다. 사실 앞뒤도 맞지 않고, 왜 미인들이 마셰티만 보면 옷을 벗고 잠자리를 같이 하려 드는지 도저히 이해되지도 않는다. 당연하게 <마셰티>는 이해하라고 만든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건 전작과 마찬가지로 <그라인드 하우스> 문화의 복원이다. 지직거리는 화면과 황당무계한 스토리, 어설픈 연기와 어설픈 연출, 편집은 바로 그라인드 하우스의 전통(?)이기 때문이다.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영화 취향이 그러하기도 하거니와 그라인드 하우스 영화의 전통대로 <마셰티>는 어떤 영화보다 유혈이 낭자한 폭력의 세계를 보여준다. 마셰티(이는 주인공의 이름이자 동시에 밀림에서 사용하는 거대한 칼의 이름이다)가 춤을 출 때마다 사람들의 목이 뎅겅 잘려 나가고, 총에 머리가 박살나는 등 화면은 온통 핏빛으로 물든다. 특히 마셰티를 치료하던 의사가 인간의 내장이 18m에 달한다는 농담을 한 직후, 마셰티가 자신을 잡으러 온 상대의 배를 자르고 내장을 끄집어내어 병원에서 탈출하는 장면에선 그저 입이 떡 벌어진다.

 

그리고 마셰티에는 유머가 있다. 인물들의 어처구니없는 대사도 유머지만 무엇보다 현실감이 떨어지는 폭력 자체가 유머러스하다. 잔인한 영화들은 많다. 그러나 <마셰티>는 그러한 잔인함이 심리적으로 과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왜냐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고, 엉터리처럼 보이기 때문이며, 유머와 버무려져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이러한 특징들은 잔인함의 정도를 덜 느끼도록 하는 것 같다.

 

게다가 로버트 드 니로, 돈 존슨 등을 B급 영화의 B급 캐릭터로 활용하는 것 자체도 도발적이거니와 현실에서 마약 등으로 몇 차례 파문을 일으켰던 린제이 로한을 마약 중독자로 그린 것도 대담한 시도다. 엄마, 딸과 마셰티가 벌이는 쓰리섬 등 섹스의 연출도 경계를 타고 넘는다. 한마디로 강렬한 시각적 체험이랄까. 그러나 폭력의 묘사나 유머의 활용에 있어서 <플래닛 테러>에 미치지 못한다. 역시 예고편은 예고편인 것일까.

 

※ 영화를 보고난 후 <플래닛 테러>의 예고편을 다시 찾아보았다. 일부 인물이 달라졌을 뿐, 예고편의 장면을 장편에서도 그래도 활용하고 있다.

 

※ 제시카 알바는 특히 로버트 로드리게즈 영화에서 매력을 100% 발휘하는 것 같다. 아니,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제시카 알바의 매력을 잘 살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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