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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까뮈 이방인의 연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hiro1983 2011-05-08 오후 9:13:53 1249   [0]

김복남이 미친듯이 감자를 캐다가

문득 태양을 바라보곤 갑자기 살인을 저지르는 순간

 

까뮈의 이방인이 떠오른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까뮈의 소설속에서도 그 순간 살인을 저지르는건 실존적 고찰의 순간이다.

 

 

이 영화에서도 그 장면은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사용되긴 하였으나...

결론은 부족했다.

정신없이 감자를 캐다 돌연 변하는 순간의 장면은 그 연장선에서 갑자기 물을 마신뒤

뒤를 돌아 낫을 가지러 가는 잠깐의 시간을 통해 숨가쁜 호흡이 끊겨버렸다.

 

만약, 그때 낫을 든채로 물을 마신뒤, 바로 살인을 저질렀다면

가빠른 호흡과 찰나의 태양빛. 그리고 이어지는 찰나의 휴식과 연이어지는 살인으로 훨씬 긴박하게 진행되지 않았을까 싶다.(이방인에서 눈부신 태양아래에서 바로 권총을 쏘아버린것처럼)

 

 

 

아무튼, 예상대로 제목과는 다른 영화였다.

그러니까, 처음엔 제목을 보고 '전말'을 추리해나가는, 복기해나가는 식의 영화일줄 알았는데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가 말그대로 전말이었다.

 

 

외딴 시골마을(이 영화에서는 섬)은 항상 외지인들에게 불친절하다.

그리고 세상과는 다른 그곳만의 법칙이 있다.

여자는 항상 무시당하며, 학대당하고, 이용만 당한다.

그런속에서 바깥 세상을 동경하는 주인공이 있고, 그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외지인에게 의존하려 한다.

 

이는 흔히 쓰이는 기본 패턴이고, 설정이다. 해외 공포영화에서도 매우 자주 쓰이는 장치이고,

국내 영화에서도 심심찮게 볼수있는 설정이라서 사실 그다지 특이하지 않았다.

 

비상식적으로 여성의 인권을 스스로 깍아내리는 발언과, 이를 당연케 여기는 어르신 세대들의 모습.

그리고 이를 당연케 여기는 이가 바로 같은 여성이라는건 너무나도 진부할정도이면서

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쓰일만한 소재이긴 하나(심지어 노인네들의 반응 마저 뻔했다. 동정하긴 하나 결국 시골의 규칙을 따르라고 한다던지, 대장 노친네가 있다던지.. 그들끼리 반론이나 거부도 없다. 그냥 한마디 던져보는정도)

 

어쨌건 '뻔하다' 라는 점은 피할수없다.

 

 

 

살인장면은 김기덕 사단 출신답게, 적나라하면서도 친절하지 않고 오히려 솔직하다.

그대로 내보이면서, 화면과 영상을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느끼고 공감하며 생각하게끔 유도한다.

최근 국내 영화의 트렌드인 원초적인 장면들도 여지없다.

 

 

좋은 장치와, 익숙하여 진부할 수도 있는 설정을 거부감없게 잘 풀어서 진행했다

돌려말하지 않고, 솔직하면서 진솔하게 그대로 진행했다.

 

하지만 케릭터는 너무 뻔하다.

특히 해원 케릭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방관자로 남는다.

솔직히 그녀가 이 영화내에서 하는것은 전무하다. 물론 마지막 도움의 손길마저 방관하여

김복남으로 하여금 낫을 들게 하지만, 해원에겐 너무도 배려가 없는 영화였다.

 

하다못해 몇몇 위기의 순간을 김복남이 도와줬음을 인지하거나, 생각해보지도 않고(물론 어릴적 사건 하나는 있다만 섬에서 도움 받은것과, 도움을 외면하는 것은 없다) 그냥 진행이다.

해원 케릭터와의 관계가 너무 약하다는 거다.

 

오히려 해원의 남편이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는 것을 두고 보는 것을 보고

뭐라고 나무라는 장면이 어색할 정도였다. 차라리 당황하고 그냥 가라는 말에

뭐라 말하려다가 그냥 돌아서버렸다면 모르겠다만, 왜 갑자기 이럴때는 또 오지랖 넓게 다그치고,

나중에가서 도와달라니 거짓말한다고 뭐라하는건가.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한 방관자로 남으려고 발버둥치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간만에 나온 괜찮은 국내 공포영화이긴 했으나..

개인적으론 여기저기 아쉬움 투성이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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