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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반갑다.... 스크림 4G
ldk209 2011-06-14 오후 1:29:00 1001   [0]
어쨌거나 반갑다.... ★★★

 

96년 세상에 선보인 <스크림>이 한국에서 정식 개봉하기 위해선 3년을 더 기다려야만 했다. 가장 큰 이유는 미성년자, 하이틴이 잔인한 살인을 저지른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연쇄 살인을 저지를 이유가 딱히 있었던 것도 아니다. 알고 보면 젊음의 광기, 반항, 치기 등이 어우러져 벌인 일종의 장난(?) 같은 놀이에 불과했을 수도 있다. 별 이유도 없이 미성년자들이 벌이는 광란의 축제를 96년 아직은 군사정권의 억압적 분위기가 살아 있는 사회에서 허용하기엔 이른 것이었을까?

 

아무튼 <스크림>이 당시 전 세계 호러팬들의 환호의 대상이 됐던 것은 미성년자들의 살인극이라는 점에 더해 호러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는 독특함 때문이었다. 단순하게 보면 당시 서구 공포영화는 크게 기독교적 오컬트 영화와 살인마가 등장하는 슬래셔 무비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살인마가 등장하는 공포 영화의 경우, 웬만해선 죽지 않는 살인마의 압도적 무력 앞에 청춘 남녀들은 상영 시간 내내 도망 다니느라 시간을 보내는 거의 고정화된 형태였다.

 

<스크림>은 바로 이러한 공포영화의 특징들을 비틀어 대고 비웃으며 등장했던 것이다. <스크림>의 살인마인 고스트 페이스는 여자 하나 쉽게 죽이지 못하고 구르고 넘어지며 비틀거리며 허둥지둥 댄다. 어쩌면 코미디 같을 수도 있는 좁은 집안에서 상대를 추격하다가 물건에 걸려 넘어지는 살인마의 모습은 기존 공포영화와 달리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정말 살인마’구나 라는 새로운 공포를 관객에게 감염시킨 것이다.

 

비록 놀랍도록 창의적인 1편에 비해 2편, 3편으로 갈수록 중구난방이 되긴 했지만, 여전히 <스크림 시리즈>의 재미는 이후 등장한 다른 호러 영화에 비할 바는 아니다. <스크림 3>이 나온 지 11년 만에 등장한 <스크림 4G>는 <스크림 1>의 경로를 거의 그대로 밟아 간다. 영화는 <스크림> 속 영화인 <스텝>의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두 번에 걸친 일종의 트릭은 <스크림>이라기보다 마치 <무서운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코믹스럽다. 인상적인 인트로가 지나고 본 영화가 시작되면 시드니(니브 캠벨), 게일(커트니 콕스), 듀이(데이빗 아퀘트) 등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 둘 등장한다. 바로 이 시리즈의 진정한 주인공들. <스크림 4G>는 시드니가 우즈부로에 돌아오자 다시 활동을 시작한 고스트페이스의 살인극을 담고 있다.

 

잠깐 얘기했듯이 <스크림 4G>는 1편의 흐름과 거의 동일한 경로를 밟아 나간다. 시드니의 사촌인 질(엠마 로버츠)이 고스트페이스의 습격을 피해 도망 다니는 사이, 갑자기 등장한 전 남자친구의 존재. 1편의 상황이 겹쳐지는 건 당연하다. 따라서 <스크림 4G>를 가장 재밌게 관람하는 방법 중 하나는 영화 관람 전에 1편을 미리 보고 오는 것이다. 웨스 크레이븐은 장르의, 아니 시리즈의 클리셰를 적절히 잘 활용하여-기존 시리즈의 상황을 비슷하게 반복하는 동시에 다른 결과물을 내 놓음으로써 시리즈의 팬에게 가장 적합한 영화 관람의 기쁨을 제공한다.

 

거기에 시리즈의 특징인 기존 공포영화를 비틀어대고 꼬집는 대사와 장면들도 여전하다. 특히 잔인함의 대명사 <쏘우>를 몇 번이나 반복해 지적함으로서, 최근 호러영화라기보다 고문영화가 되어 버린 장르물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또 하나, <스크림 4G>는 페이스북, 트위터, 웹캠 등의 활용과 인터넷으로 쉽게 스타가 될 수 있는 현실에 대한 젊은이들의 열망을 호러 영화 속에 녹여 넣어 현대적 트렌드에 맞는 시리즈의 새로운 속편이라는 나름의 성과를 보이고는 있다.

 

이렇듯 현대적 트렌드를 반영했음에도 <스크림 4G>는 마치 90년대 영화를 지금 다시 꺼내보는 듯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시리즈의 팬으로선 당연히 반갑겠지만, 반대로 새로 이 영화를 접하는 관객에겐 낡아 보이고 고루해 보일 지점일 수도 있다. 영화가 모든 관객에게 사랑 받아야 한다는 편견만 없다면, 이것 역시 단점이라기보다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 웨스 크레이븐이 창조하는 공포영화는 어쨌거나 재미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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