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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현실을 넘나드는 파랑새를 염원하며... 풍산개
ldk209 2011-06-30 오후 3:10:08 877   [5]

 

분단의 현실을 넘나드는 파랑새를 염원하며... ★★★

 

※ 영화의 결말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장대 하나로 휴전선을 넘다 들며 서울에서 평양까지 3시간 만에 물건을 배달해주는 사나이가 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얘기다. 기본적으로 3시간은 서울에서 평양까지 왕복할 수 없는 시간이다. 그런데 만약 인간이 아니라 빠르게 나는 새라고 가정해보자. 그럼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깐 <풍산개>에서 남북을 넘나드는 배달부(윤계상)는 분단의 현실을 상징하는 동시에 그런 현실을 극복하고 싶은 일종의 파랑새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배달부가 임진각에서 접촉한 이산가족들의 소식을 전달하는 일을 주로 하는 것에서도 상징하는 바는 뚜렷이 나타난다.

 

만약에 배달부를 남북의 공식적인 협상에 의한 존재라고 본다면, 지난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에서 꾸준히 추진해 왔던 이산가족 상설 면회장의 설치, 더 나아가 남북한 자유왕래 실현의 인격체로 볼 수 있겠고, 반대로 남북한의 관계가 악화된 현재의 상황에서 보자면 이는 국가보안법상 잠입, 탈출, 회합, 통신 등의 범죄적 행위에 다름 아니다.

 

아무튼, 영화 <풍산개>가 참 기묘한 영화라는 건 분명하다. 분단을 다뤘다는 점으로만 보면 꽤 무거울 듯하지만, 의외로 전반적으로 유머러스하고 코믹하다. 여러 장르가 불균질하게 접합되어 있다는 것도 <풍산개>의 강렬한 매력이다.(장점이냐 단점이냐를 떠나) 배달부와 인옥(김규리), 그리고 북한의 고위층 망명자(김종수) 간의 삼각 멜로이기도 하고, 절절한 감정선이 드러나는 로맨스이기도 하다. 배달부의 정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스릴러이기도 하고, 남북 정보기관의 대립을 다룬 첩보물 또는 액션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기묘한 느낌의 블랙코미디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장르적 특징들이 들쑥날쑥 튀어 오르며 영화를 끌고 가는 데에서 오는 재미나 긴장감, 묘한 궁금증은 쉽게 뿌리치기 힘든 <풍산개>만의 매력이며, 흥미로운 지점임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인옥의 죽음이라는 지점까지 이런 영화적 매력이 줄기차게 내뿜어 진다면, 인옥의 죽음 이후 배달부의 분노가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교훈극으로 내달려지는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엉뚱함을 넘어서서 지루해지고 촌스럽다는 느낌을 준다.

 

앞에서 말했지만 분명 남북을 오가는 배달부라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풍산개>가 던져주는 메시지는 뚜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딱히 강조하지 않더라도 이미 남북분단에 따른 아픔과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는 충분히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의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클라이맥스에 와서 남북 정보원들을 한 자리에 몰아넣고 노골적으로 남북 대치 상황을 묘사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차라리 배달부와 인옥의 멜로에 집중했다면 교훈도 살리고 재미도 살리는 결과물을 얻지 않았을까 싶다.

 

※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 한마디 없는(새는 인간의 말을 하지 못하므로) 윤계상의 연기는 윤계상을 단순히 배우에서 연기파 배우라는 호칭으로 부른다해도 손색없는 그런 열연을 보여주고 있다.

 

※ 북한 고위층 출신으로서의 자존심과 사랑하는 여인을 사이에 두고 찌질함의 극단을 보여주는 김종수의 연기는 매우 인상적이다. 어디서 봤나 했더니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 출연한 경력이 있다.

 

※ 김규리는 한마디로 너무 아름답다.

 

※ 오다기리 조가 북한군으로 카메오 출연한다는 사실을 듣고 갔음에도 못찾았다.


(총 0명 참여)
ldk209
근데 명박이나 명박이 지지자나.. 왜 이리 찌질하지...   
2011-07-19 20:37
ldk209
당신의 안목이야 내가 알바 아니고...   
2011-07-19 20:35
pontain
김규리(김민선)가 아름답다니.. 이건 아니지?   
2011-07-11 21:5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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