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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 오브 라이프를 보고(스포있음) 트리 오브 라이프
filmone1 2011-09-04 오후 11:54:49 8635   [1]

트리 오브 라이프

 

올해 칸 그랑프리 작품이라는 것이 부담되고, 관심도 가는 영화였지만 그것보다 더 흥미를 끄는 것은 테렌스 멜릭의 신작이라는 것이었다. 6년 만에 신작이었고, 개인적으론 98년 작인 <신 레드라인>이후 처음으로 접한 작품이었다. 철학자이자 감독인 테렌스 멜릭은 미국의 수많은 영화인들에게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신 레드라인>를 보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유명한 배우들이 카메오로 정말 많이 등장한다. 특히 정치성향을 분명히 들어내는 배우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다. 당시에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 서로 많은 비교를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어느 영화가 더 훌륭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신 레드라인>과 같은 경우는 전쟁영화로서 기존에 보여줬던 같은 장르의 영화와 많이 달랐고, 신선했다. 물론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오프닝은 영화 역사에 남을 시퀀스이고, 현재 수많은 전투 장면이 그 영화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니까, 얼마나 뛰어난 장면인지는 두 말 할 나위 없는 것 같다.

<트리 오브 라이프> 이 영화... 정말 어렵다. 초반 30분 정도는 다큐멘터리(공룡이 등장하기도 함)를 보는 듯 한 느낌이 마저 든다. 환각 속에서 보는 듯한 불빛에서 시작하고 배우들의 내레이션이 깔리면서 진행된다. 인류의 탄생, 신에 대한 믿음, 그 믿음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는지를 어려운 은유들을 들면서 보여준다. 그 시간이 지나면 70년대 미국 시골의 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영화 초반 5분 정도 살짝 등장한 가족인데, 아이의 엄마가 아이를 잃고 오열한다. 그 옆에 그 가족의 가장인 남편(브래드 피트)가 있다. 컷이 바뀌면 현재로 돌아와 괴로워하는 모습의 숀 펜이 등장한다.(숀 펜은 단역 수준이지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숀 펜은 그 가족의 큰 아들이다. 동생이 죽은 것에 대한 죄책감에 사로잡힌 채 중년의 삶을 살고 있다. 다시 돌아가서 브래드 피트는 진정 보수적인 가장이다. 어린 세 아이들은 아버지가 있을 때 맘대로 뛰어놀지 못하고 문도 소리가 나지 않게 닫아야 한다. 아버지는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과 현재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 못하는 허세가 가득한 인물이다. 아내와는 소통은 거의 없고, 폭력과 폭언만이 오가는 관계이다. 영화 속 대사 중 가장 인상 깊고, 가슴 아픈 대사가 등장하는데 큰 아들이 잠자리에서 엄마에게 질문한다. ‘아버지는 왜 태어난 거예요?’ 앞서 말한바와 같이 이 영화는 탄생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다. 아버지는 자신이 태어나게 한 반쪽이다. 하지만, 그 존재를 부정한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건 큰 아들도 자신의 아버지와 비슷한 방법으로 둘째를 괴롭힌다. 둘째는 천성으로 착해서 큰 형의 괴롭힘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 영화의 흐름은 분노에서 인정의 순으로 간다. 아이를 잃은 엄마는 신에게 분노한다. 하지만, 운명이란 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한다. 또한 아이들도 점점 작아지는 아버지의 모습에 그를 용서하고 받아들인다. 이 작품이 정말 인내심을 갖고 봐야 하는 작품인 것에는 부정하지 않겠지만, 끝까지 본 관객 중 몇 분은 반드시 또 보고 싶은 생각이 들 것 같다. 그 이유 중에 하나로 엔딩 시퀀스이다. 이승과 저승사이의 공간으로 보이는 곳에 현재 살아있는 큰 아들 숀펜이 넓은 사막을 해치고 나타난다. 그 곳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둘째를 저승으로 보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그곳엔 그 가족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가족들이 저승으로 떠나는 사람들을 배웅하고 있다. 도착한 숀펜은 드디어 둘째를 보내고 아버지와도 진정한 화해를 다시 하게 된다. 드디어 숀펜은 맘속에 짐을 내려놓게 된다.

예상은 했지만, 그 이상으로 이해하기 힘든 작품이었다. 하지만,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이었다. 어쩌면 도전정신에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달빛 길어올리기>를 다시 보면서 놓쳤던 것을 다시 확인하고 아름다운 영상을 가슴속 깊이 새기고 싶은 마음이 생겼듯이 이 작품도 개인적으론 그렇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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