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가 최근 전세계적으로 소재 고갈에 많이 시달리고 있고, 비슷한 스타일의 이야기의 반복, 재탕도 이어지고 있다지만, 유독 스포츠 영화와 가족 영화라는 장르는 그게 심각한 편입니다. 새로운 창조는 고사하고 거의 같은 이야기를 소재만 바꿔서 다시 만드는 일이 상당히 많은데요. 그때문에 영화를 볼때마다 따분함을 감출 수 없었고, 개인적으로 이 두 장르는 점점 기피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이 영화도 비슷한 부류에 속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별 기대없이 관람하게 되었는데요. 그런데 이게 왠일일까요? 기대이상, 아니 정말 훌륭한 작품이였습니다!

 사실 이 영화도 그렇게 창조적이거나 새로운 영화는 아닙니다. 기존의 가족영화와 스포츠드라마의 흐름과 교훈, 감동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이 영화가 상당히 세련되게 느껴지는 것은 역시 '로봇 복싱'이라는 소재때문이겠죠. <로보트 태권 브이>에서부터 최근 <트랜스포머>에 이르기까지 뭇 남성들을 설레게한(여자 아닙니다ㅋㅋ) '로봇'과 남성들의 원초적인 공격본능을 자극한 '복싱'이라는, 꾸준한 인기를 자랑한 두 소재가 결합해서 낳은 새 소재, '로봇 복싱'은 이 영화에서 가히 엄청난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부자간의 사랑'이라는 전형적인 주제를 지루하지 않게 잘 풀어내고 있었음은 물론이고, 화려하고 긴박감 넘치는 전투로 시각적인 즐거움과 액션 영화 못지않은 긴장감과 쾌감까지 선사해줬죠. <트랜스포머>가 그렇게 큰 도시를 때려부숴도 못 줬던 긴장감을 단 두 개의 로봇이 작은 사각 링안에서 너무도 쉽게 주고 있었다는 것도 상당히 놀라웠네요. 

 숀 레비 감독도 이 영화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었습니다. 원래 가족 영화를 주로 만드는 감독입니다만 이번 영화에서는 더욱 그의 진가가 드러난게 아닌가 싶네요. 사실 그의 가장 히트작인 <박물관이 살아있다>에서는 아이디어와 그에 따르는 부수적인 재미를 쫓다가 처음 설정에서부터 말하고 싶어했던 '부자간의 사랑'을 제대로 담아내진 못했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아이디어와 잔재미도 잡으면서 그 놓쳤던 주제를 너무도 훌륭하게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스포츠 드라마 고유의 감동도 덧붙여졌고, 약간의 현대 사회 비판적인 주제의식도 가미해서 영화를 상당히 풍성하게 만들었죠. 여기에 비슷한 처지인 '찰리'와 '아톰'이 같이 다시 재기해서 경기를 하는 것도 상당히 뭉클하게 다가왔습니다. 이 모든게 환상적으로 잘 어우러진 마지막 부분에서 관객들의 눈물샘을 너무도 쉽게 자극했던 건 당연하겠죠??ㅎㅎ

 하지만 모든게 다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2020년이란 시대 배경을 훌륭히 살려내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쉬운데요. 미래를 소재로 한 영화다보니 그 주변 배경 묘사에 대한 어느 정도 기대도 안고 영화를 관람하게 되는데, '로봇 복싱과 관련된 것들'에 대한 신기술과 신제품들은 새롭고 좋았으나, 그외의 나머지 것들이 '로봇이 뛰어다니고 이들을 최첨단의 방식으로 조종하는 현실'과는 어울리지않게 너무나도 투박했습니다. 극의 큰 부분은 아니였을진 몰라도 이것들이 잘 매치가 되지 않으니 영화를 보는 내내 조금씩 거슬렸던 것은 어쩔 수 없었네요.

 지난 7월, 로봇 광풍을 이끌었던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3로 사실상 완결이 나서 아쉬운 분들이 상당히 많으실겁니다. 하지만 그 아쉬움이 다 가시기도 전에 그것을 뛰어넘는 멋진 영화가 나온 것이 개인적으로 정말 기쁘네요. 앞으로 새로운 로봇 광풍을 이끌 영화가 될거라고 설레발을 한번...ㅎㅎ 아! 그리고 최근에 워낙 극장에 묵직한 영화들만 가득해서 가족끼리 극장 나들이하시기 고민되신 분들이 꽤 많으실텐데요. 이젠 그 걱정을 씻어버리셔도 좋을 것 같네요ㅎㅎ 감동이면 감동, 재미면 재미, 액션이면 액션, 정말 말 그대로 온 가족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영화, 바로 <리얼 스틸>이였습니다!(또 방송프로그램같은 마무리라니...)

+ 오랜만의 리뷰 작성, 어렵네요. 역시 꾸준히 해야합니다. 뭐든지... 내일 <삼총사 3D> 리뷰는 더 잘 써서 올릴게요!

++ 휴 잭맨은 멋지고 우리 꼬마아이는 귀엽고...ㅎㅎ

+++ 아이맥스로 보면 장난아니겠네요. 보고싶...ㅠㅠ

++++ 가족 영화, 스포츠 영화, 이정도만 해서 나와라!(...이 영화, 4개 반인데 별이...?!)

++++++ 사진은 언제나 네이버 영화 출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