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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하지 않는 고결한 교훈 헬프
macbeth2 2011-10-22 오전 12:28:10 519   [0]

Prologue

2009년 출간된 캐서린 스토킷의 베스트셀러 ‘헬프’를 영상으로 옮긴 이 영화는, 역사상 가장 풍요로왔던 5~60년대의 미국에서, 기독교사회라서 합리적일 것 같았던 백인우월주의자인 시민들에 의해,

오히려 극심하게 자행된 뼈아픈 유색인종 차별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으며, 갈등을 성토하거나 강요하진 않지만 마치 동화가 들려주는 교훈처럼 따뜻한 깨달음을 주고 있는 잔잔한 영화였습니다.

유년기 TV에선 ‘뿌리(Roots)’라는 영화를 통해 미국 흑인의 역사를 보여주었었습니다. 이후 미국사(美國史) 속의 유색인종차별과 연관된 많은 영화 혹은 드라마들이 만들어 졌습니다.

Synopsis

‘헬프’에서의 흑인들은 시대나 외형상의 변화만이 있었을 뿐 드라마 ‘뿌리’ 속 비참한 흑인노예의 또다른 변종인 가정부들이었습니다.

1960년대 초, 흑인 노예의 발원지라 일컬을 수 있는 미국 남부지역의 미시시피주 잭슨빌리지의 흑인여성들은 식모, 가정부 또는 보모라 일컬어지며, 화장실조차 그들의 상전인 백인들과 같이 사용 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의 중, 상류층 백인주인들은 살림은 흑인들에게 일임하고, 파티와 화려한 치장 그리고 수다로 하루하루를 즐기는 유한부인(有閑夫人)들이었습니다.

미국의 사회학자 베블런(Thorstein Bunde Veblen)은 1899년에 출간한 ‘유한계급론(有閑階級論)’에서 "유한계급의 두드러진 소비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하여 자각없이 행해진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영화속 백인 중,상류층 사람들도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고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사치와 교만을 일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하루종일, 아니 일평생을 남의 뒷치닥거리만 하는 삶을 영위하다 가는 그들의 부평초 같은 삶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또 아무도 기꺼이 알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the Help'라는 책이 발행되기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당시의 시류(時流)가 그러했듯이 백인 여성들은 재력좋은 남성을 만나 넓은 정원과 아울러 흑인으로 구성된 식모, 가정부, 보모, 정원사가 딸린 저택의 안주인이 되는 것이 최고의 삶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한 후 저널리스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역 신문사의 문을 두드린 사회 초년생 '스키터(엠마 스톤 분)'은 인간에 대한 태도와 자아실현의 추구방법 등 여러가지 면에서 그런 속물적 부류들과는 거리가 좀 있었습니다.

스키터는 자의반 타의반 지역신문의 살림정보 칼럼 대필을 맡게 되었지만 친구들과는 달리 가정살림엔 문외한인 미혼의 처지였으므로,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잭슨 마을에서 잘 알려진 솜씨있는 가정부 '에이블린(바이올라 데이비스 분)'에게 도움을 청하게 됩니다.

할머니가, 그리고 어머니가 그러했듯이 이미 철석(鐵石)같이 정해진 운명을 따라 에이블린 역시 가정부가 되어 17명의 백인 자녀들을 내 자식처럼 헌신적으로 돌보며 살았지만, 아이들이 성장하면 곧 상전(上典)이 되는 비애를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게다가 사고를 당한 그녀의 외아들은 백인들의 무관심으로 치료의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눈을 감고 마는 불운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컬럼의 소재가 될 살림의 지혜를 알려주던 그녀는 역사상 어느 누구도 감히 관심을 가질 수 없었던 에이블런 자신과 흑인 가정부들의 삶을 책으로 엮어보자는 스키터의 제안을 받게 됩니다.

스키터 역시 자신을 따스한 사랑으로 돌보고 키워준 늙은 흑인 보모에 대한 가슴저린 향수를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흑인과 관련된 이 모든 발의(發意)는 폭동을 꾀하는 모의(謀議)로 간주되어 범법자로서 치욕을 당할 만한 끔찍한 발상이었습니다.

이 때 주인집의 백인전용 화장실을 사용하다 쫓겨난, 다소 반항적이며 유쾌한 구석이 있는 '미니(옥타비아 스펜서 분)'가 두 여자의 위험천만한 모험에 합류하게 됩니다.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곧 생명의 위협을 뜻하던 시대에, 난생처음으로 백인여성에게 자신들의 속내를 하나 둘 진솔하게 꺼내놓기 시작하는 '에이블린'과 '미니'의 용기 있는 고백은,

그녀들의 결단만큼이나 혁명적으로 백인들의 흑인에 대한 생각에 변화를 가져다 주게 될,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을 책으로 만들어 집니다.

결국 평범한 생을 살고 싶지 않은 백인작가 지망생과 사회적 약자인 흑인 가정부의, 사회적 편견을 초월한 우정과 용기어린 고백이, 인간답게 사는 것에 대한 사회 기득권층 백인구성원들의 진지한 재고(再考)를 이끌어낸 것입니다.

Epilogue

여기서 영화를 더욱 맛갈나게 만든 미니의 초콜릿 파이의 비밀스런 이야기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후일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을 위해 남겨놓겠습니다.

단지 백인종이라는 이유로 해서 맹목으로 그들을 흠모하며, 오로지 동남아시아인이기 때문에 멸시의 눈초리를 보내는 부인하기 어려운 또다른 인종차별주의자의 전형인 일부 한국인들에게 이 훌륭한 영화를 권하고 싶습니다.

그 몹쓸 정신병의 137분짜리 속성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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