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온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책이지만, 어느샌가 학생들의 필독도서가 된 <완득이>가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저도 '완득이'의 솔직함과 '동주선생'의 시크(?)한 매력, 그리고 그 속에서 사회적 약자의 소외에 대한 문제점을 콕콕 찔러내는 솜씨에 반해 상당히 즐겁게 읽었던 책인데요.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 도서를 먼저 읽었던 것이 처음이었기에 (제 기억으론 말이죠ㅎㅎ), 원작의 느낌을 얼마나 잘 살려내줄지 기대가 되면서도, 지금까지 대부분의 베스트셀러 원작 영화가 그 책의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했기에 걱정도 많이 되는 작품이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그 실체를 확인했는데요. 좋은 영화였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았습니다.

 처음에도 약간 언급했지만, 제가 생각하는 원작 도서의 최대 장점은 '완득이'와 '동주 선생'을 비롯한 각종 톡톡 튀면서도 현실적인 캐릭터들이였습니다. 이것이 책에서 소소한 재미는 물론 교훈과 사회적 메시지까지 잡아내는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죠. 하지만 글로 표현되는 책이 아닌 시각적인 영상으로 표현되는 영화에서 이것들을 잘 표현해내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알맞는 캐스팅이 가장 중요한데요. 이 영화는 두 주연에서부터 각종 조연까지 놀라우리만큼 똑같은 캐스팅을 해놓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캐스팅과 배우들 개개인의 훌륭한 연기력이 합쳐져서 마치 제가 읽은 책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받게 했죠. 특히나 두 주연인, 김윤석씨가 연기하신 '동주 선생'과 유아인씨가 연기하신 '완득이'는 책에서 떠올린 캐릭터를 완벽히 재현한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책보다도 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런 두 배우의 호흡과 시너지 효과는 가히 올해 본 영화 중 최고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였죠. 개인적으론 송강호씨와 강동원씨가 호흡을 맞췄던 <의형제> 이후, 최고 투톱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다만 '굳이 (엔드크레딧을 제외한 실질적인) 러닝타임을 100분정도로 짧게 잡았어야 했나'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대부분 소설 원작의 영화가 120여분의 시간을 잡고서도 원작을 충실하게 재현해내지 못하고 생략의 생략을 거듭하면서 원작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기에 이 영화의 짧은 러닝타임에 대해서는 이미 영화를 보기전부터 걱정을 했었던 부분이였기도 한데요. 그걸 감안해서인지 이 영화는 (특히 초반부에) 장면 전개와 전환을 빠르게 하여 많은 것을 빨리 보여주는 방법을 쓰고 있는데, 이 방법을 '영화가 스피디하게 진행된다'라는 이유로 지지하시는 분들이 꽤 계실걸로 보이나 오히려 저는 정신사나워서 영화에 몰입하는데 상당히 방해가 되는 최대의 원인이였습니다. 여기에 이런 방법을 쓰고서도 꽤 많은 부분을 생략해서, 원작 도서에서 인상깊었던 또 다른 부분인 '사회적 약자의 소외'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단지 책에 나왔기에 형식적으로 밟고 지나간다는 느낌까지 줄 정도로 충실하게 잡아내지 못해서 생각할 거리가 있게 만들지 못한 것은 너무도 아쉬웠죠.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들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를 자신있게 추천드릴 수 있는 것은 이 영화가 가진 '선한 힘' 때문일겁니다. 최근 드라마나 영화가 단지 흥행을 위해 자극적이고, 막장적이며, 과한 억지를 많이 투입시켜서 짜증을 유발하는 일이 많은데요. 이 영화는 오히려 책속에 있던 몇몇 갈등 요소를 제외하면서 원작 책이 가진 훈훈함과 따뜻함을 증대시켜, 보는 이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셔서 제가 받은 따뜻함을 같이 느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여러 관계자 여러분! 아직도 착한 영화가 매력없나요?

+  영화 재미있게 보신 분들, 원작책도 꼭...!

++ 본문에 언급은 못했지만, 김상호씨의 연기도 뭐...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웃음만 나오죠ㅋㅋㅋㅋㅋ

+++ 김윤석씨... 연기가 연기같지 않군요ㅠㅠ 대박!

++++ 으으 마지막 문단 써놓고도...ㅠㅠㅠ 여러모로 아쉬운 리뷰네요.

+++++ 사진은 언제나 네이버 영화 출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