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모아 로맨스 시사회 이벤트 진행중
티끌 모아봐야 티끌, 현실감을 장착한 로맨틱 코미디가 왔다
<티끌모아 로맨스>가 이번 주 시네마 브런치로 찾아왔습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티끌모아 로맨스>는 돈이 아까워 연애도 안 하는 국보급 짠순이 구홍실(한예슬)과 아무리 돈 없고 힘들어도 연애는 해야 한다고 외치는 청년 백수 천지웅(송중기), 이 둘이 펼치는 생계형 로맨스를 담고 있습니다.
올 연말에는 로맨틱 코미디가 풍년이에요~.
11월 이후 김하늘, 장근석의 <너는 펫>과 손예진, 이민기의 <오싹한 연애>까지 남녀 투톱 주인공을 내세운 충무로 표 로맨틱 코미디가 연이어 개봉을 앞둔 상황인데요. 그 사이에서 <티끌모아 로맨스>가 차별화로 내세우는 것은 ‘현실감각’입니다.
옥탑방 살이의 지겨움+밥벌이의 지겨움!
서울 지역 20대 청년의 잠재 실업률이 20%를 웃도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이들의 연애가 마냥 핑크빛일 수만은 없겠지요. 사랑과 낭만이 사치이고, 사랑의 과정에 계산기가 필요하게 된 요즘. <티끌모아 로맨스>는 이 씁쓸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그 안에 로맨스와 코미디까지 버무려내고 맙니다.
시대의 자화상 청춘, 영화는 청춘을 좋아해
2011년 대한민국 20대를 대변하고 나선 <티끌모아 로맨스>는 이 시대 청춘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꿈’과 ‘사랑’에 대해서라면 무엇이라도 용인될 이들에게 ‘돈’이라는 현실이 그 특권을 잃게 하기 때문이지요.
동시대의 젊음을 말하는 청춘영화, 다른 듯 닮아 있어요.
영화는 청춘에 호의적 시선을 보내는 면이 있습니다.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절이자 에너지 충만한 시절, 그러면서 치기 이상의 반항과 불안이 공존하는 시기는 얼마나 매력적인가요? <트레인스포팅, 1994> <중경삼림, 1995> <청춘스케치, 1997> <비트, 1997>까지 1990년 중반에 등장한 청춘 영화의 면면을 봐도 그렇습니다. 문화도 다르고 이야기도 다르지만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는데요. 불안하고 고민하는 젊음의 에너지 안에서도 섬세한 감수성을 끄집어내고 있지요.
현실감각과 웃음 사이에서 길을 잃지 말길.
또 그들의 고민과 불안 속에서 시대를 읽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청춘영화는 오랜 생명력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코미디가 덧대어졌을 때 자칫 위험해보이기도 하는데요. 현실성과 웃음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표류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과연 <티끌모아 로맨스>는 청춘의 길을 제대로 찾아 가고 있을까요?
어머, 이거 내 얘기 아니야?
<티끌모아 로맨스>는 ‘연애는 곧 돈’이라는 현실적인 명제를 전혀 다르게 해석하는 두 남녀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근검절약을 통해 ‘티끌 모아 태산’을 이룬 여자 구홍실은 돈이 아까워 연애를 못하고, 백수지만 즐길 건 다 즐겨야 하는 허세남 천지웅은 돈이 없어 연애를 못합니다. 갈등을 피할 수 없는 두 남녀의 만남, 중요한 것은 공언한대로 이 두 캐릭터가 얼마나 현실과 밀착되어 공감을 끌어내느냐 일 것 같은데요. 구홍실과 천지웅의 행동 패턴으로 캐릭터 공감지수를 미리 체크해보는 건 어떨까요?
몇 개나 꼽게 되시나요? 상황이 100% 맞아 떨어지진 않더라도 심적인 공감을 이끄는 부분은 꽤 많지 않은가요? 연출을 맡은 김정환 감독은 “영화감독 지망생의 삶이란 게 백수에 가깝다. 영화 속엔 그런 자전적인 느낌들이 당연히 들어가 있다”며 영화 속 현실감을 재차 강조했는데요. 꿈은 있지만 현실의 벽에 좌절을 거듭하는 젊음, 그들에 대한 응원가를 기대하게 되는 지점입니다.
갈등이 아니라 윈-윈 전략으로 뭉친다
명확하게 이분되는 두 캐릭터의 만남은 갈등이 너무 쉽게 예측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티끌모아 로맨스>는 구홍실과 천지웅을 금세 한패로 만들며 노련하게 이야기를 발전시켜갑니다. 시종일관 갈등을 말하기보다 동업을 통한 윈-윈 에피소드에 집중하는 것인데요.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이들의 의기투합은 팍팍한 현실을 그저 코미디의 소재로만 소모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현실적인 여자와 꿈이 많은 남자의 만남은 ‘정-반-합’의 성장이라도 이루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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