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라 릴라>
감독 : 알랑 그스포너, 출연 : 다니엘 브륄(다비드 역), 한나 헤르츠스프롱(마리 역)
최근들어 영화보는 취미를 들여서 그런지 보는 영화마다 새롭고 신기하고 그렇다. 여기, <릴라 릴라>라는 영화가 있다. <릴라 릴라>는 극 중 다비드가 쓴(베낀) 소설의 제목이다. 이 영화는 소심한 청년이 어느 날 문학도인 여자를 좋아하게되고 우연히 발견한 소설 원고를 자기가 쓴 것 마냥 그녀에게 보여주면서 사랑에 골인하게 되는데, 어느날 그 소설의 원래 작가라고 말하는 남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이다. 내용만 보면 별 다른 특징이 없는 이 영화에는 어떤 매력이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여기, 우리의 주인공인 다비드 케른이 있다. 다 알겠지만 그래도 내용을 한번 말해보자면, 그는 평범한 웨이터인데 그의 레스토랑엔 문학도들이 자주 모여서 자기가 쓴 책, 읽은 책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 그러던 어느날 탁자를 사러 시장에 갔다가 '마리'라는 여인에게 첫눈에 반한 우리의 다비드. 우연히 문학도 모임에 그녀가 자주 온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그의 마음을 표현하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문학모임의 회장님께 푹 빠져버린 상태. 어떻게 하면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그때, 시장판에서 산 탁자의 서랍에서 오래된 원고뭉치를 발견하게된다. 호기심에 읽어본 이 원고, 대박이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마성의 원고. 그러다가, 아! 이걸 내가 썼다고 하면 그녀가 날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실천에 옮긴다. 결과는 대성공! 그녀 역시 원고에 깊은 감명을 받고 다비드에게 깊은 애정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출판사에서 이 원고를 출판하고싶다는 전화를 받게 된 다비드. 알고보니 마리가 사고를 친 것인데.. 원작자가 나타나면 어쩌지 하면서도 마리와의 사랑을 위해 책을 출판하게 되는 다비드. 그러던 어느날, 자기가 그 원고의 주인이라며 다비드에게 접근하는 한 남자(재키). 이거, 큰일났다! 그런데 이 사람, 어딘가 수상하다. 맨날 사고만 치고 다니는 이 남자, 결국 마리와도 헤어지게 되는 우리의 다비드, 과연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것인가! 사실 뭐 딱히 난국도 아니지만..
내용만 보면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맞다. 그냥 마음 편하게(귀는 약간 불편하게) 보고 나오면 되는 영화다. 이 영화에서 고민하게 되는 유일한 한 가지는, '어떻게 저 망나니(재키)가 이 소설의 원작자일까?'이다. 여기저기 출판사에 얼씬거리며 차기 소설이라며 지껄이는걸 보면 말도 안되는 내용에, 또 딱히 다비드에게 원하는 것도 없어보인다. 자기 소설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다비드를 골탕먹이기 위함일까?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는것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혼자 고민했다. 때론 재밌지만 때론 정도가 지나쳐서 짜증날 정도로 다비드에게 집착(!) 하는 재키. 그냥 돈 몇 푼 줘서 보내면 안되나.. 하는 생각도 했지만, 재키는 절대 쉬운남자가 아니었다. 어떻게든 다비드를 찾아내서 (그럴 의도는 아니겠지만)다비드를 괴롭히는 재키를 보다보면 내가 다비드가 된 마냥 진절머리가 난다. 그런데 여기서 다비드의 여친 '마리'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보면 이 모든 비극(?)의 시작은 그녀가 다비드의 원고를 말도없이 출판사에 넘겨버림으로 생겨난 일이 아닌가?? 또 극 중 이런 대사가 나온다. (확실하진 않지만...) '난 당신을 사랑한 게 아니라 당신의 소설을 사랑했는지도 모르겠어.'라고..... 아아! 이 무슨 다비드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망언인가. 이 대사 덕분에 재키와 친해(?)지는 계기가 되긴 하지만, 다비드는 마리를 진심으로 사랑했는데 말이다. 그러면서 마지막엔 왜 돌ㅇ..... 아, 스포 주의.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된다는 지지부진한 말은 쓰지 않겠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비드의 캐릭터에도 약간의 NG라고 생각되는게, 초반의 '소심한 웨이터'설정을 뒤에가선 '결단력 없음'으로 만들어버리다니 이건 너무 비약이 심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극 전개상 재키를 완전히 떼어버릴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진심으로 설득하면 재키도 인간인데 말을 듣지 않겠는가. 그걸 못하고 여친도 떠나보내고 하기싫은일도 계속하고 하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론 굉장히 답답했다.
사실 처음엔 무슨 영화인지도 모르고 덜컥 시사회 표가 생겨버려서 버리긴 아깝고 해서 본 영화인데 그래도 꽤 재밌게 봤다. 팜플렛을 못구해서 아쉽지만 뭐, 내 운이겠거니 생각하고 넘기려 한다. 솔직히 2009년 개봉작(국내는 올해 9월말에 개봉했지만)이어서 어둠의 경로에 많이 퍼져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벌써 11월도 1/4정도 지나간 마당에 어느 영화관에서 아직도 개봉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연인과 마음 편하게 볼 만한 영화로 추천하고싶다. 그럼 나같은 솔로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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