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퀸
어제 영화 댄싱퀸을 봤다.
일단! 능청스럽게 연기 잘하는 배우 황정민과,
이제는 배우가 더 잘 어울리는 엄정화가 주연이라 걱정없이 극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영화 댄싱퀸은 인권변호사로 어려운 살림을 꾸려나가는 남편 황정민이
우연찮은 기회로 서울시장후보가 되고, 어릴 적부터 가수가 꿈이었지만
결혼으로 꿈을 잊고 가족을 위한 삶을 살아오던 왕년의 그녀가 꿈을 되찾고자
섹시가수 데뷔를 앞두게 된 아내의 이야기이다.
처음 이 영화의 포스터를 보고는 화려한 볼거리를 주는 오락성 짙은 영화일꺼라고 생각했었다.
반전이었다. ㅋㅋ
능글능글~ 능청스러운 황정민이 툭툭 내뱉는 의도되지 않은 듯한 느낌의
깨알같은 대사가 주는 잔재미!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할만한 꿈에 대한
(아니면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이야기가 주는 감동!
게다가 이 영화는 ㅋㅋㅋ 배우의 이름 그대로를 극중 캐릭터에 사용함으로 몰입에 도움을 주기까지했다. ㅋㅋ
댄싱퀸은 단순히 웃고 지나가는 가벼운 영화가 아니었다.
나의 꿈이냐, 가정의 편안함이냐
둘다 쉬이 실현가능하다면 이런 소재의 영화가 탄생하지도 않았겠지만.. ㅋㅋ
어쨌든 저지르는 자로 살아가는 것만큼이나 나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예전에 가족들 몰래 모든 준비를 마치고 1,2,3차 합격을 소식을 접하자마자 회사를 때려치우고
부모님께 폭탄투하하는 마음으로 사실을 알리고, 동생에게 폭탄투하소식을 알리자 동생이 내게
"똥폭탄 투하했구만?" 이라고 한적이 있다.
댄싱퀸에서도 엄정화의 친구가 고민하는 엄정화에게 "일단 똥을 팍 싸놔" 라고 한다. ㅋㅋ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마음이 어쩌다 똥싸는 일로 비유가 됐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봤다.
결과적으로 나의 꿈을 실현하자면 어떻게 됐든 타인이 무언갈 희생해야된다는 식이다.
적어도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그렇다.
난 똥폭탄투하 전후로 상당한 죄책감에 시달렸었다.
극중의 엄정화도 죄책감까지는 아니지만 불편함을 느낀다. 안타깝다.
사실, 똥을 싸는 것도 치우는 것도 모두 각자가 한다.
그러한 행위들로 인해 주변에 직접적인 피해가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착각을 한다.
그 시간동안 주변이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게 희생하던 자가 사라지는 것뿐이다.
그게 과연 죄책감에 시달려야 하는 이유가 되는걸까?
우습다.
영화 한편보고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 ㅋㅋ
이게 바로 공감의 힘이다.
시사회가 끝나고 돌아나오며 생각했다.
굳이 이루지 못하여도 좋다.
새해엔 꿈을 위해 살아가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한해가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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