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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욕망으로부터 정의를 구출하라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christmasy 2012-02-08 오전 5:05:04 857   [0]

우리 영화의 수준이 한껏 올라 있음을 느끼게 한 영화다.

물론, 선정적이고 잔인한 면이 짙은 오락성이 유감스럽기는 하다.

그럼에도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주는 바, 몇 가지 생각을 남긴다.

 

 

1.줄거리

이 영화의 줄거리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노태우 전 대통령 시대에 깡패들을 잡아들였던 사실을

기초로 하여 만든 에피소드로써 최익현, 최형배 두 친족의 관계를 풀어내고 있다.

 

 

2.핵심키워드, 권력

이 영화의 핵심 키워드는 ‘권력’이다.

니체는 인간의 본질을 ‘권력에의 의지(will to power)’라고 규정했다.

마치 니체의 권력의지설을 뒷받침이라도 하는 듯, 이 영화는 내내 권력을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을 여실히 그려내고 있다. 영화에서 나타난 권력의 양상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주먹권력: 영화에서의 핵심 권력 중의 하나. 이것은 언제 어디서나 포진되어 있다.

2.공권력: 이것을 쥐고 있는 경찰, 검사, 대통령 등이 등장한다.

3.치마속의 권력: 여자의 몸은 하나의 권력. 권력과 문화가 지어낸 허구.

4.네트워크 권력: 혈연, 지연, 이너서클, 법을 주무르는 권력의 카르텔.

5.언어권력: 익현은 아들에게 가르친다. “English is power.”

6.종교권력: 어김없이 교회가 등장. 범죄의 세탁과 결탁이 이루어지는 장소로 전락.

또 있으려나..

 

 

3.권력의 상징, 텅 빈 권총

영화의 핵심 시퀀스는 검찰이 익현의 도움으로 형배를 검거하는 장면이다. 이 때, 익현이 소지했던 총알이 들어있지 않은 권총은 익현 자신을 상징한다. 형배가 익현에게 대부라 높이고 있었지만, 익현은 껍데기 뿐인 권력을 지니고 있었을 뿐, 실제적인 권력은 조직의 보스인 형배에게 있었다. 동시에 빈 권총은 익현이 그토록 욕망했던 권력을 상징한다. 빈 권총은 때로 상대에게 위협적이다. 그러나 이내 무용지물임이 드러난다. 권력 역시 때로 이익을 가져다주는 듯하다. 그러나 권력에 대한 욕망은 끝내 허무함을 드러낸다. 익현은 오히려 소중한 것을 잃었다.

 

 

4.그들이 잃어버린 것

익현과 형배가 잃어버린 것은 서로의 관계다. 대부(大父)와 아들의 관계가 깨어진 것이다. 익현이 권력을 쫓는 동안 형배는 익현에 대한 믿음을 상실해 간다. 급기야 서로는 배신을 하고, 서로를 향해 권력을 휘두른다. 형배가 검거됐을 때, 그의 맹렬한 분노는 자신이 잡힌 것 자체에 있지 않고 자신을 배신한 익현을 향해 있었다. 그들이 맞은 관계성 파괴는 권력욕망과 맞바꾼 사실상 전부의 상실이다.

 

 

5.살아있네?

때마다 등장하는 한마디, ‘살아 있네.’ 살아있는 것은 허무한 욕망일 뿐, 사람은 모두가 죽어 있다. 한 사람도 남김없이. 자신이 죽을지도 모를 상황에서 익현은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빈 권총을 준비한다. 영화가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유일한 장면이다. 익현이 미친 것이라면 가능하다. 아마도 미친 게 분명하다. 권력을 그토록 욕망하는 것은 미친 것이다. 권력 자체는 가치중립이지만 권력을 그토록 욕망하는 자들이 바르게 권력쓰기를 기대하기란 상상하기 어렵다. 범죄를 위해 권력을 남용하는 자들이 이 시대에도 살아있다.

 

 

6.전쟁의 승자, 나쁜놈들

범죄의 기준이 무엇인가. 또 범죄자는 누구인가. 역대 대통령, 이들은 누구인가. 이 나라의 국회의원, 판사, 검사, 변호사, 경찰 이들은 또 누구인가. 이들 역시 범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감독이 관객에게 고발하는 듯하다. 이 시대는 나쁜놈들의 전성시대라는 것이다. 범죄와의 전쟁은 정의에 목이 마르게 하는 영화다.

   

 

7.진실

도올 김용옥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맺는다.

“현금, 우리 사회는 니체가 말하는 권력의지에 미쳐있다. 내가 "산조"를 쓰고 있는 이 시점의 역사적 환경이 그러하다는 것은 어김없는 사실인 것 같다. 니체라는 사상가를 둘러쌓던 역사의 환경도 역시 구 노예도덕의 사회질서체계가 무너져가고 어떤 새로운 도덕질서의 탄생을 요구했던, 그러한 힘의 갈망이 강렬했던 시대였다. 그래서 그는 신의 죽음을 선고하고 초인의 출현을 예언했으며 현실에 안주하고 좌절하기 쉬운 인간들을 힘의 의지로써 격려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서 요구되는 것은 힘의 갈망이나 분배가 아니라 힘의 팽배에서 비롯된 타락에서부터 진실을 구출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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