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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wyh1001 2012-02-20 오후 1:37:17 478   [0]

 

이 세상의 모든 일은 끝없는 선택지들의 나열이다.
우리는 그 속에서 하나를 위해 다른 한쪽을 희생하는 결단을 계속해서 내려야 하는 것이다.
살을 빼는 길을 선택한다면 맛있는 음식을 버리게 되고, 성적을 올리기 위해 게임 하는 시간을 줄이고, 이사를 결심한 순간 현재까지의 익숙해진 삶을 버려야 한다.
참 모질지 않은가? 어느 한쪽도 놓고 싶지 않을 만큼 달콤한 것들인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에 어느 한쪽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달리는 여자들이 있다.
바로 워킹맘들이다.

 

 

이 영화를 보고 있자니 참 궁금해진다.
왜 유독 '여자들'이 일과 가정(혹은 사랑)을 사이에 두고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 할까?
어째서 하이힐을 신고 절뚝거리면서도 이리 뛰고 저리 뛰어야 하는걸까?
그것은 '일'이라는 개념이 결국 여성에겐 부가적으로 부여되는 직책이라는 것이 사회의 암묵적인 룰이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가정과 아이가 있다 한들 회의중에 아이들을 걱정하며 연신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도, 가족의 식사를 챙기기 위해 퇴근길에 장을 보는 것도, 아이들의 학교 모임을 준비 하는것도 하지 않는다.
남녀란 직장내에서는 동등한, 또는 그 비슷한 위치에 있을지언정 가정으로 돌아가는 순간 엄청난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다.
때문에 오늘도 일하는 우리의 엄마들은 자신을 버려가면서 바쁜 일상 속에 몸을 던진다.

 

 

영화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는 이런 바쁜 워킹맘들이 구구절절이 공감할만한 에피소드들의 구성이 잘 되어있는 영화다.
남편과 아이들을 사랑하는만큼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열정적인 여자 케이트.
그런 그녀가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을 계속해서 이끌어 나가고파하는 모습은 그녀와 같은 입장이 아니더라도 공감하지 않을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런 케이트의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음에도 불구하고, 종국에는 어느 한쪽의 올바른 선택을 통해 사랑으로 귀결되는 식상하리만치 어정쩡한 급 해피엔딩식 마무리로 인해 느껴지는 허탈감은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켜버린다.
케이트보다도 영화 자체가 감동과 공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모두 놓쳐버리고 붕 떠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를 논하면서 계속 홍보에 연계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언급하지 않을수 없는데, 상대적으로 퇴보했다고 해도 할말이 없다. 두 영화 사이의 세월의 격차에도 불구하고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가 보여주는 워킹맘들의 비애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제시한 일하는 여성의 여성관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나 그것을 넘어서진 못했기 때문이다.


끝으로 영화 감상의 핀트가 약간 어긋나긴 하지만 개인적인 아쉬움 중 가장 큰 한가지는 주인공 케이트역의 '사라 제시카 파커'에 대해서다. 이젠 그녀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영화 내용과 주인공 캐릭터가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로 일관성 있는 안정감만을 추구하는 그녀의 행보가 아쉽다. 이번 영화 또한 이러한 예상을 빗나가진 못했기 때문이다.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의 이미지가 하이힐 굽이 부러지든 넘어지든 억세게 달리는 엄마의 모습이 아니라 달리는 와중에도 하이힐을 포기하지 못하는 여성으로 비춰지니 말이다.


이제 영화 속에서도 진정한 '슈퍼걸'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아쉽게도 이 영화는 일하는 여성들의 갈증을 채워주지 못했을 뿐더러, 제대로 달릴 준비가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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