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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 디센던트
ldk209 2012-02-24 오후 12:41:26 939   [0]

 

후손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 ★★★★

 

스스로 성실하게 살아왔고, 나름 하와이 명문 집안 자제에 평판 좋은 변호사로 지내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맷(조지 쿨루니)에게 자신의 인생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린 순간이 찾아왔다. 아내는 모터보트 사고로 사경을 헤매고 있고, 그 동안 전적으로 아내가 돌봐왔던 두 딸 알렉산드라(쉐일린 우들린)와 스코티(아마라 밀러)는 자신에게 너무 벅찬 존재들이다. 게다가 큰 딸로부터 아내가 사고가 나기 전에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웠으며, 자신과는 이혼을 계획했었다는 얘기까지 듣는다. 거기에 조상으로부터 내려 온 카우아이 섬의 매각 문제도 조만간 결정을 내려야 한다. 아내의 죽음을 앞두고 맷은 자신에게 한꺼번에 밀려온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주인공 맷(조지 클루니)의 입장에서 보면 영화 <디센던트>는 너무나 우울한 비극이 될 것이다. 생각해보라. 그토록 사랑했던 아내가 바람을 피웠고, 자신과 이혼을 하려 했다니. 그런데 아내는 지금 사실상 사망이나 다름없는 상태이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가장 친한 친구들을 찾아갔더니 오히려 자신을 향한 질타가 쏟아지는 상황. 그러나 이런 우울한 상황과는 정반대로 기존의 알렉산더 페인 영화가 그랬듯이 <디센던트>는 대단히 유머러스한 코미디다.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조금은 찌질하다고 할 수 있는 중년남성을 연기하는 조지 클루니의 연기는 이 한바탕 소극을 이끌어가는 힘의 역할을 충분히 해 낸다. 병실 문을 닫고는 반응하지 못하는 아내를 향해 불만을 쏟아내고는 정작 큰 딸이 엄마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자 ‘너는 그러면 안 된다’고 다독이는 모습이라거나 아내의 바람 핀 상대를 만나 애증의 반응을 보이는 것 등에서 가히 조지 클루니의 연기가 거의 절정에 이르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영화는 자신의 삶이 살아온 방식이 조금은 잘못된 것임을 뒤늦게 알게 되어도, 충분히 잘해 나갈 수 있음을, 그리고 아직 늦지 않았음을 유머러스하면서도 감동적으로 이야기한다. 여기에서 핵심은 아이들에게, 아니 후손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남겨줄 것인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맷이 아내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억제하고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마지막을 존엄하게 치러주려 하고, 이를 위해 아내의 바람 상대 남자까지도 만나 대화를 나눈다는 사실이 코믹 코드와 별개로 묘하게 가슴을 두드리는 게 있다.

 

더군다나, 이와 연결지어 카우와이 섬의 매각을 다루는 화법은 우리의 문제, 즉 해군기지 건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제주도와 4대강 문제가 떠올려지면서 우리에겐 더 뜻 깊은 영화가 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다. 영화에서 맷은 아내의 남자(?)를 찾아 떠돌다 자기들 가문의 소유인 카우와이 섬을 딸들에게 구경시켜 준다. 백사장이 깔린 해변과 나지막한 언덕이 있는 아름다운 곳. 이제 얼마 안 있어 매각이 되면 이곳은 화려한 리조트 시설이 들어설 공사장으로 바뀔 것이다. 맷과 알렉산드라는 엄마와 함께 이 해변가에서 했던 캠핑이라는 추억을 떠올리며 흐뭇해한다. 그 때 작은 딸 스코티가 한 마디 한다. “나도 캠핑하고 싶어. 나도 그런 추억을 가지고 싶어” 맷은 정말 우연찮게 좋은 조상들을 만나 그들이 물려준 자연환경을 가지게 된 것인데, 우연찮게 이의 처분이 지금 우리에게 맡겨졌다고 해서 개발을 한다는 것은 도저히 내키지 않는다며 매각을 포기한다. 이 장면이 조금 인위적이고 연결이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현실의 대한민국이 떠올려지면서 폐부가 날카롭게 찔린 듯 뜨끔했다.

 

※ 사실 <디센던트>는 하와이 관광 홍보영화로도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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