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의 화자이자 주인공은 여성이 독차지 해왔다. 운명적 사랑을
찾거나, 친구와 연인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등 로맨스를 풀어가는 줄기는 다양했지만 대부분 그
중심에는 여주인공이 있고, 그녀의 감정과 시선을 쫓아 극이 전개되는 것이 로맨틱 코미디의 정
석처럼 굳어져 왔다. 때문에 <러브픽션>이 취하는 남자 주인공 1인칭 시점의 연애와 사랑, 완벽
한 사랑을 꿈꾸지만 쿨하지 못한 현실 앞에 좌절하는 '남자 브리짓 존스'의 리얼한 연애담은 전
에 없이 신선하게 다가온다는 영화 <러브픽션>, 개성있는 연기파 배우 '하정우'와 '공효진'이 신
선하게 다가온다는 영화 <러브픽션>을 어떻게 이끌어갈지하는 궁금증과 기대감을 가지고 영화
<러브픽션> 곁으로 다가가 본다.
쿨하지 못한 남자의 웃기는 연애담
'내 과거의 사랑은 비록 모두 실패로 끝났지만 아직도 사랑은 유효하다'
완벽한 여인을 찾아 헤맨 나머지 31살 평생 제대로 된 연애 한번 해 보지 못한 소설가 구주월(하
정우). 그런 그의 앞에 모든 게 완벽한 여인 희진(공효진)이 나타난다.
첫 눈에 그녀의 포로가 되어 버린 주월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희진을 자신의 여자로 만들기 위
해 애쓴다. 그런 주월의 순수하고 귀여운 모습에 희진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내 사랑, 널 위해서라면 폭발하는 화산 속으로도 뛰어들 수 있을 것 같아'
드디어 시작된 그녀와의 연애! 그녀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깝지 않은 주월은 끓어오르는 사랑과
넘치는 창작열에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녀의 괴상한 취미, 남다른 식성, 인정하기 싫은 과거 등 완벽할 거라고
만 생각했던 희진의 단점이 하나 둘씩 마음에 거슬리기 시작하는데...
'그런데… 하나만 물어보자. 도대체 내가 몇 번째야?' 하나부터 열까지 쿨하지 못한 이 남자, 모든 고비를 이겨내고 평생 꿈꿔왔던 연애에 성
공할 수 있을까?
본인이 한참 혈기왕성한 20대때, 원하는 이성 이상형이 눈앞에 나타났을땐 이상하리만치 어김없
게도 '망상'이라는 단어에 접어든 기억이 영화 <러브픽션>을 만나니 뇌리끝에서 잠잠고 있다가
가물가물 피어 올라 엔딩 자막이 올라가는 순간, 마침내 급기야는 뇌리에 꽉 찬듯이 감상 내내
공감대 비슷한 미소로 일관한 걸 발견하고 '이거 진짜 본인의 20대때 망상속의 얘기 같네'하면서
옆 좌석의 지인과 짧은 감상평을 하고 있었다. 앞서 언급한 '망상'이란 단어는 현실로는 연결되
기 어려운 아니 실현 가능성이 1%도 안되는 이성에 대한 황당하고 허무하고 달콤한 상상을 말한
다. 그 상상이 끝나고 현실로 돌아오면 허무하기 그지 없는데 또 다시 그 상상의 나락에 접어 들
게되면 세상 모든게 달콤해 보일 정도로 '망상'의 수준에 봉착하고 만다. 영화는 본인의 젊었을
때의 '망상'을 재조명하듯 섬세하리만치 배우들의 세세한 외면,내면의 열연을 통해서 다가와 공
감대를 띤 웃음을 입가는 물론 가슴에도 안겨 주었다. 영화의 '겨털' 부분에서는 웃음의 수준을
넘어 웃다가 넘어갈 정도로 '폭소'가 터져 나와 글을 쓰는 지금 이순간에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웃음이 입가에 저절로 자리잡히고 만다. 그 웃음을 입가에 띄우면서 과거의 망상속에 한 번 빠져
들고 싶은 생각과 <러브픽션>이라는 제목 자체에 전적으로 동감하게 되는 영화 <러브픽션>을
여러분께 추천드리는 바이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