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로 불리는 네 사람-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수지-이 함께했다는 것만으로도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건축학개론>이 찾아 왔습니다.
제목만 보면 학원 스릴러물 포스를 풍기지만
‘건축학개론’은 영화 속 사랑의 매개가 되는 수업이라고 하지요.
첫사랑과 건축이 단단한 기둥을 이루고 있는 <건축학개론>의 사랑 이야기,
첫사랑, 기억 그리고 집이 만나다 .
건축학개론 줄거리 (약간의스포주의?)
과거로서의 90년대, 어떤 모습일까?
한편 <건축학개론>은 현재와 1990년대 후반을 오고갑니다.
과거라고 하기엔 너무 가깝다고요?
하지만 과거의 기억이 현재의 감정으로까지 무리 없이 이어지기에는
꽤 절절한 시차라 생각됩니다.
추억이 현재를 동요하게 할 만큼의 간격 말이지요.
1997년 개봉한 <비트>와 <접속>으로 15년 전을 떠올려도 되겠네요.
큰 사회적 격변 없이 자신들만의 고민으로 대학시절을 채울 수 있었던 시대.
그것을 과거형으로 바라보는 영화의 시선도 궁금한데요.
무엇보다 과거를 추억하기는커녕 앞으로 나아가기도 버거운
30대 중반의 주인공이 스무 살을 돌아보는 과정이 퍽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아~ 손발이 오그라드는 재킷 사진이 추억의 포스를 더하네요.
영화 전반에 흐르는 ‘기억의 습작’처럼 전람회의 노래를 들으며 청춘을 보낸
30대 관객들이라면 더욱 공감되는 스무 살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감정에 따라 공간도 연기를 한다
<건축학개론>을 다른 사랑 이야기와 차별화시키는 두 번째 키워드는 ‘건축’입니다.
한 사람을 위한 집을 짓는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이해가 기본이라고 하지요.
때문에 승민은 서연이 어떻게 살아왔고, 또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알아야만 하지만
이는 꽤나 사적인 영역이기에 소통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마음을 읽어야 하는 건축가와 건축주 사이, 연애랑 꼭 닮았지요.
하지만 차츰 서로를 알아가며 과거를 들추고, 또 감정이 변하면서 집도 변하게 됩니다.
이것이 <건축학개론>의 흥미로운 포인트인데요.
단순히 배경으로서의 집이 아니라 주인공들의 과거와 그로인한 심리 변화에 따라
공간이 바뀌어나가니 집 역시 연기를 하는 셈이지요.
집짓기나 연애나 시간을 두고 상대방(건축주)을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완성에 이릅니다.
건축과 사랑, 이 절묘한 조화가 왜 이제야 나타났을까요.
영화의 엔딩과 함께 완성될 집이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건축학도 감독, 리얼리티를 부탁해
건축 공간의 세밀한 변화를 말함에 있어
이용주 감독 이 건축공학 전공이라는 점은 믿음을 더해줍니다.
전공자답게 CG의 힘을 빌려 공간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건축가 구승회를 섭외해 실제로 집을 지어갔다고 하지요.
건축공학과 출신 이용주 감독이 직접 스케치한 영화 속 서연의 집.
재미있는 건 건축주가 된 이용주 감독과 건축가 구승회와의 다툼이
고스란히 영화 속 서연과 승민의 갈등으로 옮겨갔다는 사실인데요.
집짓는 과정의 리얼리티는 확실히 보장될 것 같습니다.
과대포장 건축가는 NO~. 리얼한 건축가의 모습을 기대하시라.
한편 그림 같은 풍경으로 마음을 뺏을 서연의 집은
‘제주도 올레길 5코스’ 의 위미리 에 위치해 있다고 하네요.
바다로 창을 낸 단아한 2층 건물에 ‘제주살이’에 대한 로망이 더욱 커질 것 같은 예감입니다.
영화 속 집은 촬영이 끝나면 손질을 거쳐 제작사인
명필름의 시나리오 작업 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감독 이용주, 이 사람을 주목하라
<건축학개론>은 제작 당시부터 기대작으로 평단의 관심을 모은 작품입니다.
그 중심에는 세 번째 키워드인 ‘이용주 감독’이 있지요.
2009년 그의 데뷔작 <불신지옥>은 평단의 호평과 달리 흥행에 참패하며 큰 화제가 되진 못했죠.
당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호러물 <여고괴담 5-동반자살> <4교시 추리영역>
<요가학원>의 혹평에 함께 묻혀버린 아쉬운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저주받은 걸작으로 통하는 <불신지옥>, 이제라도 챙겨 보세요.
하지만 고수는 고수를 알아보는 법.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첫 영화 <불신지옥>으로 만만찮은 연출력을 과시한 이용주 감독은
영화언어에 대한 기본기와 상상력이 모두 좋다.
그것은 호러가 아닌 다른 장르에서도 충분히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종류의 재능인 것으로 보인다.”
라며 가능성을 높게 점친 바 있죠.
이용주 감독과 주인공들. 이번에는 관객들과도 통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호러가 아닌 로맨틱 멜로로 방향을 전환했으니
전작과 전혀 다른 장르에서 어떠한 연출력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건축학개론>은 <불신지옥>보다 먼저 준비하던 작품이라고 하지요.
10년을 벼르고 별러 내놓은 작품인 만큼 이번에는 관객들도 놓치지 말아야겠습니다.
대한민국 대세가 한자리에 모였다
<건축학개론>의 마지막 키워드는, 대중들의 가장 큰 관심을 끄는 막강 캐스팅에 있습니다.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수지로 이어지는 2인 1역 캐스팅이 특징으로,
모두가 전면에 나서는 사례는 흔치 않지요.
그만큼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동등하게 펼쳐지리라는 예상이 가능합니다.
종횡무진 활약만큼 이번에는 흥행 대박을 노려봅시다.
먼저 엄태웅은 최근 충무로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는 대세(하정우와 막상막하인듯 해요)이지요.
지난 해 <특수본> <네베엔딩 스토리>에 이어 1년 새 벌써 세 번째 작품인데요.
대박 흥행에는 늘 아쉬움이 남았던 그가 <건축학개론>으로 흥행 배우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잔잔하게 흘러갈 수 있는 멜로에 어떻게 생동감을 넣어줄지 그의 역할이 커 보입니다.
충무로의 핫 아이콘 이제훈이라니. 여성 팬들의 출동 준비는 끝입니다.
외모부터 분위기까지 엄태웅의 스무 살에 이제훈만큼 적역도 없어 보입니다.
지난 해 <파수꾼>으로 강한 눈도장을 찍은 뒤 <고지전>으로 쐐기를 박으며
차세대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그이지요.
이제훈이 연기할 순수 청년의 모습을 기대하며 극장을 찾을 여성 관객이 많을 것 같습니다.
첫사랑의 아이콘이었던그녀의 30대 변신은 어떤 모습일까요?
한편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대세가 된 한가인은
<말죽거리 잔혹사, 2004>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70년대 여고생으로 분하며 ‘첫사랑의 아이콘’이 되었던 그녀가
이제는 스무 살의 과거를 회상하는 삼십대 중반으로 달라졌으니,
연기의 깊이도 그만큼 깊어졌을까요?
잘 다듬은 며느리 스타일이 되어버린 그녀가 새롭게 다가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풋풋함과 긴 머리, 첫사랑으로 합격입니다!
아이돌 그룹 ‘미쓰에이’의 수지는 남성 관객 몰이를 이끌 수 있을까요?
드라마 <드림하이>가 연기 경력의 전부인 그녀의 연기에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첫사랑의 풋풋함을 연기하기에 지나친 노련함도 독이 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첫사랑은 긴 생머리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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