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온렛지
작품의 예고편을 보고 난 뒤 가장 먼저 떠올랐던 몇 몇 작품이 있었다. 먼저 조엘슈마허의 <폰부스>와 작년에 개봉한 <베리드>였다. <베리드>의 경우 너무 극한 적인 공간의 제한성이 있어, <맨온렛지>의 경우는 <폰부스>에 조금 더 가까운 작품이 아닌 가하다. 공간을 제한시키면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거꾸로 창의성이 더 빛나는 경우도 있다. <베리드>를 본 사람이라면, 이 말도 안되는 설정으로 2시간을 어떻게 끌고 나갈지 영화 초반부에 걱정을 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극복해나감으로 영화적 쾌감을 주었고, <폰부스>의 경우도 전화박스라는 공간에 제약을 두고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 나갔다. <맨온렛지>의 경우, 약간 다른 점은 공간의 제약성이 위의 두 편 보단 약하다. 주인공이 서 있는 루즈벨트 호텔의 난간과 옆 건물이 교차로 보인다. 그리고 주인공이 당하는 쪽이 아니라, 사건을 펼치고 능동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긴장감을 주는 부분은 난간 쪽이 아니라 오히려 주인공의 동생이 형에게 누명을 씌운 악당의 금고를 터는 부분에서 더하고 있다. <맨온렛지>는 이야기의 창의성보다는 공간에 제한성과 특성을 잘 사용한 작품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의 매력은 앞 선 두 작품보다 떨어지고, 특히 동생과 그의 여친과의 손발이 오그라들게 어색한 유머와 대사들이 영화 전체의 톤을 떨어뜨리고 있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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