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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해를 외치게 하는 영화 해로
lovese3121 2012-04-06 오전 8:34:25 543   [0]

생애 가장 아름다운 그 순간.. 함께할 사람이 있을까. 한 부부가 한평생 같이 살고 함께 늙는다. 그만큼 아름다운 모습이 있을까? 죽음의 고비조차 함께 넘기고 그런후에도, 함께 살아가고 해왔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영화 <해로>는 그런 노부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생애 마지막에 서로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느낀 노부부들의 이야기를. 사실상 노부부라는게 결혼한 지 40여년이 넘어서 사랑보다는 정과 습관으로 인해 살아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아는데, <해로>에서는 그런 노부부가 막을 수 없는 이별을 마주하게 되면서 다시 한번 사랑의 설렘을 느끼게 되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인지 신파가 없으리라고 못하지만, 그런 신파조차도 어느정도 수긍이 가는 정도다.

영화 <해로>의 원작이 된 소설은 바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책인데, 핀란드 소설의 정수로 꼽히는 작품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결혼한 부부뿐만 아니라 연인, 나이든 부모님이 계신 자식까지도 공감할 수 있는 죽음과 사랑에 관한 소재를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유럽 전역과 미국에서 베스트셀러로 등극되는 등 전 세계 독자를 울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영화화한 <해로>도 과연 관객들을 울릴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을 가져보기도 했다. 기대한대로 <해로>는 우리나라의 정서에 딱 알맞게 나왔고, 또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영상미로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사랑하는 나의 아내에게...

우리가 벌써 함께한 지 40년이 흘렀소.

평생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우리의 사랑은

오랜 세월 속에서 때로는 서로를 지치게도, 아프게도 하고

일상의 습관처럼 바래졌지만,

살아온 날 보다 이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내 인생 자체가 당신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어느덧 죽음이란 놈이 곁으로 다가왔지만,

어떤 두려움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더욱 많이 사랑하고, 많이 행복해지겠소.

우리 가장 사랑했던 순간을 추억하기 보다

매 순간 순간, 가장 사랑할 것을 다시 한 번 맹세합니다.

사랑하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아파하던 그 모든 시간들

고맙고, 또 고마워...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죽음이 우리를 갈라 놓을 때 까지...

그대를 영원히 사랑합니다.

위의 내용은 남편이 아내를 위해 마지막을 준비하면서, 쓰는 편지의 전문이다. 극 중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혹시나해서 찾아본 것이 다행. 한 자씩 읽어보며 영화를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왠지모르게 <해로>에서 저 편지를 읽어주는 배우 '주현'의 목소리가 음성 지원되는 기분이다. 그래서인지 슬프고, 또 슬프다. 민호는 40년동안 아내인 희정이 차려주는 밥만 먹다가, 희정이 아프고나자 그는 자신이 밥도 지을 줄도, 찌개 하나 제대로 끓일 줄 몰랐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함께 있을 땐 모르고, 혼자 있을 때에서야 느낀다는 그 허전함, 소중함이 현저히 느껴진다. 태워진 밥과 널부러진 야채들을 보며 마음 한 켠이 찡해진다.

괜스레 기억이 난다. 마지막 장면이, 그 노부부가 함께하는 마지막 모습이. 서로를 향해 웃는 그 모습들이 헤픈듯 해보였다. 허전함, 소중함을 느낀 민호가 꽃집에 들려서 오늘은 어떤 꽃을 살까하는 모습이.. 아내를 기쁘게 하려는 변화가 보였다.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을 찾으러 다니는 민호의 모습이 애틋해보인다. 꽃을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 꾸며 놓은 안방이, 깨끗한 잠옷과 더불어 이마를 서로 맞댄 노부부는 마지막을 그렇게 보낸다. 함께하는 마지막을. 죽음을 앞두고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낼수 있을까? 확답을 지을 수 없는 질문에 영화 속의 노부부는 함께 하자는 걸로 결론을 짓는다.

오늘따라 왠지.. 사랑하는 사람, 소중한 사람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하고 싶은 날이다. 오늘따라 외로움을 타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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