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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보다 아름답고 잔잔하다 은교
bryan35 2012-04-20 오전 2:20:36 5719   [2]

 

전 사실 박범신의 '은교'를 읽으면서 반반이었습니다.

Q변호사가 시인 이적요의 자서전과 서지우의 일기를 번갈아 읽어가는 소설의 전개는 미스테리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유머코드도 분명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는 Q변호사도 사라졌고 미스테리보다는 관객들의 입맛에 맞는 유머코드로 앞부분을 세련되게 포장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필연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현재 국내는 로맨스와 코미디가 주류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부분이 각색됐습니다.

소설이 워낙 찬란한 비유와 감정 포인트가 많다 보니 어쩔 수 없겠지만 결론적으로 분위기는 괜찮습니다.

작품 자체가 '해피엔드'를 연출했던 정지우 감독이 선망하는 분위기와 동일한 면도 있고요.

소설이 바라보는 감성적인 설명들과 비유가 워낙 방대해서 영상으로 모두 채워 놓는 건 당연히 불가능할겁니다.

그런데도 정지우 감독은 자신만의 분위기 있는 연출력으로 잘 커버한 모습입니다.

 

 

다만 거슬리는 점이 있다면 이적요를 연기한 박해일의 목소리가 너무 젋다는 겁니다.

실제 노인을 캐스팅하지 않은 이유는 박해일의 일종의 도전도 있었지만

이적요가 은교를 만나면서 젊은 시절을 수없이 되새김질하는 원작의 모습도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박해일을 포함한 정지우 감독에게도 흥미로운 도전이었겠죠.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낸 캐릭터라면 역시나 은교를 연기한 김고은일겁니다.

그다지 예쁘고 특별난 게 없는 그 젊고 순수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여고생...

소설에서는 이렇게 표현을 했는데 꽤 성공적인 캐스팅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사회에서 정지우 감독이 CF모델이나 걸그룹같은 익숙한 얼굴이 이적요 데크 앞 의자에 앉아 있다고 생각하니 영 어색할 것 같더라고 얘기해서 웃음이 나왔었는데요.

각색도 그러하고 정지우 감독의 고민이 얼마나 많았는지 상상이 가더군요.

 

이적요와 그의 제자 서지우의 애증관계, 그리고 은교와의 관계 전개는 서투른 면이 보이긴 합니다.

소설에서는 이적요의 감성의 왕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탄탄하게 설명이 되어 있어 이를 따라가기는 애초부터 무리겠지요.

하지만 정지우 감독의 센스 있는 유머코드와 독특한 분위기를 띠우는 연출은 원작보다 더 잔잔하고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총 0명 참여)
kkomjanger
박해일이 예전 시상식에서 굉장한 작품을 준비중이라고 했는데..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2-04-21 12:5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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